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릴레이 인터뷰의 주인공 백운봉 약사가 대학동기로 오랜 정을 쌓아온 서대문구 남가좌동 솔 온누리약국의 임용남약사(성대약대 74학번)에게 바통을 넘겼다.

경영컨셉, ‘환자에게 최선 다하자’
솔 온누리 약국 임용남 약사가 추구하는 경영 컨셉은 “복약지도로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자”는 신념이다.

성균관 약대 74학번으로 가좌역의 맞은편 건물에 층약국을 개업한 것도 임 약사가 추구하는 약국에 대한 가치를 잘 살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당장 처방전을 통한 약국의 수익구조 연결보다는 상담 중심의 약국을 운영하는 것이 제가 가진 약국에 대한 믿음이었기 때문에 처방전보다는 아늑한 약국이 개국의 조건이었습니다. 약국을 찾는 환자들의 대다수는 약국이 병원보다 친절한 상담과 복약지도를 기대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게 오는 환자들에게 제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환자와 같은 눈높이에서 충분히 이야기를 들어주고 환자가 알고 싶은 것들을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것입니다.”

약국을 찾아오는 환자를 가족이라고 여기고 가족의 이야기까지 들어주는 태도가 몸에 벤 임 약사는 또 하나의 약국 경영 철학으로 ‘약국 경영의 다각화’를 꼽았다. “약 뿐만 아니라 미용과 건강, 예방 쪽으로 약국이 할 수 있는 부문의 영역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 “오픈매장시 고객이 처음에는 약사의 안내가 필요하지만 재방문부터는 환자 스스로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는 장점이 있다”면서 “분업 이후 약국경영에서 처방전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천만하다”고 말한다.

약국의 한켠에 유행하는 비타민 제품과 과자류, 약국화장품 등을 배치, 디스플레이에 변화를 주고 POS 등을 새로 도입한 정 약사는 “약사는 약국에 변화를 주는 일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하며 품목을 확대할수록 고객의 약국에 대한 시각도 변화된다”고 말하며, 처방전에 의존하지 않고 계절별로 판매할 수 있는 일반약품목들을 예시하기도 했다.

약국 품목다각화는 선택아닌 필수
“일반의약품이야 말로 약사들만이 온전히 다룰 수 있는 몫이므로 일반의약품 판매를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있습니다. 각 시즌마다 대체제품으로 비타민, 영양제등을 기획판매를 하고 있는데요. 요즘 같은 여름에는 노출의 계절이므로 피부보호를 위한 선크림이나 다이어트 제품을 권해드립니다. 겨울에는 비타민, 홍삼제품, 갈근탕 등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제품들을 위주로 환자들에게 권해주고 있고요. 또한, 구충제, 기생충 감염률이 높은 봄·가을로는 환자들에게 1~2개를 서비스로 주면 온 가족들도 챙기는 환자들이 많고 빼빼로데이 등 각 시즌마다 대체제품으로 비타민, 영양제등을 기획판매 하고 있습니다.”

임 약사는 이제는 약국도 마케팅을 잘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라고 힘 주어 말한다.

“화이트 데이, 발렌타인 데이 등등 제과업계의 날들이 난무하잖아요? 그것처럼 약국들도 나서서 보건의 날 비타민을 선물한다거나 건기식을 선물하는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것도 경영전략의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또, 약국에서 건기식을 구입했을 경우 다른 곳과 비교해 유익한 점을 소비자들에게 이해시켜야 합니다.”

성분명 처방은 반드시 실현돼야
임 약사는 올해로 의약분업 시행 10주년이 되는 해라며 “분업이 항생제등의 오남용으로부터 보호하는 등 순기능도 있긴 하지만 반대로 의료보험료 상승, 의료비지출이 늘어나는 등 약사직능이 상실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는 법적으로 보장된 동일(대체)조제에 대해 “과도한 처방약을 구매해야 하는 경제적 부담과 의사들의 잦은 처방약 교체, 약국들의 재고의약품 누적 등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 현실속에서 동일(대체)조제는 성분명 처방을 향한 하나의 일념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그는 근원적인 해결방안인 성분명 처방이 빨리 실현되기를 기원한다며 이어서 말한다.

“상대적으로 단기간 내에 약사들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는 길은 동일(대체)조제라는 생각이듭니다. 동일(대체)조제를 함으로써 모든 약국에서는 조제가 가능하고 환자들 또한 이 약국 저 약국을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되니 말입니다. 그러므로 약사들은 불용 재고약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며 조제 시 환자들의 본인부담금은 감소하게 되죠. 동일(대체)조제를 할 경우 처방의사에게 알리고 환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번거로움이라고 생각됩니다. 의·약사, 경제적인 면을 강조해 환자들과도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뤄 질 수 있도록 홍보가 많이 됐으면 좋겠네요.”

끝으로 임약사는 개국약사들이 ‘우물 안 개구리’를 탈피, 세상을 향한 시야를 넓히는 일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성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