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약 택배가 일반화된 미국에서 환자들의 불만이 증폭되면서 그 점유율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양대약대 최경식 교수는 지난 17일 킨텍스에서 열린 경기약사학술제에서 미국 약업계의 현황을 설명하면서 국내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소위 조제약 택배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 지난 17일 경기약사학술제에서 미국 약업계의 현황을 강의하는 한양대약대 최경식 교수

최 교수는 환자들이 팩스로 처방전을 보내는 조제약을 보내주는 미국의 택배약국(Mail Order Pharmacy)은 장점보다 단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유일한 장점은 조제약값이 싸다는 것. 주로 택배약국은 미국의 사보험사가 동네약국을 이용하지 말고 자신들이 운영하는 약국(HMO Pharmacy)으로 처방전을 보내라고 주문하고 있다.

만성질환 환자의 경우 한 달 약값이 5달러 석 달 15달러라면 HMO약국에서는 석 달에 5달러만 차지하겠다며 약값으로 처방전을 유인하고 있는 상황.

이러한 약값 절감 외에는 계속해서 환자들의 불만이 증가하는 등 좋은 점은 잘 모르겠다는 게 최 교수의 주장이다.

최 교수는 “택배약국의 경우 조제약이 제대로 오지 않거나 약사와 통화하고 싶어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상대방이 약사인지도 확인할 길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상담약사도 환자의 약력사항도 전혀 몰라 기본적인 것은 가능하겠지만 해당 환자를 모르는 약사가 제대로 된 약력상담이 불가능하다”며 “굉장히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캐나다에서는 미국의 처방전을 인정하고 있소 노인들이 캐나다에 처방전을 보내 조제약을 배달받고 있다며 미국에서는 만성질환의 90일까지는 이를 허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경우도 동일 제약사 동일 의약품의 가격이 미국에 비해서 3분의1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는 보험이 안 되는 노인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지만 미국 내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 교수에 따르면 2012~2013년 미국에서 조제약 택배가 차지하는 비율과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2012년 전체 처방건 42억8,600만건 중 7억17,00만건(16.7%)에서 2013년 42억9,500만건 6억5,00만건(15.2%)으로 약 9.2%가 감소했다.

최 교수는 “미국에서 조제약 배달이 갖는 장점이 약값이 싸다는 외에는 전혀 없기 때문에 배달받던 환자들도 몇 번 시도하다가 결국 동네약국으로 돌아가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도 조제약 택배에 많은 걱정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미국에서는 조제 분야가 약사들의 손을 떠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는 약사가 아니라 각 주에서 인증한 테크니션에 의해 대부분의 조제가 이뤄지고 약사 검수만 하는 상황.

약사들은 조제가 아니라 만성관리 질화 관리나 환자들의 건강상담이 주요 업무로 약국체인에서도 보험사에서 받는 해당 행위료가 높기 때문에 조제보다 이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는 것이 미국의 현실이다.

따라서 약국체인들은 약국에 조제기계를 많은 설치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같은 추세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 교수는 “약사들이 조제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약사들의 의약품 지식과 임상경험 등을 통해 사회 건강에 기여해야 약사 위상도 올라간다”며 “약물치료의 전문가는 약사의 개념이 사회적으로 인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