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일부터 케이팜텍이 제공하는 처방전 스캐너가 PM2000에서 사용할 수 없게 됨에 따라 해당 스캐너를 이용하는 약국들은 스캐너 교체가 불가피하다.

약학정보원은 지난 2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케이팜텍 처방전 스캐너 지원 서비스 재계약 결렬에 따른 서비스 중단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 케이팜텍 보급 처방전 스캐너

정보원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케이팜텍과 맺은 스캐너 보급계약이 만료되면서 재계약 과정에서 5년이 지난 스캐너의 신제품 교체와 노후기기 재임대에 따른 AS비용의 인상을 요청했다.

그러나 케이팜텍은 지난해 12월 재계약 협상이 결렬되면서 9개월 동안 약학정보원의 책임 하에 있는 AS 및 모듈공급업체의 비용을 약 2억3,000여만원을 한 푼도 지불하지 않았다.

정보원은 약국 스캐너의 유지보수를 위해 9개월간 지불되지 않은 AS비용 등을 대납해왔지만 이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어 법률적 판단을 거쳐 서비스 중단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케이팜텍이 5년 계약기간 동안 약국에 보급한 스캐너는 약 3,000여대. 이중 절반인 1,500여대가 5년이 넘은 제품으로 기기 노후화에 따른 잦은 AS로 해당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

따라서 케이팜텍과 서비스 해지는 정보원의 비용 인상 등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 5년이 지나 노후화된 스캐너 교체와 AS비용 지불 중단에 따른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정보원은 9개월간 케이팜텍 대신 대납해온 비용에 대해서는 가압류와 채권 추심 등 반환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양덕숙 원장은 스캐너의 경우 수명이 4년, 최대 5년으로 새장비로 교체돼야 한다”며 “노후화된 스캐너의 AS비용 증가에 대한 정당한 요구를 마치 정보원이 수익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케이팜텍이 주장하는 정보원의 몫을 종전 8,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과도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인상액은 기기 AS를 담당하는 업체에게 배분할 금액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케이팜텍이 약국에 보급하는 스캐너는 AW210G+ 모델로 컴퓨터 운영체제 윈도XP와 윈도7 32비트는 지원하지만 윈도7 64비트와 윈도8과 제대로 연동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원은 이미 컴퓨터 운영체제 시장에서 윈도7 제품이 공급되지 않는 상황에서 5년이 지난 노후장비의 교체는 필연적이지만 케이팜텍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의석 전무이사는 “일반적으로 임대 기기의 경우 5년 등 임대계약이 종료되면 기기의 소요권이 사용자에게 가고 업체는 AS비용만 청구할 수 있다”며 “약정기간 5년이 넘은 기기의 월사용료를 받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결국 케이팜텍 스캐너와 PM2000을 사용하는 약국들은 이달 말까지 새로운 스캐너 장비로 교체는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더 이상 PM2000에서 지원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보원은 대체 기기로 크레소티가 유통·판매하는 인포테크의 스캐너와 제이티넷의 제품을 약국에 보급하기로 했다.

▲ 기존 업체 및 신규 업체 비용표(부가세포함 가격, 자료: 약학정보원)

제이티넷 스캐너는 케이팜텍과 동일한 5년 약정 보증금 20만원 월사용료 4만9,500에 공급하며, 크레소티도 보증금 20만원에 1년 약정 월 사용료 5만5,000원이며, 4년은 4만9,500원 제품을 선보였다.

케이팜텍 스캐너 5년 약정 미만의 약국들이 제이티넷이나 크레소티의 기기를 변경할 경우 보증금 없이 교체가 가능하도록 했다.

특히, 정보원은 스캐너 교체에 다른 보증금 반환과 위약금 문제는 법적 대응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약국들에게 돌려주겠다는 방침이다.

정보원은 케이팜텍 스캐너 사태를 기점으로 특정업체에 독점적 구조를 폐기하고, 크레소티와 제이티넷 등 경쟁체제를 도입해 약국들의 기기 선택권을 넓히겠다는 입장이다. 향후에도 합리적인 가격의 스캐너 제품이 있다면 약국에 소개하겠다는 것.

약학정보원은 케이팜텍 스캐너 계약해지에 따른 모든 책임은 약학정보원이 부담할 것이라며 어떤 희생을 무릅쓰고라도 독점의 폐해를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케이팜텍이 합리저긴 가격과 서비스를 제시한다면 언제든지 협상의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