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藥業3角’제자리 찾기 몸부림
리베이트 파동·저마진·잇따른 도매업체 도산 속에서도 ‘정도경영’ 旗幟

한약사 일반약 판매 논란
지난해 지방법원에서 한약사 일반약 판매가 불기소 처리되면서 올해까지 약사사회는 한약사 일반약 판매 문제로 몸살이 끊이질 않았다. 약사사회 내부에서 약사·한약사 통합론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한약사수는 2011년 1,643명, 2012년 1,778면, 2013년 1,921명, 한약국도 2011년 540곳, 2012년 569곳, 2013년 571곳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약사회는 한약사 문제 해법으로 단기적 과제로 벌칙조항 신설, 한약제제 분류, 41개 한약국 고발 여부 등을 상정하고, 정기적인 과제로 약사·한약사 관계 재정립 등 두 트랙으로 방향성을 제시했다.

조찬휘 회장은 임기 6개월 전에 회원 설문조사를 통해 65%가 찬성하면 그 결과에 따라 강력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복약지도 의무화 약사법 개정
정부가 올해 6월 19일 복약지도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약사법 개정안을 발효했다.약 3개월간 유예기간을 두고 10월부터 본격 시행돼 약국에서는 구두나 서면으로 의무적으로 환자에게 필요한 복약지도를 해야 한다. 위반시 3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특히, 서면복약지도는 우 의약품 택배배송, 인터넷 약국 등을 허용할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어 약사사회에서는 복약지도는 구도로 하되 서면은 보조적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 대세다.

서면복약지도서 발행시 약봉투와 A4용지를 이용할 경우 각각 191원과 183원의 추가비용이 추정돼 향후 수가 반영이 쟁점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137일간의 기적 ‘진도봉사약국’
대한약사회는 4월 16일 진도 앞바다 세월호 침몰사고 발생 직후 19~20일 예정됐던 제37차 전국여약사대회를 잠정연기를 발표하고, 17일부터 진도 팽목항과 실내체육관에서 실종자 가족과 자원봉사자, 구조대원 등을 위해 24시간 진도 봉사약국을 시작했다.

지난 8월 31일 약사회 차원의 봉사약국이 공식 마무리되기까지 137일간 전국 각지에서 연인원 1,390명의 약사 등 자원봉사가 참여했다.

당시 이주영 범정부사고대책본부장은 구조현장에 가장 필요한 지원이 봉사약국이라 평가할 정도로 약사사회의 한 획을 긋는 약사들의 열정이 만들어낸 기적이었다.

투아웃제도 막지 못한 리베이트
지난 7월 2일 리베이트 약제 급여 정지·삭제법, 일명 리베이트 투아웃제가 시행됐다. 의약품에 대한 급여정지·제외는 곧 해당품목에 대한 사형선고를 의미하는 만큼 제약사들은 자율준수프로그램(CP)을 도입하거나 기존 CP를 강화하는 데 박차를 가했다.

제약협회도 제도 시행 직후 기업윤리헌장 선포와 고강도 실천강령 채택을 통해 리베이트 투아웃제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하지만 이같은 업계의 노력도 잠시. 고대안산병원 리베이트와 동화약품 리베이트가 연달아 터졌다. 또한 대형품목의 특허만료에 따른 제네릭 간 경쟁도 도를 넘어섰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국세청이 제약사들의 상품권 사용내역을 대대적으로 조사하면서 향후 리베이트 조사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약학정보원 유래 없는 민·형사 소송
약학정보원이 약국 이용 환자의 처방전 정보를 PM2000을 통해 불법 수집한 혐의로 김대업 전 원장과 전 임직원 등 3명이 정보통신망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기소되는 초유에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해 12월 11일 약학정보원 압수수색 이후 검찰조사에서 무죄 입증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했지만 불구속 기소돼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게 됐다.

또한 의사 1,201명과 환자 901명은 사전 동의 없이 PM2000에서 무단으로 주민번호, 면허번호, 질병코드 등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수집·유출했다며 약 54억500만원의 민사소송도 제기됐다.

현재 형사소송 증인심문 등 네 차례 재판과정에서 약관 동의가 변수로 떠올라 내년 1월 23일 최후 변론을 끝으로 2월경 1심 판결이 선고될 예정이다.

체외진단옹 의료기기 일원화
올해 11월 10일부터 체외진단용의약품 일반약 236개, 전문약 1,514개 등 총 1,750개가 의료기기로 통합돼 종전 전문약 영역의 제품도 약국 판매가 가능해졌다.

비록 약국에서 독점 판매하던 임신테스트기, 배란진단시약 등이 약국 밖으로 나갔지만 병·의원에서만 사용됐던 이들 진단시약의 확대가 약국 매출 증대의 기회로 기대되고 있다.

인플루엔자, 헬리코박터균, 잠혈, 간염, 폐경 등 20여개 품목과 마약류 약물 테스트 등 상당수를 약국에서 취급이 가능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약사사회에서는 제도 시행에 앞서 진단시약연구회를 결성해 약국 활용제품을 연구하고, 관련 강좌를 전국에서 개최하면서 약사들의 관심을 모았다.

시장형 실거래가제 폐지
지난해 말부터 연장 여부를 놓고 논란이 됐던 시장형 실거래가제(저가구매 인센티브제)가 폐지됐다. 지난 2월 열린 보험약가제도개선협의체 회의에서 제도 폐지를 결정한 이후 보건복지부는 이를 ‘처방 조제 약품비 절감 장려금제’로 전환, 시행에 들어갔다.

시장형 실거래가제는 관련 업계는 물론 시민사회단체들로부터 실효성 논란에 휩싸여 왔다. 제도 시행 후 실거래가 파악에 따른 약가인하 효과가 거의 없으면서도 약가 리베이트를 합법화해 우월적 지위를 지닌 대형병원들이 ‘1원 낙찰’이라는 기형적인 계약으로 건강보험 재정에서 최대의 약가구매 이윤을 챙기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새롭게 도입된 약품비 절감 장려금제. 관련업계로부터 저가구매 인센티브의 폐단을 이어갈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이 제도가 어떻게 안착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제도 시행
최근 의약품 사용으로 사망·장애 등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이를 정부가 보상해주는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제도가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약품 부작용 원인조사와 피해구제의 지급을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 위탁했다. 지급 범위는 2015년 사망일시보상금, 2016년 사망일시보상금과 장애일시보상금·장례비, 2017년부터는 진료비까지 모두 지급하는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보상금은 최대 6,500만원이다.

피해구제제도는 지난 1989년 11월 21일 약사법 개정안으로 발의돼 1991년 12월 31일 시행됐으나 피해구제기금과 관련해 여러 논란을 겪으면서 22년째 제도가 표류해 왔다.

마진압박·가격경쟁 속 중간도매 줄도산
올 한해 수십년간 의약품유통시장을 이끌어왔던 중견도매업체들이 줄줄이 무너졌다.

지난 3월 매출 500억원 규모의 서웅약품을 문을 닫은 데 이어 5월에는 2,000억원 규모의 송암약품이 자진폐업했다. 11월에는 정도경영의 대명사로 불렸던 와이디피(YDP)마저 자진정리에 들아갔다.

송암약품과 YDP는 경영 악화로 핵심거래처를 타업체에 양도한 이후에도 경영난을 해소하는 데는 실패했다는 것이다. 현재의 경영난이 단순히 한 업체의 자체적인 내실경영 노력만으로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이다.

의약품유통업체들은 제약사들의 저마진 기조와 업체 간 지나친 가격 경쟁으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국내 제약사 M&A 활발
올해는 국내 제약사들의 M&A 본격화를 알리는 한 해였다.세계 최초 췌장암 항암백신을 개발 중인 카엘젬백스의 모회사인 젬백스&카엘은 지난 5월 120억원에 삼성제약 지분 16.1%를 확보, 경영권을 인수했다.

젬백스&카엘은 제약업계로의 신규사업 진출을 목적으로 삼성제약의 최대주주 지분을 인수했으며, 알보젠의 자회사인 근화제약은 최근 1,945억원에 드림파마를 인수합병했다.

부광약품은 지난 11월 덴마크 코펜하겐에 소재한 CNS 전문 바이오벤처 ‘콘테라 파마’의 지분 100%를 취득하고, 최종 인수 절차를 완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