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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이 되라”‘믿음’·‘신뢰’ 기반한 인간관계 ‘평생고객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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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6.13  10: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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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를 만나든 악수를 아끼지 마라

첫 직장에서 열정을 바쳐서 그랬는지 그때 만난 고객들과는 단지 고객과 영업사원의 관계가 아니었다. 서로 안부가 궁금하고, 잘되기를 바라는 오랜 친구와 같은 마음이었다. 다시 제약 영업을 하게 될 줄 몰랐기에 계산을 하고 이어온 관계가 아니었다. 때문에 내가 갑자기 사업을 그만두고 다시 찾아가자 더욱 반가워들 했다.

나와 함께 거래처를 방문해본 직원들은 다들 깜짝 놀랐다. 어떻게 거리낌 없이 조제실을 드나들 수 있는지, 구멍가게 같은 작은 약국 사정까지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는지, 약사들의 경조사를 어떻게 다 기억하고 챙기는지 감탄했다. 내가 필요할 때만 만나는 사이였다면 그런 깊은 관계는 가능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비즈니스 관계가 없을 때도 인간적인 교류를 계속해왔기에 더욱 깊은 신뢰와 친밀한 관계가 형성될 수 있었다.

또한 나는 거래처 사정을 담당 직원보다 더 잘 파악함으로써 리더십을 확실하게 발휘할 수 있었다. 소장이 거래처 사정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환하게 꿰고 있는데 대충 일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직원들과 함께 현장 방문을 하고 나면 실적이 다른 데보다 몇 배는 올랐다.

 

● 인간관계는 계산 법칙이 다르다

비즈니스, 특히 영업을 하는 사람은 누구나 좋은 인간관계를 위해 공을 들이고 노력을 한다. 그러나 인간관계는 계산한 대로 되지 않는다. 눈앞의 이익만 생각하는 사람은 당장 자기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에게만 정성을 쏟다가 잘 안 되면 포기하기도 한다.

이해관계가 얽혀 있지 않을 때 진심으로 다가갈 수 있다. 자신이 담당한 거래처가 아닌데도 연락하고 기억해주는 사람, 근무지가 바뀌어 아무 이해관계가 없는 때에 작은 정성이라도 표시해주는 사람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고마워한다. 사람이 언제 어디서 다시 만나게 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그러므로 지금 내가 인연을 맺고 있는 사람들을 소중히 여기고 정성을 다해야 한다.

비즈니스도 사람 사이의 일이라 서로 간에 신뢰와 호의가 있으면 의외로 쉽게 일이 풀린다. 영업소장으로 일하면서 여러 번 그런 경험이 있었다.

어느 날 신규 거래선을 확장하기 위한 기획 회의를 하던 중에 부하 직원에게 귀가 번쩍 뜨이는 이야기를 들었다.

“용인에 나환자촌이 있습니다. 환자도 많은 데다 약국이 크고 지불 상태도 양호해서 잘 하면 큰 거래선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좋은 거래라면 다른 회사에서 벌써 눈독 들이고 있을 텐데, 경쟁이 치열하겠군.”

“그렇지 않은 모양입니다. 나환자촌이라고 다른 회사에서도 영업사원들이 서로 꺼려하는 바람에 거래가 원활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그러면 안 되지. 다른 곳보다 약이 제일 먼저 필요한 사람들인데, 우리가 당장 가보자구.”

나는 그 직원과 함께 사과 한 궤짝을 사 가지고 한달음에 달려갔다. 나환자촌에 있는 약국에 들어가자마자 나는 어디서나 그렇듯이 “대웅제약 강남영업소장 이희굽니다.”라고 말하면서 약사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약사는 잠시 내 손을 바라보기만 하더니 나중엔 눈물까지 글썽거렸다. 그동안 나환자촌이라고 주문한 약을 제때 받지 못할 정도로 서러움이 많았는데 영업소장이 직접 와서 병으로 흉하게 된 손을 거리낌 없이 잡아주니 감정이 복받쳐 오르는 듯했다. 나중에서야 그때 나눈 악수가 일반인과 처음으로 한 악수라는 것을 알았다.

단 한 번 편견 없이 손을 잡고 악수를 했을 뿐인데, 그것으로 모든 거래가 타결되었다. 다음날부터 용인 나환자촌에 우리 회사 약품이 들어갔다. 용인에서 거래가 시작되면서 다른 나환자촌에서도 우리 회사 물건을 쓰게 되어 매출이 크게 올랐다. 지금도 나환자 거주 지역에선 대웅제약 제품이 우선적으로 쓰인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영업이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는 사실을 되새기게 된다.

 

● 깊이 있는 인간관계를 만드는

3.3.3 법칙

영업소장이 되어 담당 직원들과 함께 거래처를 다닐 때, 직원들이 가장 신기하게 생각했던 점이 어떻게 약국 조제실을 내 집처럼 출입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내가 그렇게 조제실을 편하게 드나들 수 있었던 것은 영업 초기에 닦아놓은 인간관계가 이어져온 결과였다. 만일 그런 배경 없이 무턱대고 조제실을 들어갔다면 무례하고 부담스런 행동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영업 초년 시절에 약국마다 다니며 무거운 물건을 옮기고, 박스를 치우고, 제품을 보기 좋게 진열하면서 자연스럽게 조제실을 출입하게 되었다.

아무리 오랫동안 거래했어도 나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 약사들은 조제실 출입을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거래를 하는 동안 내가 진심으로 자신을 도와주려 한다고 생각했기에 벽을 허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더 싸게 살 수 있는 제품은 다른 구입처를 통해 사도록 하고, 좋은 정보를 갖다 주고, 일손이 필요하면 언제든 달려감으로써 고객이 나를 단순히 물건 파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편으로 여기게 만들었다.

 

● 평생 고객을 만드는 방법

내가 거래하던 약국 중에 처음에는 작게 시작했으나 점점 약국 건물을 확장해야 하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그중에 한 약국은 주문받은 물건을 가져가서 정리를 해주려 해도 물건 둘 곳이 마땅치 않을 정도로 비좁았다. 하루는 약사에게 직접 물었다.

“약사님, 이 약들 어디에 두죠? 요즘 손님도 점점 많아지는데 확장 공사 안 하세요?”

“그렇지 않아도 이미 알아봤는데, 아무리 짧게 잡아도 5일은 걸린다는 거야. 그동안 약국 문을 닫을 수도 없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네.”

약사는 지금 이대로는 안 되겠고, 공사하느라 오랫동안 영업을 못하면 손해가 크기 때문에 무척 고민하고 있었다. 나는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어 공사할 인부들을 함께 만나보자고 했다. 인부들을 만나 설득해보니 주말을 끼고 이틀 정도만 문을 닫으면 공사를 끝낼 수 있겠다 싶었다.

“약사님, 한번 해봅시다. 제가 돕겠습니다.”

나는 인부들과 이틀 밤을 새워가며 공사를 했고, 결국 정해진 날짜에 약국은 멋진 모습으로 다시 문을 열 수 있었다.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영업사원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영업사원 업무의 한계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내 거래처의 일은 내 일이라고 여겼고, 내 능력이 되는 한 돕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겼다. 고객이 잘되면 나도 잘되는 것 아닌가.

그 약국이 확장 개업을 했을 때 주문이 늘면서 내 매출도 엄청 많이 올랐다. 실적이 오른 것보다 더 기쁜 것은 내가 고객에게 도움을 주었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가 되면 평생 고객이 된다.

첫 만남에서 호감을 주고, 그 관계를 지속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여기까지만 해도 사회생활에서 절반은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많은 사람들과 더욱 깊은 신뢰관계를 유지한다. 그냥 친한 관계, 호감을 가진 관계를 넘어 깊은 신뢰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을 보면 다른 사람을 잘 돕는 특징이 있다.

영업을 할 때 거래처 문 앞에서 반갑게 인사하고 용건만 말하는 정도로 일해도 그다지 나쁘지는 않다. 그런데 좀더 잘하는 사람은 조제실까지 들어가 깊은 대화를 나눈다.

그 차이는 어디에서 나올까? 바로 얼마만큼 도움이 되는 관계인가에 달려 있다고 본다.

 

● 다른 사람의 일을 도와야

하는 이유

얼마 전 신문에서 서울대 핵의학과 이명철 교수에 대한 기사를 보았는데, 그중에서 이 교수의 ‘인맥 관리법’이 눈길을 끌었다.

이 교수의 전공인 핵의학은 방사성 동위 원소를 이용해 건강을 점검하고 치료하는 학문인데, 일반인들은 무기 만드는 학문으로 알고 있다고 한다. 이 교수는 이런 오해를 바로잡고 핵의학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다방면의 사람을 만나게 되었고, 그 결과 핵의학 발전에 큰 공을 세울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인간관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처음 3년은 시간과 돈만 버린다. 다음 3년은 도움이 될 듯 말 듯한다. 이후 3년은 내가 확실히 도움을 받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지막 단계이다. “(그런 과정을 지나고 나면) 상대방이 뭘 필요로 하는지 서로 생각해주는 단계가 된다.”

깊은 인간관계는 이렇게 만들어 가는 것이다. 처음엔 이익을 얻기 위해 접근했어도 3년 이상 긴 시간 동안 인간관계를 유지하다 보면 그런 계산은 잊어버리게 된다. 그저 사람이 좋아서 만나고, 그러다 보니 돕고 싶어지고, 또 어떤 때는 도움을 받기도 하는 것이다. 이명철 교수는 10년 넘게 정성을 들이라고 했지만, 보통 사람은 그렇게까지 긴 인고의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대답을 얻을 수 있다. 처음에는 내가 손해를 보는 것도 같고, 아무리 애를 써도 반응이 없어 답답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간관계란 길게 봤을 때 결코 일방적이지 않다.

깊이 있는 인간관계의 시작은 필요할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누군가를 도와야 할 일이 생기면, 기꺼운 마음으로 도와주기 바란다. 내가 누군가를 도울 능력이 있어서 다행이고, 그 사람의 문제가 해결되어서 좋고, 깊은 관계가 시작되어서 더욱 좋다. 생각해보면 좋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다음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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