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공직진출 직역 확대 필요”

인천 이조약국 조석현 약사(중앙대약대 77)가 인천시약사회 공직약사이사로 합류시킨 인천 계양구보건소 이미숙 의약진료팀장(덕성여대약대 85)을 다음 릴레이 주자로 추천했다.

‘약사’하면 약국, 제약사, 병원 등을 가장 먼저 떠올리기 나름이다. 그러나 약사들이 진출할 수 있는 공간이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약사 스스로가 잊고 사는 것은 아닌지도 모른다.

인천시 계양구보건소 이미숙 의약진료팀장은 덕성여대약대를 졸업하고 1989년 인천 중구보건소에서 첫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사실 개국약사와 근무약사를 고민했지만 때마침 인천시에서 공직약사 6명을 공채 모집하면서 20여년이 넘게 공직에 남게 됐다.

‘약국·제약사·병원’ 약사 이미지 벗자
이미숙 팀장은 “주변에서 도와주겠다며 개국의 유혹도 있었지만 규칙적인 출퇴근과 휴가를 여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공직이 적성에 맞는 것 같아 선택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1993년 가정을 꾸리게 돼 육아 등의 문제로 일터를 잠시 떠났지만 1999년 우연한 기회에 계양구보건소에 자리가 생겨 공직약사를 현재까지 이어가고 있다.

그는 공직약사의 매력을 한마디로 ‘안정적’이라고 말한다. 여러 의약단체를 상대하다 보니 다양한 분야를 접할 수 있고 사회를 바라보는 시야도 한층 넓어졌다고 자평했다.

특히, 약사의 전문성을 약국, 제약사, 병원 등으로 한정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그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는 관내 연세대와 가천대 약대생들이 실무실습생들에게 그가 항상 조언하는 부분이다.

이 팀장은 “국공립병원과 보건소뿐만 아니라 국과수, 특허청, 복지부, 식약처, 법무부 등 최근에는 의사·간호사가 처방·조제하던 교도소에도 수형자를 위해 약사인력들이 배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중보건의료에 약사가 배제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무의촌진료만 해도 ‘의사가 없는 곳’으로 약사가 끼지 않는듯한 이미지도 지적했다. 약은 전문가인 약사들을 통해서 복약지도와 함께 투약돼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후배약사들이 영역을 약국, 제약사, 병원 등으로 국한하지 않고 공직약사가 됐던 보다 넓고 다양한 분야로 진출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개국·공직약사 간극 좁힌 약사회무 참여
이미숙 팀장은 지난 2013년 조석현 인천시약사회장 집행부 공직약사이사에 합류했다. 약국을 지도점검해야 하는 보건소 공직약사 입장에서 약사회 회무에 참여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운 면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약사회무의 참여가 개국약사와 공직약사 서로간의 선입견과 편견을 좁힐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아무래도 보건소 약사라면 개국약사들이 경계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것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이 팀장은 “약국들이 100% 관련 규정을 지키면서 약국을 운영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보건소의 지도점검은 처분건수를 올리려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점을 제대로 되도록 계도하는 것”이라고 이해를 구했다.

그는 “약사회무에 참여하면서 많은 대화를 통해 개국약사와 공직약사의 서로간의 처지를 이해하면서 간극을 좁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승진 등 공직약사 처우개선 시급
현재 인천지역 공직약사는 이 팀장을 포함해 6명. 인천시청 5급 사무관에 16년만에 승진 임명된 약사를 비롯해 계양구, 남구, 중구, 연수구, 부평구 보건소에 근무하고 있을 정도로 손에 꼽을 정도다.

지역보건법에 따르면 광역시의 경우 관할 구에 2명 이상의 약사를 확보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권장사항일 뿐 강제성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1996~97년 인천시에서 약사를 대거 모집하면서 공직약사들이 각 구보건소에 행정과 조제 2명이 배치될 정도로 한 때 많을 적도 있었지만 2000년 의약분업 이후 보건소 조제업무가 없어지면서 많은 약사들이 자리를 비웠다.

인천시가 불과 몇 년 전 충원한 공직약사 1명도 특허청으로 떠났다. 2011년 관내에 가천대와 연세대약대가 생기면서 약사 충원을 기대해볼 수 있겠지만 6년제 약사에 걸맞은 대우가 없이는 공직약사의 메리트가 없는 상황이다.

이 팀장은 “단적인 예로 의사면허수당은 90~100만원 이상까지 되는 경우가 있지만 약사면허수당은 7만원, 간호사와 의료기사 5만원 등 격차가 크다”며 “약사면허수당의 현실적인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20여년 동안 6급에 정체돼 있을 정도로 승진도 쉽지 않다. 한 공직약사는 6급 때 9급이었던 공무원은 지금은 자신보다 직급이 높아 상사로 모셔야하는 일도 있었단다.

이 팀장은 “대한약사회 회원의 70~80%가 개국약사들로 구성되다 보니 개국약사들의 입장 대변에 치중하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약사회 차원의 관심이 필요한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