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증·광증 구분해 치료 … 초기엔 청열척담·소간이기 적용

전과 광은 모두 정신이상의 질병이다. 전증은 침묵하고 멍하며, 말이 조리가 없고 조용함을 즐기는 것이 특징이다.

광증은 지껄이고 요동하며 절도없이 욕하고, 움직이면서 성을 많이 내는 것이 특징이다. 양자는 증상에서 확연하게 구분 할 수가 없고 또 서로 전화될 수 있기 때문에 병칭 하여 전광이라고 부른다. 본증은 청장년에서 많이 나타난다.

본증은 <내경>에서 일찍이 기재가 있었고, 또한 그 병인병기 및 치료에 대해 비교적 계통적으로 서술하였다. <소문·지진요대론편>에서 ‘狂怒病에 걸린 자는 어떻게 병이 생긴 것인가? 기백왈 : 양에서 생긴다. 어떻게 치료하는가? 기백왈 : 그 음식을 먹지 못하게 하면 된다.

생철락을 내복하여야 한다’라고 말하였고, 전광증의 병인, 치법과 처방에 대해 상세하게 논술하였다. <난경>에는 전과 광의 부동한 임상표현을 상세히 서술하였다.

예컨데 <난경·오십구난>에서 ‘전광병은 어떻게 구별하는가? 광질의 초기 발작시에는 잠이 적고 배고픈줄 모르고 스스로 자기를 높게 평가하고 지혜가 있는 귀한 사람으로 보며, 웃고 노래하고 떠들기를 좋아하며 마구 행동하게 된다. 전질의 초기 발작시에는 우울하고 꼿꼿한 눈길로 무엇을 본다’라고 말하였다.

금원시기 <하간육서·광월>에서는 ‘심화가 왕성하고 신양이 쇠하여, 志를 잃게되어 狂越하게 된다’고 인정하고, <단계심법·전광>편에서 ‘전은 음에 속하고 광은 양에 속하며 대부분은 담이 심흉간에 맺혀서 온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전광과 ‘痰’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이론을 제출하였다는데 이는 당시에 영향이 컸을 뿐만 아니라, 후세에 토법을 사용하여 본증을 치료하는 이론의 기초를 닦아 놓았다. 진한에서 금원시기까지 전광증의 임상표현에 대한 인식은 기본상 일치하였다. 명대에 와서 왕긍당이 이를 상세히 구분하고 癲狂과 癎이 다르다는 것을 제출하였다.

예컨데 <증치준승·전광간총론>에서 ‘전자는 광노하거나 혹은 비애에 잠겨 있고, 혹은 술에 취한듯하고, 멍한 것 같기도 하고, 말에 앞뒤가 없으며, 더러운 것과 깨끗한 것을 가리지 못하고, 몇 년 몇 달이 되어도 낫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이는 후세의 변증치료에 정확한 방향을 제시하여 주었다.

병인병기

전광증의 병인병기는 음양의 실조, 칠정으로 내상하고, 담기가 위를 교란하여 기혈이 응체된 것이 그 주요한 요소이다. 아래에 구분하여 설명하기로 한다.

(1) 음양실조
역대의 의가들은 음양의 성쇠는 전광의 주요한 요소라고 인식하였다. 이것은 인체의 음양평형이 실조하여, 상호간에 유지하지 못한다. 하초가 음허하고 상초가 양항되는 것이 초래되며 심신이 요동되고 신명이 엇갈려 전광이 발생된다.

(2) 정지억울
노여움과 무서움에 쌓여서 정상적이 지 않으면 심음이 휴모되고 간신의 음액이 부족되어 肝木의 유윤이 소실되어 굽혔다 펴지 못하게 된다. 또한 멍하여 말이 없고 말하는 것이 조리가 없다. 또는 심음이 부족하여 심의 화가 지나치게 발생하면, 이치에 맞지 않고 도리에 어긋나는 말을 하고 끊임없이 욕을 하며 담장을 뛰어넘고 지붕에 올라가려 한다.

또는 제 욕심대로 되지 않고 생각이 과도하여 심비가 손상되고 심이 허약하면 정신이 소모되며, 비가 허약하면 기혈의 생화가 되지 않고, 心神이 자양되지 못하므로 神의 主가 없다. 또는 비위의 손상으로 胃의 열이 성하면 심간의 화가 위로 요동되어 정신이 역난한다. 이와같은 이유로 이해서 전광이 발생할 수 있다.

바로 <경악전서·전광 >에서 말하듯이 ‘광병은 대부분 火에서 오는데, 이것은 志를 잃게하고 사려로 울결이 형성되고, 怒한 것을 터뜨릴 곳이 없으므로 간담의 기가 逆하게 된다’라고 말한바와 같은데 모두가 정지에 대한 말이다.

(3) 담기상요
담기가 위로 요동되어 심신이 몽폐되고 신지가 엇갈리며 몹시 조급해하고 노래를 부르며 웃고 욕하며 담장을 뛰어넘고 지붕에 올라가는 등 전광이 나타난다. 예컨데 <증치요결·전광>에서는 ‘전광은 칠정으로 인하여 울체되고, 痰涎이 생겨서 심규를 막아서 생긴다’라고 말하고 있다.

<임증지남의안·전간>에서는 ‘狂은 크게 놀라서 오는데, 병이 간담위경에 있고, 삼양이 함께 상승하는 고로 화가 성하니 담이 끓어 올라오며, 심규가 막혀서 온다. 癲은 우울증이 쌓여 오는 것인데, 병이 심비의 胞絡에 있고, 삼음이 막힌 고로 기와 담이 울체되어 神志가 혼란하게 되어 발생한다’라고 말한 것과 같다.

(4) 기혈응체
뇌의 기와 장부의 기가 서로 연결 되지 않아 발광한다. 예컨데 <의림개초>에서 ‘전광일증은 끊임없이 울고 웃으며 욕하고, 노래 부르고, 친속을 가리지 못하는 등 많은 추태가 나오는데 이는 기혈이 응체되어 뇌기와 장부의 기가 접하지 않아 오는 것으로 꿈속에 있는 것 같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외에 전광증은 선천적인 품부 및 체질의 강약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선천의 품부가 충족하고 체질이 건장하며 음양이 정상적이면, 칠정이 자극을 받았다 해도 잠시 정지가 순 하지 못 할뿐이지 병이 아니다.

이와 반대로 선천이 부족하고 체질이 약한 사람은 몹시 놀라거나 무서움에 부딪치면 의지가 不遂되고, 칠정이 내상되며 음양이 실조되어 전광증이 발병하게 된다. 품부의 부족은 유전적인 면이 있다. 그러므로 전광증 환자의 가족은 왕왕히 유사한 病史가 있다.

유증감별

전과 광은 모두다 정신실상에 속한다. 이것은 그들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그러나 癲은 움직이지 않고 狂은 돌아다니며, 전은 기뻐하고 광은 노한다. 癎症은 평소에는 정상적인 사람과 같고 발작하면 현훈증을 느끼며 땅에 넘어져 인사불성이 된다.

변증논치

전광증의 주요한 병인병기는 氣鬱痰火와 음양의 실조이다. 그의 병병은 肝膽心脾에 있다. 임상에서 반드시 전증과 광증의 차이점을 구별하여야 한다. 전증의 표현은 정신이 억울해 있고, 침묵하며 혼자말을 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치료는 소간이기하고, 화담개규와 양혈안신시킨다. 심비를 보양하여야 한다.

광증의 표현은 떠들어대고 욕을 하며 몹시 조급해한다. 치료는 진심거담, 청간사화 또는 자음강화, 안신정지 등을 위주로 한다. 양자는 임상에서 일정한 차이점이 있으나 또 확연하게 나누어 놀 수 없다. 전증은 능히 광증으로 전화할 수 있으며 광증이 오래되면 전증으로 전화한다. 그러므로 전광증이 발생하는 초기에는 대부분이 실증에 속한다. 이때에는 마땅히 청열척담, 소간이기하거나 안신정지를 위주로 하여야 한다.

癲 (전)

(1) 담기울결
·증상 : 정신이 억제되고 표정이 담담하며 정신이 멍하고 말에 조리가 없거나 혼자말을 중얼거리고, 기쁨과 노여움이 정상적이지 못하며, 식욕이 없고 설태가 깨끗하지 못하고 맥이 현활하다.

·증후 : 사려가 너무 과도하고, 하려는 것이 뜻대로 되지 못하여 간의 기가 울체되고, 비기가 不昇하며 기와 담이 울결되고 신명이 조애된다. 그러므로 표정이 담담하고 정신이 멍한 등의 여러 가지 정신상의 증후가 표현된다. 담탁이 중초를 조애하기 때문에 먹을 생각이 없고 설태가 더러우며 맥이 현활하다.

·치법 : 理氣解鬱, 化痰開竅.

·방제 : 순기도담탕에 원지, 울금, 창포등을 가한다. 방중의 반하, 진피, 남성, 복령은 이기화담하고 향부자, 목향, 창포 등은 해울개규 한다. 중하면 공연단을 사용하여 흉격의 담탁을 제거한다.

담탁이 성하고, 흉격이 답답하며 입에 가담연이 많으며, 맥상이 활대유력하고, 형체가 실한자는 삼성산을 써서, 토함으로써 담연을 없앨수 있는데, 약성이 강하기 때문에 조심하여 써야한다. 토한 후에는 몸이 피로함으로 음식으로 조양하여야 한다.

만약 神思가 희미하여 무엇인지 모르고 표정이 멍하며, 언어에 조리가 없고 눈을 부릅뜨며 설태가 백니한 것은 담이 심규를 교란한 것으로, 치료에는 마땅히 豁痰宣竅 , 理氣散結 하여야 한다. 먼저 소향합환을 사용하여 방향개규하고 계속하여 사칠탕에 담성·울금·창포·원지 등을 가하여 化痰行氣한다.

만약 잠을 자지 못하고 잘 놀라며, 신열이 높아 심신이 불안하고, 설이 붉으며 태가 노랗고 맥이 활삭한 등의 증은 담기가 울체되어 열로 변하고, 담열이 서로 증발하여 심신이 요란

·방제 : 되는 것이 초래되면 마땅히 청열화담시켜야 한다. 온담탕에 황연을 가하고 백금환을 사용한다. 정신이 흐리고 정지가 혼란한 자는 지보단을 합용하여 청심개규한다. 만약 점차 높은 소리로 떠들어대고 물건을 때려 부수는 것은 곧 火盛欲狂의 증상이므로 광증으로 보고 치료한다.

(2) 심비양허
·증상 : 神思가 황홀하고, 속이 두근거리고 쉽게 놀라며, 자주 슬퍼하거나 울려고 하며, 지체가 피로하고, 식사가 적으며 설색이 연하고 맥이 빠르며 무력하다.

·증후 : 癲병이 오래되어 심혈이 결핍되고, 심신을 자양하지 못하므로 가슴이 두근거리고 잘 놀라며, 신사가 흐리고 비감이 잘 들며 울기를 좋아하는 등 증후가 나타난다. 혈이 적고 기가 허손되어 비의 건운이 소실되므로 먹는 것이 적고 지체가 피로하며 맥이 없다. 설색이 담하고 맥이 가늘고 힘이 없는 것은 모두 심비양허로 기혈이 모두 허손된 증상이다.

·치법 : 건비양심, 익기안신.

·방제 : 양심탕을 주방으로 한다. 방중의 인삼·황기·감초는 비기를 돌보아 주고, 천궁·당귀는 심혈을 자양하며, 복령·원지·백자인·산조인·오미자는 심신을 안정시키고, 육계로 약을 인도하여 심으로 들어가게 하여 정신을 안정시키는 효능을 높일 수 있다.

또 감맥대조탕과 합용할 수 있다. 방중의 감초는 甘緩急하고, 소맥, 대조는 양심윤조 하였는데 전증의 비감하고 잘 울며 정신이 황홀한 것을 치료하는데 쓰는 좋은 처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