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반려동물 산업 매출규모

최근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급격히 팽창하는 분야가 있다. 바로 반려동물 관련 분야다.
 
지난해 농협경제연구소는 2조원 규모인 지금의 반려동물시장이 6년 후에 6조원으로 세 배 이상 팽창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전체 가정의 17.9%, 즉 국민 5명 중 1명이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반려동물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이들에 대한 의료비지출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13년 8월 동물병원 업종에서만 618억원이 사용됐고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17.2%나 증가한 수치이다.

기르는 동물이 갑자기 아플 때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것이 우선이지만 경제적인 여건, 동물과 함께 이동할 교통수단, 동물병원이 문을 열지 않는 시간 등 병원에 갈 수 없는 상황을 대비해 많은 보호자들은 가까운 동물약국에서 응급약을 구입해 기르는 동물에게 직접 투약하는 자가투약(Self-medication)을 하기도 한다.

강아지 필수 예방백신 접종 종류
보호자들이 강아지를 분양받고 나서 제일 먼저 당면하는 난관은 바로 예방백신 접종이다. 인터넷과 SNS에 어떤 백신을 언제, 어떻게, 몇 번이나 투약해야 하는 지에 대한 각종 정보들이 난무하고 있는데 정작 가정에서 부작용 위험을 줄이고 안전하게 백신을 접종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대부분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이번에는 강아지가 반드시 접종해야할 필수접종백신의 종류와 가정에서 안전하게 백신을 투약하기 위해 숙지할 10가지 주의사항을 해 알아보고자 한다.

필수접종(Core Vaccine)에는 개 디스템퍼(=개 홍역), 파보장염, 전염성 간염, 광견병 등이 있으며, 선택접종(Non Core Caccine)은 켄넬코프, 코로나장염, 인플루엔자 백신 등이 있다.
미국동물병원협회(AAHA)의 분류에 따르면 개 백신은 크게 필수접종(Core)과 선택접종(Non-core)으로 나눌 수 있다.

필수접종은 생명에 중대한 위협을 줄 수 있는 질병에 대한 예방이며 선택접종은 주변 환경, 증상의 경감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어느 정도 치료가 가능한 질병에 대한 예방이라 생각하면 될 것이다.

1) 개 디스템퍼(Canine Distemper)
개 디스템퍼는 홍역과 유사한 바이러스 질환으로 개 홍역이라고도 불리며 디스템퍼 백신이 나오기 전에는 홍역백신을 개에게 투약하기도 했다.

디스템퍼는 예방 접종을 하지 않은 경우 사망률이 매우 높으며 증상으로 체온이 40도 이상 올라가고 누런 눈곱과 콧물, 기침 등의 호흡기 증상으로 시작해 구토, 설사 등의 위장관 증상이 나타나고 바이러스가 중추신경계로 침범할 경우 경련, 파행 등을 야기하기도 한다.

특히, 코와 발바닥 패드가 딱딱해지기도 하는 데 이 때문에 디스템퍼를 경척증(硬蹠症: Hard-pad Disease)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2) 개 파보장염(CPV:Canine Parvovirus)
파보장염은 개의 소장(Small Intestine) 세포 중 분화속도가 빠른 선와상피세포(Crypt Epithelium)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함으로서 구토와 무기력증, 설사, 심한 경우 탈수와 혈변을 일으켜 죽게 만드는 무서운 전염병이다.

주로 6주령에서 6개월령의 어린 강아지에게 전염되며 로트와일러, 도베르만 핀셔,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져먼 셰퍼드가 이 전염병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보장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섭씨 80도의 고온에서도 15분 이상 견디기 때문에 이 질병에 걸린 개는 반드시 격리조치를 하고 주변을 소독하지 않으면 같은 자리에서 지속적으로 다른 개에게 전염되기도 한다.

필자의 약국에 왔던 보호자 중에도 기르던 개가 파보장염으로 죽은 지 3개월 이후 강아지를 새로 분양받아 같은 자리에서 길렀다가 이 강아지가 다시 파보장염에 걸린 적도 있었다.

3) 개 전염성간염(CIH:Canine Infectious Hepatitis)
개 전염성 간염은 1형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해 전염되며 증상으로는 고열, 구토와 설사, 황달, 눈곱, 콧물 등이며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어린 강아지는 이로 인해 급사를 하기도 한다.

또한 전염성 간염에서 회복됐다 하더라도 이후 6개월 이상 소변으로 바이러스를 배출하므로 여러 마리를 기르는 곳에서는 전염성 간염에 걸리지 않도록 모든 개에게 미리 예방접종 해야 한다.

4) 개 광견병(Rabies)
광견병 바이러스는 사람과 동물 모두 감염될 수 있는 인수공통전염병으로서 보통 개만 걸리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 데 고양이, 너구리, 박쥐, 코요테 등 대부분의 포유동물이 전염된다.

이 질병에 걸리면 불안감, 공수증(물 등의 액체를 삼킬 경우 통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물을 두려워함), 과다침분비, 과흥분, 마비, 햇빛에 대한 과민반응을 보이기도 하며 종종 주인을 잘 따르던 개가 갑자기 주인에게 공격적인 성향을 보인다면 이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디스템퍼, 파보, 전염성간염에 대한 백신을 각각 투여해 예방할 수도 있겠지만 최근에는 DHPPi로 불리는 4종 종합백신에 광견병을 제외한 필수접종이 모두 포함돼 있어 하나의 백신으로 위에 나열된 전염병을 예방할 수 있다. 단, 개 광견병은 별도로 처방전을 받거나 동물병원에서 접종해야 한다.

아울러 백신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개에게 투약하기 위해서 다음의 10가지 안전수칙을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강아지 예방접종 안전 10계명

1. 백신 접종 전 구충제를 반드시 먹인다.
기생충 감염으로 면역이 저하된 경우에 반드시 구충제를 먼저 투약한 뒤 백신을 접종한다. 체내 조직이행기생충이 있는 경우 호산구 수치가 높아져 백신 투여 후 과민반응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2. 백신은 개가 건강한 상태임을 확인하고 접종한다.
발열, 영양실조, 전염병, 스트레스 상황(환경변화, 사료변경, 장거리수송), 곰팡이 및 세균, 독소 등에 의해 이환된 동물에 접종해서는 안 된다.

사료섭취, 활동성, 배변상태 등을 확인한 후 건강한 상태에서 접종을 한다. 종종 백신을 치료제로 착각해 오히려 질병이 있을 때 접종하는 보호자들이 있는 데 자칫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3. 접종 당일 무리하지 않는다.
백신 접종 후 동물의 체내에는 항원-항체 반응이 일어나게 되므로 접종당일 목욕시키거나 무리한 야외활동 등은 피해야 한다.

4. 백신은 냉장보관 하며 이동 중에는 반드시 휴대용 얼음과 함께 보관한다.
4종 또는 5종 종합백신은 안정성이 취약한 약독화생백신(MLV)이므로 냉장보관 해야 하며 혼합한 후에는 멸균된 주사기로 즉시 사용해야 한다.

5. 개 종합백신은 반려동물의 체중과 상관없이(컵강아지와 같은 면역저하 동물은 제외) 백신 1 바이알 전량을 투여한다.
백신은 몸무게에 따라 투약하는 의약품이 아니라 생체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최소한의 균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개체의 크기에 상관없이 접종하게 된다.

6. 접종 부위를 청결히 하고 알코올로 소독한다.
주사부위가 오염된 경우 염증 및 화농이 생길 수 있으므로 70% 알코올(알코올스왑)로 깨끗이 소독한 후 약액이 완전히 마른 후 접종한다.

단, 종합백신(DHPPL, DHPPi)과 같은 생균 백신(MLV)은 알코올 소독시 생균이 사멸될 수 있으니 접종 부위가 불량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소독하지 않는 것이 좋다.

7. 사백신(코로나, 켄넬코푸, 광견병)에 포함된 면역증강제(Adjuvant)로 인해 주사부위에 멍울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이 때 발생한 멍울은 통상 3~8주 후에 자연적으로 없어지지만 멍울의 크기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커진다면 반드시 동물병원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8. 주사시 통증으로 인해 접종자가 공격을 받을 수 있으므로 안전사고에 유의하여야 하며 가능하면 2인 1조가 되어 접종하는 것이 좋다.

9. 모든 백신은 접종 후 과민반응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동물약국이나 동물병원이 개문하는 시간인 오전에 투약하는 것이 좋다.
개체에 따라 접종 후 식욕부진, 허탈, 피부발진, 구토, 경련, 아나필락시스(백신쇼크) 등의 과민반응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접종 후 동물을 관찰해야 하며 경미한 증상인 경우 가까운 동물약국에서 항히스타민제를 구입해 투약할 수 있다. 다만 호흡 곤란 등의 중대한 부작용이 발생한다면 반드시 동물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아야 한다.

10. 보호자의 책임 하에 자가접종을 하게 되므로 반드시 주의사항을 숙지한 뒤 접종을 한다.

동물 자가투약(Self-medication)이란?
통상적으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약국에서 조제약을 투약 받지만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동물치료의 경우 여러 가지 개인적인 이유로 인해 동물병원을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수의사법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대비하고 동물보호자의 동물소유권을 인정해 보호자가 기르는 동물에게 직접 의약품을 투약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