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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의 전문성 활용 ‘나의 영업 노하우’“질문은 고객을 공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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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4.28  09:2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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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 제품인데 홍보 부족이나 마케팅 지원이 없어 사라지는 경우를 보면 영업인으로서 무척 안타깝다. 약국에서 소비자들이 찾는 약품들도 알고 보면 인기 제품에 편중되어 있어서 약사나 영업사원들도 대부분 이런 제품만 거래한다. 다른 제품은 아무리 좋아도 찾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인기 제품 외에는 밀려나게 된다.

좋은 제품이 사라지면, 그동안 투자된 연구 개발 비용도 아깝지만 필요한 때에 그 제품을 쓸 수 없으니 제약업계뿐 아니라 소비자들에게도 큰 손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좋은 제품은 어떻게든 판매가 꾸준히 이어지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 회사 제품 중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좋은 제품을 추려냈다. 회사 홍보팀과 연구팀에 부탁하여 그 제품에 관한 연구 자료와 신문 기사 등을 모았다. 취합한 자료를 들고 친한 약사들부터 찾아갔다.

“약사님, 회사에서 저보고 다음 주에 이 약을 가지고 전 사원 앞에서 발표를 하라네요. 그런데 제가 약사도 아니고 전문 지식이 달려서 자료를 보고도 무슨 소리를 하는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약사님은 소화기 계통 실력자라고 소문이 자자한데, 저 좀 살려주십시오.”

“무슨 약인데 그래요?”

“여기 이 약입니다. 자료도 있습니다.”

“그래요? 그 자료 오늘 저녁에 읽어볼 테니 주말에 다시 한 번 와요.”

다음번에 가면 그 약사는 ‘이 약에는 다른 약에 없는 성분이 있다.’ ‘어떤 증상에 쓰면 좋은 약이다.’ ‘약사들에게 이런 것을 강조하면 솔깃하겠다.’ 등등 내가 필요한 정보를 잘 정리해서 알려주었다. 여기서 내가 제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얻게 된 것보다 더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우리 회사에 그런 약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던 고객이 제품에 대해 확실히 알게 되었을 뿐 아니라 스스로 그 제품의 전도사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약품에 대한 확신이 있으니 환자들에게도 소신 있게 권할 수 있을 것이다. 약사가 약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권하면 그 약을 먹는 환자들도 약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갖게 되어 효과가 좋아질 수밖에 없다. 신념은 전염된다는 말처럼 좋은 제품이라는 입소문이 나고, 긍정적인 반응이 피드백 되는 선순환이 이어지게 된다.

나는 잘 모르는 제품이 나올 때마다 그 방면에 정통한 약사를 찾아가 직접 물었고 차곡차곡 지식을 쌓아갔다.

 

● 고객을 홍보맨으로 만드는

질문의 기술

질문을 한다는 것은 ‘당신이 이 분야의 전문가다, 당신의 실력을 믿는다.’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는 것과 같다.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존중받는 것만큼 기분 좋은 일도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누군가 자기를 인정해주고 존중해준다고 느끼면 자기 돈 써서 밥까지 사가면서 도와주려고 한다.

신제품이 출시될 때도 마찬가지다. 신제품이 출시되면 영업 현장은 긴장과 기대로 새로운 활기를 띤다. 신제품이 나오면 ‘새로운 실적이 창출되겠구나.’라는 기대감과 아직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신제품을 알려야 한다는 부담감이 공존한다. 이때도 잘 모르는 것이 있으면 약사들에게 물어가면서 공부했다. 이렇게 하면 내가 홍보하는 것보다 약사들이 더 신뢰하게 되었다. 한번 이런 관계가 형성되면, 브리핑이니 사원 교육이니 핑계 댈 필요도 없었다. 나는 자연스럽게 자료를 제공하고 약사는 스스로 공부해서 나에게 자세한 내용을 알려주었다.

내가 이런 방법을 쓰게 된 것은 내게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려는 동기도 있었으나, 약사들이 약국 경영에 전념하느라 자기 분야에 대한 공부를 소홀히 하는 데 대한 안타까움도 컸다. 물론 약사들은 대학에서 좋은 교육을 받았기에 전문가로서 부족함은 없으나 늘 바쁘다 보니 새로 나오는 수십 가지 약에 대해서 일일이 공부할 여유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원래 쓰던 익숙한 제품, 잘나가는 인기 제품만 계속해서 쓰게 된다. 영업사원으로서 고객이 반기지도 않는 제품을 억지로 떠안기거나, 새 제품 홍보한답시고 바쁜 시간을 빼앗는 식으로는 관심을 끌 수 없다고 판단했다.

내 생각은 적중했다. 약사들은 스스로 공부할 기회를 갖게 되고, 내 입장에선 제품 홍보와 판매로 이어지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었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누구에게나 묻는 태도는 대웅제약에 있을 때 윤영환 회장을 가까이 모시면서 더욱 잘 배울 수 있었다. 윤 회장은 연륜도 많고 큰 제약회사를 경영하는 분인데도 모르는 것이 있으면 누구에게나 묻고 배웠다. 회사에서 회의를 하다가도 모르는 것이 있으면 창피해하지 않고 물어서 제대로 이해하고 넘어가곤 했다.

윤 회장은 운전기사나 집에서 일하는 가사 도우미에게도 기회 있을 때마다 질문을 했다. ‘서울 지리나 자동차 정비에 대해서는 우리 기사가 더 많이 아니 내가 물어서 배워야지.’ ‘제철에 나는 싱싱하고 맛있는 음식이 무엇인지는 우리 아주머니가 더 잘 아니 밥상에 대해서는 아주머니에게 물어서 배워야지.’ 이런 식이었다. 그러면 운전기사는 더 열심히 차를 관리했고, 도우미는 더 맛있는 반찬을 올리려 애쓴다고 했다. 각 분야의 전문가를 인정하고 배우려는 자세를 보면서 나도 많은 자극을 받았다.

나는 거래처 약사들 중 제품별 전문가를 정하고 끊임없이 정보를 주어 공부하게 했다. 그리고 그 지식과 정보를 듣고 배웠다. 배운 내용을 다른 거래처에 전달하는 나만의 영업방식을 개발한 것이다. 그야말로 내 고객은 나를 돕는 제2의 영업사원이었던 셈이다.                     

<다음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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