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윤옥 의원이 지난 26일 국회에서 ‘병원 내 무자격자 불법조제 문제점과 해법은?’ 정책토론회를 개최했지만 약계와 의료계는 간호사 조제 허용에 대해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 지난 26일 열린 '병원 내 무자격자 불법조제 문제점과 해법은?' 정책토론회

이날 대한약사회 이모세 보험위원장은 “병원 내에서 간호사의 투약·조제행위가 인정되는 것은 환자나 보호자가 할 일 보조하는 것”이라며 “이 업무도 약사 관리 하에 투약하는 것이 원칙이지 조제 차체까지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최근 수술을 간호조무사에게 시키는 불법이 발생하듯이 간호사 조제 허용시 현장에서는 그 이상이 풀려나갈 수 있다며 의사 직접조제라는 예외조항을 무자격자에게 업무를 위임하는 또다른 예외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제 중 용량이 많이 들어가는 등 실수가 발생할 경우 긴급조치가 가능한 사람은 의·약사이지 간호사가 아니라고 우려감을 표시했다.

병원약사회 은종영 부회장은 “간호사들은 약료학을 1학기 배우기 때문에 의약품의 전문적 지식이 없다”며 “간호사 조제허용은 약물의 안전사용과 국민건강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 이모세 대한약사회 보험위원장과 이평수 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위원

은 부회장은 “6년제 약사의 처우 개선은 없이 채용이 원활하지 않다는 이유로 무자격자로 교체한다면 약화사고와 환자안전 악화의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그러나 의료계의 생각은 달랐다. 이평수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의사 ‘직접’ 조제 문구를 의사 ‘책임 하’에 조제로 개정해야 한다”며 “이에 따른 책임을 물어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다양한 장소에서 수시로 발생하는 조제에 대해 약사인력의 대처 능력에 한계가 있다”며 “현행법에서 약사의 조제실 외 조제는 불법이 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간호사에게 조제권을 달라는 것이 아니라 의료 현장서 직접조제시 간호사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수희 부산 아름다운강산병원장은 최근 무자격자 불법조제로 급여환수 조치를 받은 터라 의료현장의 현실상 간호사 조제 허용에 열을 올렸다.

▲ 은종영 병원약사회 부회장과 홍수희 부산 아름다운강산병원장

홍 원장은 “의사의 오더를 제대로 이해하고 수행할 수 인력은 간호사”라며 “약사는 의료인이 아니기 때문에 의사 오더를 급박한 의료현장에서 이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제기했다.

그는 “입원환자의 24시간 투약·관리가 필요하지만 약사들이 가능할지 모르겠다”며 “현행 의사 직접조제 규정대로라면 대형병원은 영원히 불법기관으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원장은 “약사의 조제권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 행위상 실시간 조제를 현행법이 반영하고 있지 못하는 것을 개선해 달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의료계는 무자격자 조제에 대한 문제시 의사 책임만 반복할 뿐 약화사고 위험성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오히려 무자격자 조제에 대한 처벌규정 완화를 내세웠다.

대한약사회 이모세 위원장은 “주사제의 경우 다른 병원균의 감염의 위험이 높아 무균실서 조제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현장은 다르다고 합법화를 주장하는 것은 잘못이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조제행위를 단순히 의약품을 섞는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처방 검수·수정, 상호작용, 용량 가감, 부작용 모니터링 등 폭넓은 행위”라고 설명했다.

의사협회 이평수 위원은 “법 위반은 제재돼야 하지만 약사를 고의적으로 고용하지 않았는지 등 지역적 특수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화를위한변호사협회 정소홍 변호사는 “현행 약사법이 유지되거나 더 강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주사제는 무균실에서 조제하도록 입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의료현장 현실을 이해해 간호사 조제를 허용해 달라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며 “예외조항이 너무 포괄적이라 위법행위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따라서 이번 패널토론에서 약계는 병원 내 약사인력의 충원과 수가 현실화 등 처우 개선의 필요성하고 강조했다.

대한약사회 이모세 위원장은 “낮게 평가된 원내 수가의 현실화가 이뤄져야 병·의원도 약사들의 충원 동기가 될 수 있다”고 주문했다.

병원약사회 은종영 부회장은 “올해 배출되는 6년제 약사의 활용할 수 있는 법안 발의와 약사인력 기준·병원약제업무 수가 현실화, 전문약사제도 법제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