▲ 사진은 한약사 운영 약국에 진열된 일반약

한약사가 근무약사를 고용해 처방·조제 보험청구하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한약사 논란에 대한 해법이 약사사회에 부각되고 있다.

29일 약사회에 따르면 근무약사 고용을 통한 한약사의 조제·처방 보험청구는 현행 약사법상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약사법에서 비록 약사와 한약사의 업무 범위를 정의하고 있지만 모두 ‘약국’을 개설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법상으로 ‘한약국’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한약사가 대표라도 ‘약국’이므로 근무약사 명의로 보험청구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일반약 판매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와 반대로 약사가 한약사를 고용해 97학번 이후 약사들이 취급할 수 없는 초제 등 한약제제의 투여 등 그 역도 성립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약사가 한약사를 고용해 초제, 한방제제·과립 등에 투약을 국한시키지 않고 일반약 판매와 심지어 조제까지 맡기는 것이 일부 약국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다.

A약사는 “고용 한약사가 약국에서 우황첨심원, 쌍화탕, 한방과립제 등을 취급한다면 이해라도 가지만 현실은 여기에 멈추지 않고 일반약 판매까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B약사는 “한약학과 4년제를 졸업한 한약사가 6년제 약사를 고용하는 우스꽝스러운 일이 발생하고 있다”며 “한약사 문제는 반드시 해소돼야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초도이사회에서 지적됐듯이 약사가 한약사 약국에 고용돼 처방·조제나 일반약 판매를 삼가는 스스로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처럼 한약사 문제에 대한 논란은 여전한 가운데 약사회가 ‘통합약사’를 장기적 전망으로 고민하고 있지만 약사사회의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한약사 일반약 판매가 불거졌을 때 약사회는  ‘통합약사’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해법을 내부적으로 모은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우선적으로 약사법령상 약사와 한약사간의 업무 규정을 명확히 하고, 한약사 일반약 판매에 대한 처벌규정 등 법률이 개정된 후에야 ‘통합약사’ 논의가 가능하다는 것.

C약사는 “일단은 한약학과를 폐지하고 현재 한약사들을 자율에 따라 약대에 정원외로 재입학이나 편입시켜 약대교육을 이수해 약사국시시험을 통해 약사면허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D약사는 “현재로서 정부, 한의사회 등 관련단체를 고려하면 통합약사는 실현이 불가능하다”며 “이같은 정책에 시간을 낭비하기 보다는 현재 한약사의 불법 행위를 바로 잡고 법률 개정 등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한약사 일반약 판매 등 불법 행위를 방치해 둔다면 이 불법이 합법화가 될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다. 이러한 문제가 먼저 해결되지 않고서는 통합약사 논의는 의미가 없다는 것.

E약사는 “통합약사와 한약사 일반약 불법 판매를 분리할 사안이 아니다”며 “약사회가 먼저 해결할 문제는 불법 판매에 대한 확실한 대책을 정부로부터 이끌어 내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한편, 대한약사회는 지난해 10월 한약관련특별대책위원회 위원 구성을 완료하고, 11월 29일 1차 회의를 열어 한약사 일반약 불법판매에 대한 실태조사를 나서 현재까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민 대책위원장은 지난 초도이사회에서 “문제 한약사 약국 270곳을 제보받아 170곳으로 추리고 현재 20~30개로 압축 중이다”라며 “이들 약국들을 관계기관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