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회가 정부의 차등수가제 폐지 추진에 대책 마련에 나섰다. 현행 조제건수 기준으로 차감하되 이에 따른 재정절감액을 일정 조제건수 이하의 약국에 지원하거나 새로운 수가항목을 신설하자는 것이다.

16일 약사회 관계자에 따르면 조제료 차등수가제 개편논의에 약사회의 입장을 정리해 복지부 등에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지부의 개편방안은 약사 1인당 1일 조제건수를 75건으로 제한하는 차등수가제를 폐지하고, 평균조제건수를 인터넷 등을 통해 국민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한다는 것.

그러나 약국의 조제건수가 인터넷 등에 공개되더라고 이를 확인할 국민들은 거의 없다는 것이 약사회의 지적이다.

따라서 약사회는 두 가지 방안을 세웠다. 현행처럼 차등수가제를 유지하되 75건 초과시 각 구간별 차감액을 조정하되 절감된 부분에 대해 새로운 수가항목을 신설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면 조제의 질을 높이기 위해 조제 점검 등 새로운 항목을 만들어 재정절감분을 투입하자는 설명이다.

또한 일정 조제건수, 즉 75건을 넘지 못하는 소위 동네약국의 경영 지원 차원에서 차등수가로 발생한 재정 절감액을 지원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약사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차등수가 차감액은 약 130억원. 약국들이 75건을 초과해 받지 못한 절감액으로 차등수가가 폐지되면 약국으로 환원될 수 있다.

그러나 차등수가가 폐지되면 약국의 빈인빈부익부 심화로 동네약국의 절대적 빈곤화가 가속화될 뿐만 아니라 근무약사의 고용이 크게 축소될 수 있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지난 2013년 상위 50% 1만821개 약국이 약국 진료비의 85.5%인 10조2,000억원을 차지해 나머지 1만821개 약국은 1조7,000억원을 나눌 정도로 약국간 양극화는 심각한 상태.

1일 조제건수가 75건 미만인 약국수도 50%가 넘는 1만2,000여곳을 상회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등수가제를 폐지한다는 것은 약국의 생존을 위협할 수도 있다.

약사회는 차등수가제 관련 두 가지 대책을 복지부에 제시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는 상태. 그래서 의원급은 폐지하더라도 약국만은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약사회 관계자는 “복지부에서 약국만 차등수가제를 적용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두 가지 방안이 시행되지 않으면 현행 제도를 고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차등수가를 티오 개념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지만 75건 초과시 구간마다 조제료를 구간별로 차감하는 것”이라며 “차등수가의 폐지보다 유지가 낫지만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