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신문
학술정보임상약학
④ 수의사처방제와 항생제 남용 실효성
약국신문  |  tcw1994@chol.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5.01.09  17:53:19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2002~2003년도에 우리나라 축산업에서는 덴마크의 18배, 스웨덴의 27배가 넘는 항생제를 퍼부었다.

사람에게 쓰는 항생제의 경우 의약분업이 돼 처방량과 조제량, 처방감사 등을 엄격히 받게 되는 반면 축수산업에 사용되는 항생제는 그 동안 규제 없이 판매돼 왔다.

이러한 잘못된 관행으로 인해 사료에 항생제를 배합해 가축에게 먹이는 성장촉진용 항생제의 판매는 수십 년간 허용돼 왔고 대부분의 동물제약사와 사료회사는 이를 통해 수익을 얻고 있었다.

2011년 사료첨가용 항생제 금지
그러나 구제역, AI, 신종플루, 광우병 등 전염병이 창궐하기 시작하면서 동물항생제 오남용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고 우리나라도 동물약 사용에 대한 규제정책을 만들기 시작했다.
   
▲ <표 1> 연도별 가축항생제 판매량 추이
농림부는 단계별로 사료에 첨가하는 항생제를 금지하기 시작했는데 1997년 아프라마이신 등 6종, 2005년에는 옥시테트라싸이클린염산염, 에리스로마이신 등 28종, 2009년에는 클로르테트라싸이클린 등 7종, 2011년 버지니아마이신 등 9종을 금지함으로써 현재 항콕시듐제제 9종을 제외한 모든 항생제는 성장촉진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됐다(표1).

그리고 2013년에는 오남용 우려 의약품에 있어 처방전을 발급받도록 하는 ‘수의사처방제’를 실시했다.

구제역 파동과 수의사처방제 실효성
그렇다면 농림부의 이와 같은 정책들은 항생제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였을까? 농림축산검역본부(이하 검역본부)에서 발표한 ‘2013년도 국가 항생제 사용 및 내성 모니터링’결과를 살펴보면 2005년도부터 2013년도까지 축·수산업에 사용된 항생제 사용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특히, 배합사료에 첨가하는 항생제 사용이 금지된 2009년도에는 18%, 2011년도에 10% 그리고 수의사처방제가 실시된 2013년에 10%의 항생제 사용량이 줄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표 2).

   
▲ 2005~2013년 가축 사육 두수 동향
그러나 실제 가축사육두수 동향을 살펴보면 2010년, 2011년 구제역 파동으로 인해 살처분된 돼지의 사육두수가 전체 돼지의 33%(332만 마리)에 해당하고, 전체 항생제의 50%가 돼지농장에서 소비하고 있는 점을 감안했을 때 2013년에 시행된 수의사처방제가 과연 실효성이 있었는가는 되짚어 봐야할 문제이다.

2011년 구제역 파동이후 많은 가축들이 살처분 되었고 각 축산농가에서도 방역에 신경을 많이 썼기 때문에 항생제를 사용할 일이 적어졌기 때문이다.

처방전이 발행되지 않는 수의사처방제
또한 실제로 농림부에서 대한수의사회와 연계해 만든 전자처방관리시스템(eVET)에 입력된 전자처방전 발행건수는 예상건수의 1%에 겨우 미치는 것으로 실제로 전국 3,000여개의 동물병원에서 하루 평균 180건에 못 미치게 처방전을 발행한 셈이다.

결국 적정한 진료를 통해 처방전 발행을 하고 동물약국에서 의약품이 투약되어 나가는 이중감시시스템 자체가 작동하지 않았다.

3세대 세파계 사용량 22배 증가
처방전 발행 저조와 함께 더 큰 문제는 인체용으로 사용되는 항생제와 같은 계열의 동물항생제 사용이 급증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성분별로 살펴보면 보면 세펨계 항생제는 2005년에 비해 2013년 오히려 4배 가까이 사용량이 증가했으며 퀴놀론계 항생제는 수의사처방제가 실시된 이후 570kg이 증가했다(표 3).

   
▲ <표3> 2009년과 2011년 배합사료 항생제 첨가금지정책, 2013년 수의사처방제(자료:농림축산검역본부)
특히, 3세대 세파계에 속하면서 처방대상약품인 세프티오퍼(Ceftiofur)는 2005년에 비해 2013년에 오히려 22배 이상 사용량이 급증했으며, 퀴놀론계인 옥소린산도 2013년 2배 이상 사용량이 늘어났다.

비처방항생제로 분류돼 처방제 이후 오남용이 우려되었던 아미노글리코사이드는 오히려 2005년에 비해 절반가량 사용량이 감소했으며 수의사처방제 실시 이후에 40% 이상 감소했다.

이는 사료에 항생제를 배합하는 관행이 금지되면서 축산업에서는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강력한 치료용 항생제를 선호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3세대 세파계인 세프티오퍼는 처방대상의약품 임에도 사용량이 급증했다는 점은 주의 깊게 봐야할 것이다. 때문에 인체의료시스템과 같이 항생제의 적절한 처방에 대해 적정성을 평가하는 심평원과 같은 기구가 동물의료계에도 반드시 필요하다.

10년 전 덴마크에서 겪었던 상황과 유사
이와 같이 성장용 항생제 배합을 금지하면 반대급부로 더 광범위한 치료용 항생제 사용이 증가한다는 건 10년 전 덴마크의 상황과 매우 유사하다.

이미 동물약에 있어서도 동물병원-약국 간에 완전분업을 실시하고 있던 덴마크는 1998년에 배합사료첨가용 항생제를 금지한 이후에 치료용 항생제 사용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 <표4> 1998년 성장촉진용 항생제 사용 금지로 치료용 항생제 사용 증가
결국 이러한 치료용 항생제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 덴마크 정부는 강력한 의약분업과 함께 국내 DUR과 유사한 VETSTAT라는 약국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하게 된다.

즉, 처방전을 받아 동물약국에서 판매되는 항생제의 투여량을 VETSTAT 시스템에 전송함으로써 개별 축군단위별로 항생제 사용량을 파악하게 됐다.

이를 근거로 축산 항생제 처방의 적정성을 평가할 수 있게 되면서 항생제를 과다 사용한 축주에는 제제를 가했다.

덴마크는 이를 통해 전체 항생제 사용량 감축과 동시에 치료용 항생제 사용 증가를 억제할 수 있었다.

누구나 구입 가능한 후진적 시스템 개선
항생제 내성균과 같이 동물에게 사용하는 약은 돌고 돌아 결국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나 현재 농림부에서 추진하는 동물의료정책은 수의사처방-직접 판매, 동물도매상 직접 판매, 동물약국 직접 판매 등으로 누구나 동물약을 판매하는 시스템이다.

다시 말해 누구나 마음먹으면 동물약을 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얘기인데 이런 후진적인 시스템은 분명 개선돼야 한다.

개정된 수의사법에 따르면 특정회사 동물약을 처방해 제약사로부터 이권을 챙기는 소위 ‘리베이트’를 근절하기 위해 성분명 처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처방과 투약이 분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조항은 실효성이 없다.

향후 농림부는 약사회, 수의사회, 농민단체, 시민단체와 함께 동물약 투약에 있어 엄격한 규제책을 만드는 동시에 지원방안을 함께 모색함으로써 동물용 항생제 오남용을 줄이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약국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인터뷰
돈으로 셀수 없는 '세이프약국사업'

돈으로 셀수 없는 '세이프약국사업'

2025년 초고령화 시대 다가온다전 세계적으로 고령인구가 급증하면서 노화 등으로 인한 ...
암환자에게 '희망'주는 안영철 박사

암환자에게 '희망'주는 안영철 박사

한국면역 응용연구소 의 안영철 박사와 대담주제 : 마음과 몸을 고치는 면역을 찾아서~1...
가장 많이 본 뉴스
1
서울고법에 제출된 약사500명'집단진정서'
2
차기대약회장 야권경쟁력 1위 '최광훈'
3
'업무상배임'혐의자 재고용, 대한약사회
4
성공예감...하루 앞둔 '건강서울페스티벌'
5
대약 상임이사회, 안건 심의 완료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7225)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버드나루로 18길 5(당산동 서울시의사회관 2층)  |  대표전화 : 02)2636-5727  |  팩스 : 02)2634-7097
제호 : 파마시뉴스  |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서울 아 00172  |  등록일자 : 2006.2.13  |  발행일자 : 1993.2.22
발행인 : 이관치  |  사장·편집인·주간 : 이상우  |  청소년 보호책임자 : 이상우
Copyright © 2011 약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tcw1994@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