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신문
인터뷰100세 진짜약
신혜은 충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법학 가르치치만 내 뿌리는 약학
박수기 기자  |  pharmps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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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2.07  10: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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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 가르치지만 내 뿌리는 약학

변리사 업무 중 상당 부분이 제약관련 특허…중국 知財權에도 관심 많아

개발된 R&D 기술이 특허로 연계돼야 ‘성공’

제약특허 전문가 양성 약학계 관심 높혀야

 

병원약사로 근무한 걸로 안다. 병원약사로 근무하다가 법학을 전공하게 된 계기는?

어릴 때부터 수학을 좋아했기 때문에 이과를 선택했고,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에 입학했다. 대학을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근무하다가 아이가 태어나면서 육아를 위해 병원약국을 그만두게 됐는데, 그 시기에 새롭게 법학을 공부하게 됐다.

첫 번째 전공으로 약학을 선택한 이유는 부모님의 권유가 컸던 것 같고, 두 번째 전공으로 법학을 선택한 이유는 법학에 대한 지적 호기심 때문이었다.

   
 

특별히 지식재산권법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라도 있나?

본격적으로 법학을 공부하게 되면서 변리사라는 직업에 대해 알게 됐고 변리사는 이공계 전공지식과 법적 사고(legal mind) 모두를 요구하는 직업이라는 점에서, 신기술에 대한 지식재산권의 창출을 도와줌으로써 우리나라 산업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으로 다가왔다.

변리사시험에 합격한 후 특허 법인에서 변리사로서 9년 가까이 실무경험을 쌓았다. 처음 법학공부를 시작한 것도 법학에 대한 지적호기심 때문이었고, 변리사 업무를 하면서 필요성도 느껴서 대학원에 진학해 법학공부를 계속했다.

2007년 2월에 지식재산권법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그해 8월부터 충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연구하면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로스쿨 진학생들 중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포부를 가진 학생들이 많이 있어 이들을 가르치는 것은 큰 보람이다.

 

의약품 관련 논문들도 다수 있는 것으로 안다. 약학전공 때문에 제약산업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지 않았나?

사람들은 내가 길을 완전히 바꾼 것으로 생각하기도 하지만 내 전공의 뿌리는 약학이다. 변리사 업무 중 많은 부분이 제약관련 특허에 관한 것인데, 나는 변리사로 근무할 때 제약관련 특허업무를 많이 했다.

지금 현재 연구분야도 제약발명을 어떻게 보호하는 것이 우리나라 제약산업 발전에 가장 합당하고 효율적인 방법인지와 관련해 특허법과 상표법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특허법 중에서도 의약관련 발명의 특허보호가 나의 관심분야이고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유전공학기술의 보호와 활용에도 관심이 많다.

바이오 관련기술들은 의약이나 식품·환경문제 등에 응용할 수 있어서 산업상 막대한 잠재적 이용가치를 가지고 있고 신약개발 등과 같은 고부가가치로 바로 연결되기 때문에 관련기술의 혁신여부는 국가경쟁력과도 직결된다.

 

중국의 제약시장이 성장하고는 있지만 ‘짝퉁공화국’이라는 말이 있듯이 중국 특허 출원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기업들도 있는데….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한국과 중국간의 무역규모는 계속 증가했고, 한·중 FTA 타결로 인해 양국간의 무역규모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흔히들 중국은 짝퉁공화국이라고 생각해서 중국에 특허출원을 하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중국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중국은 10여 년째 상표출원 1위 국가이고, 최근 4년간은 특허출원에서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시진핑 정부가 들어서면서 지식재산권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어 중국이 장차 지식재산권 분쟁의 중심지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허제도의 특성상 각 국가별로 보호를 받으려면 해당 국가에 출원을 해야 되므로 중국의 카피제품에 대해 적절한 보호와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미리 중국에서 특허권을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에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사업계획에 맞춰 특허 권리를 취득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국의 지식재산권 보호 수준은 어디까지 왔나? 우리나라 제약기업이 중국에서 적절한 보호와 보상을 받을 수 있는가?

   
 

중국은 1980년에 최초로 지식재산권 관련 법규정들을 제정했고, 최근에는 특허법을 비롯해 지식재산권 관련법을 개정해 지식재산권 보호체계를 정비하고 있다. 짧은 기간 동안에 법규정만큼은 완벽하게 정비를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중국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도입논의중인 징벌적손해배상제도도 도입돼 있고, 상표권 침해에 대한 법정손해배상제도도 우리보다 먼저 도입됐으며, 직무발명제도에서 발명자 보상규정도 우리나라보다 강력하다.

물론, 법규정이 완벽하게 정비됐다고 해서 지식재산권이 완벽하게 보호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법규정이 없다면 실질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조차 할 수 없다. 중국이 법규정에서 만큼은 선진국 수준의 제도를 갖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근 중국학자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지식재산권을 보호해야지만 외국 기술도 유치되고 국가경제도 발전할 수 있다는 인식하에 분쟁시 국내기업에 유리한 판결이 아니라 공정한 판단을 하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

특허제도는 특허출원을 통해 나의 권리를 보호 받기도 하지만 내가 타인의 특허를 침해하는 경우에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한다.

예를 들면, 중국의 직무발명제도 관련 규정의 경우, 대상기업이 구법에서는 국영기업에만 적용됐으나 신법에 따르면 국영기업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에 적용되는데 이런 것들을 모르고 진출한 기업이 직무발명규정을 마련하고 있지 않아 법에 따른 보상을 해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중국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은 중국의 특허관련 제도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전문가를 통해 자신의 특허를 어떻게 보호받을지, 타인의 특허권 침해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조언을 받을 필요가 있다.

 

정부가 제약산업의 특허 지원을 위해서 중점을 둬야 할 분야는?

우리나라는 2014년에 5천731억 달러를 수출해 사상 최대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는데, 전체 무역수지는 흑자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술무역수지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좋은 기술을 개발하고도 강한 특허를 창출하지 못하고 나아가 창출된 특허를 활용하지 못한다면 지금의 상황을 벗어나기 힘들다.

우리나라가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비용은 GDP를 기준으로 볼 때 선진국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 수준이다. 과학자들의 연구능력 또한 세계 제일의 수준을 자랑한다고 생각한다. 기술무역수지 적자는 과학기술력의 차이 때문이라기보다 지식재산권의 차이로 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첫째, 우리나라 산업환경에 맞는 지식재산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허의 중요성은 MP3 사례를 통해서 알 수 있다. MP3를 처음 개발한 우리나라 기업인 엠피맨은 R&D를 통한 원천기술을 개발했으나 특허관리를 잘못한 대표적인 사례다. 출원을 해서 특허를 받은 부분이 일부이거나 부족하다보니 원천기술을 개발했음에도 현재 MP3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지 못한다.

정부는 이런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관련 법규정들을 정비하고 기업에 대해 절차에 대한 안내에서부터 적극적인 지원책까지 다양한 방법을 통해 홍보하고 지원해줘야 한다.

둘째, 발명하고 특허는 별개의 문제이다. 정부는 개발된 R&D 기술이 강력한 특허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제약특허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제약특허전문가를 양성하는데 있어서 제약특허 전문가와 IT특허 전문가는 차이가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중국시장에 진출해 성공할 수 있는 요체는?

중국은 강력한 힘을 가진 국가로서 협력파트너로 삼아야 할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이런 중국은 현재 성장과정에서 시시각각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중국을 잘 알아야 성공할 수 있다.

첫째, 사전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기업들이 중국 진출에 실패하는 요소들로 불합리한 법과 제도 등을 들 수 있지만 중국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던 것도 문제라고 본다. 그 중에서도 특히 언어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적어도 기본적인 의사소통 정도는 가능하도록 언어를 미리 배워둘 필요가 있다. 중국어를 하지 못하고 통역에만 의존한다면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의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 중국의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중국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꽌시(關係)가 가지는 의미를 알 필요가 있다. 꽌시가 부정적 의미로 많이 사용되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꽌시란 친구간의 신의를 중시하는 것으로, 이는 거래를 처음 형성하기는 힘들지만 한번 신뢰관계를 형성하면 그 관계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서 신의를 지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런 꽌시를 이해하고 지속적인 유대관계를 형성하면서 사업을 진행해야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다.

 

최근 대한약사회와 중국약사회가 MOU를 체결하고 상호교류의 발판을 마련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시작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교류의 첫 방향은 교육적인 부분에서 시작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대한약사회 차원에서 장기적 관점으로 인턴십과 같은 프로그램을 대학과 연계해 추진한다면, 중국에 대해 관심 있는 약학도들에게 중국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중국 진출의 사전 경험을 축적하고 기반을 마련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앞으로 개인적인 미래 계획은?

나는 스스로를 늦깎이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경력단절여자를 말하는 ‘경단녀’라는 말이 있는데 내가 경단녀의 시초가 아닐까 한다. 법학전문대학원을 진학하는 여성들 중에 유부녀들도 많이 있는데, 나도 ‘너무 늦은 나이에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대학원에 진학했던 경험이 있어 이런 여제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멘토가 되는 것이 내 바람이다. 물론 다른 제자들에게도 좋은 선생이 되고 싶다.

 

고령화시대에 인생을 즐겁게 살 수 있는 ‘100세 진짜약’이 있다면?

100세 진짜약은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가족이 있어 즐거움과 슬픔을 같이 할 수 있고 서로 믿고 의지하며 살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좋은 사람이 있는데도 자신의 경력을 위해서 결혼을 미루려 한다면 지금 결혼을 하라고 조언해 주고 싶다. 공부를 하고 있거나 신입사원일 때가 오히려 결혼하기 더 좋은 시기일 수 있다.

좋은 가정을 이루는 것이 100세 시대 진짜약이 아닐까.

 

<대담·정리 박수기 기자, 사진 이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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