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기식 日 300만원 비밀 체계적 ‘상담’

약국 건강기능식품 전도사를 자임하는 성동구 성모약국 최치원 약사(삼육대약대 91)가 이번 릴레이 인터뷰 주인공으로 양천구 목동 홈플러스에서 메디팜삼성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신진하 약사(강원대약대 96)를 추천했다.

최근 약국가에서는 처방·조제 매출이 한계에 다다랐다며 일반약과 건강기능식품 활성화를 통한 약국경영 출구전략을 강조하고 있지만 녹녹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서울 양천구 목동 홈플러스 내에서 메디팜삼성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신진하 약사에게 이러한 개국가의 시름은 먼 나라 이야기이다.

건강상담 통해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처방
신진하 약사는 건강기능식품만으로 하루에 평균 200~3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조제·처방 매출로 환산하면 150~200건의 처방을 대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형마트의 특성상 주말에 유동인구가 늘어나기 때문에 주말 매출은 이를 훨씬 상회한다. 하루 매출의 최고 정점을 찍은 것도 600만원.

주목할만한 것은 이 모든 매출이 처방·조제 매출이 아니라 오직 건강기능식품 판매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젊은 약사의 도전이 약국가의 관심이 쏠릴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신진하 약사는 강원대약대를 졸업한 후 일동제약 제제연구팀에서 7년간 근무했다. 이후 인연이 맞아 지난 2010년 목동 홈플러스 지하 1층에 지금의 메디탐삼성약국을 개국했다.

처음에는 처방전이 나오고 매약이 가능한 약국을 물색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건강상담을 통해 환자 개인에게 최적화된 건강기능식품들을 제공하는 데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신 약사는 “하루에 약 10~20명을 상담하고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우리 약국에서는 의약품을 이름을 대고 달라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의 증상에 따른 건강상담을 통해 개인에게 적합한 건강기능식품을 처방(?)하고 있다”며 “웬만한 질환들은 건강기능식품으로도 증상 개선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건강상담 내용 차트별 관리···3,200여명
그래서 신 약사는 약국 방문자들에 대한 상담내용을 개인별 차트를 만들어 노트북에 기록해 관리하고 있다. 이 차트에는 환자의 증상, 복용한 건강기능식품, 증상 개선 여부, 부작용 등 모든 일련의 내용들이 상담 날짜별로 담겨 있다.

신 약사의 차트에 기록된 사람만 지난 4년간 3,200여명. 이 고객들의 가족까지 감안하면 6,000여명에 달하는 상담 정보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 그는 건강상담시 환자를 약사만의 논리체계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선 환자상담에 앞서 자신이 느끼고 있는 증상을 체크할 수 있는 리스트를 작성한다.

그리고 상담으로 가장 세포 단위서부터 순환체계, 소화기계, 체질 등을 살펴보고 각 증상별 연관성을 파악해 개인 몸에 대한 총제적인 분석을 통해 섭취할 4~5개의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을 단계별로 선택하고 있는 것.

특히, 적합한 제품이 선택되면 개인이 작성한 체크리스트와 섭취할 제품 목록이 적힌 용지 사이에 약국 명함과 신 약사가 그동안관련 강좌에서 몇 년간 축적한 노하우가 담긴 제품별 설명서를 첨부해서 제공하고 있다.

▲ 신진하 약사가 환자들에게 전달하는 건강상담 체크리스트와 증상에 맞게 선택한 건강기능식품 설명서

증상별 도식화된 건기식 선택 과감히 탈피
신 약사는 “어깨가 아프면 오메가3와 마그네슘, 빈혈자에게는 철분제제 등 이러한 도식화된 형태로 건강기능식품 선택 방법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건강상담을 통해 얻은 환자 몸 상태와 체질을 전반적으로 훑어보고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건강기능식품 섭취 후 나타나는 현상, 그것이 명현현상이던 부작용이 생기더라도 약사 논리체계 안에서 이미 환자 몸을 파악했기 때문에 부작용이 발생해도 반대 논리격인 소위 ‘플랜B’를 바로 세울 수 있다.

신 약사는 “흔히 환자와 맞지 않아 약국을 다시 찾는 사람에게 반품을 해주거나 이미 개봉했기 때문에 반품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약사가 논리체계를 갖고 있으면 환자의 불만에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신뢰감이 더욱 커진다”고 말했다.

그는 개국약사들이 건강기능식품을 취급하려면 당장 얼마를 판매해야겠다는 매출에 급급하지 말고, 자신감을 갖고 꾸준히 자신의 역량을 키워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신 약사는 “건강기능식품 선택시 마진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건강상담을 받은 사람들의 증상 개선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단 약사의 논리체계 안으로 들어오면 이미 약사와 환자의 관계는 ‘갑’과 ‘을’의 관계가 형성돼 의지하게 된다며 자신의 몸을 전체적으로 파악하기 때문에 환자도 약사가 선택해준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신진하 약사는 매주 수요일 대한약사회관 4층 강당에서 열리는 케이팜 강좌에 강사로 나서서 개국가에서 건강기능식품 활성화를 전달하고 있다.

신 약사는 “개국약사들이 건강기능식품을 취급하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다”며 “많은 약사들이 건강기능식품으로 가능하다는 점을 모르고 있는 점이 안타깝지만 처방전에 흔들이지 않으려면 약사영역을 넓혀가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