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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후덕 경기 파주시 갑 국회의원대면원칙 무시한 원격화상투약기 실효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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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9.13  08:5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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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원칙 무시한 원격화상투약기 실효성 ‘의문’

“국민 건강권 및 보건의료 공공성 훼손될 것“

 

   
▲ 윤후덕 경기 파주시 갑 국회의원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으로 인해 건강과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과 불안이 고조되고 마침내 옥시레킷벤키저 한국지사 대표로부터 그에 대한 사과와 피해보상 약속을 받아냈던 지난 5월,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분분한 원격화상 의약품 판매시스템(원격화상투약기)을 허용하기로 대통령 주재 하에 개최된 제5차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규제개혁점검회의에서 결정이 내려졌다.

이후 약 한 달 만인 6월 27일,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원격화상투약기 도입을 위한 약사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으며 8월 26일까지 이에 대한 의견수렴을 진행 중이다.

정부는 국민들의 편의 증진을 앞세우며 원격화상투약기의 도입 필요성을 선전하지만 약계에서는 약화사고, 기계 오작동 등으로 국민 건강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험성과 약사-환자 대면원칙이 무너짐으로 인해 의료영리화의 단초를 제공한다는 우려를 이유로 원격화상투약기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약국이 문을 닫은 심야 시간이나 주말·공휴일에도 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편리한 일이다. 그러나 그에 대한 해답으로 원격화상투약기를 도입하기에는 불안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당장 예측할 수 있는 문제들만 하더라도 약화사고, 기계 오작동, 의약품 변질 등 의약품 안전사고의 위험과 약사-환자 대면원칙이 무너짐으로 인해 열리는 의료영리화 기틀 마련의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도입을 강행해야 할 만큼 원격화상투약기가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편의성을 내세워 도입을 강행하기에는 국민의 건강권과 보건의료의 공공성 측면에서 중대한 문제가 예상된다는 말이다.

가장 1차적이고 강하게 우려가 드는 부분은 역시 안전의 문제다. 현행 약사법이 대면판매를 원칙으로 두고 있는 것은 자칫 환자에게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약을 판매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해둔 것이다.

의사의 처방 없이 판매하는 일반의약품의 경우, 환자가 이 약을 복용해도 안전한지, 환자가 어떤 약을 복용하는 게 적합할지에 대한 판단은 결국 약사의 몫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약사가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은 복약지도에서 중요한 요소이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정부는 화면상으로도 충분히 확인이 가능하다고 얘기하지만 동시에 이로 인한 실수의 가능성 역시 부정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조금 덜 안전할지언정 장점이 더 크기 때문에 이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인데, 생명과 직결된 안전의 문제를 덮고 넘어갈 만한 장점이라는 것이 편리성이라면 조금 비통하지 않는가.

대면판매의 원칙이 무너지게 되면 걱정되는 것이 비단 의약품 안전사고 문제만이 아니다.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원격의료와도 맞물려 의료영리화에 단초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약사와 환자 간의 대면원칙이 사라지면 원격진료를 뒷받침할 조제약 택배 사업의 가능성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원격화상투약기와 의료영리화를 연결 짓는 것은 확대해석일 뿐이라는 입장이지만 정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원격화상투약기의 도입으로 인한 대면원칙의 파괴는 의료영리화의 기틀 마련에 보탬이 될 것이다.

게다가 원격의료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조제약 택배의 경우 부처 간 실무협의에서 탈락되기는 했으나 이미 원격화상투약기와 함께 규제개혁 과제로 채택됐던 전적도 있다. 이처럼 의료영리화에 대한 우려를 단순히 기우로 넘기기에는 선뜻 수긍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하는 것이다.

약사법 제정 이후 60년 동안 지켜져 온 대면원칙을 깨야 할 정도로 원격화상투약기가 획기적이고 실효성이 큰 시스템인지에 대한 의문도 적지 않다. 원격화상투약기의 장점으로 이야기되는 것은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 향상과 한밤중에 응급실을 찾아가는 경증환자의 의료비 절감이다.

그러나 접근성의 측면에서는 이미 편의점에서 웬만한 일반의약품을 판매하고 있는 와중에 약국에 원격화상투약기를 설치한다고 해서 얼마나 접근성이 높아질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또한 경증환자의 의료비 절감의 측면에서는 높은 비용을 감수하고 응급실을 찾을 정도의 환자가 스스로 증상의 경미함을 판단하여 응급실이 아닌 약국으로 발길을 향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격화상투약기의 구입·설치·관리·운영에 드는 비용을 감수할 개인 약사가 얼마나 될지 약사사회에서도 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규제가 풀리더라도 그것이 약사에게든 환자에게든 혜택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원격화상투약기는 의료영리화를 위한 단초, 혹은 추후 대자본의 약국시장 진출을 위한 밑거름이 아니냐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것이다.

앞서서 원격화상투약기 도입에 따르는 우려 지점들을 적시하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심야, 주말, 공휴일의 의약품 접근성이 높아져야 한다는 점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해소방안으로 원격화상투약기를 내세우는 것은 보건의 공공성 측면에 있어서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접근성의 문제 해결을 위해 심야약국이나 휴일지킴이약국 등의 시스템이 존재하고 있다. 다만 국가적인 지원 없이 개인 약사의 자발적인 참여에 기대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만큼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부족함이 있는 것이다. 이는 제도의 미비함에 따른 문제이지 결코 제도의 부재에 따른 문제가 아니다.

이를 보완하고 국민의 보건의료서비스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책임져야 할 보건의료서비스 부문을 민간으로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공공성을 강화하여 복지의 측면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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