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약업계 발전 이끈 리더들

올해도 약업계는 장기화된 경기침체 속에서 한약사 일반약 판매 논란, 복약지도 의무화, 중견 도매상들의 잇따른 도산, 끊이질 않는 불법 리베이트, 시장형실거래가제 폐지 등으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냈다.

올해 약업계 각 분야에서 난관에 굴하지 않고 능동적이고 선도적인 역할로 희망찬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인물들을 약국신문의 열린 눈과 귀를 통해 찾았다.

약국신문은 ‘2014년 올해를 빛낸 인물’ 선정을 위해 여러 후보를 놓고 심사를 진행한 결과 이무원 대한약사회 약사지도위원장, 이태식 전남약사회장, 조순태 녹십자 사장, 김동길 강남구약사회장, 이범진 약학교육협의회 이사장, 임맹호 약업발전협의회장 등 6명을 최종 선정했다.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약국신문 社告와 온라인 pharm21.com 및 관련자들을 통해 부문별 후보자를 추천받았으며 일선 취재기자들의 의견을 함께 반영했다. <편집자주>

[약사회무 부문] 이무원 대한약사회 약사지도위원장

무자격자판매·면대약국 근절 선봉
약사사회 자정 분위기 조성···신뢰받는 약사·약국상 정립

대한약사회 이무원 약사지도위원장(울산 우진약국)은 지난 2년간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 근절 등 약국자율정화 사업과 면대약국 근절을 위한 노력이 분주했다.

약국자율정화가 주변에서 좋은 소리를 듣기 어려운 가시밭길과 같은 사업이지만 임원직에서 물러나는 한이 있더라고 약사직능의 미래를 위해 불가피하다는 신념이 그를 이끌었다.

자율정화의 목적이 문제약국들의 처벌이 아니라 개선이 핵심이다. 약국에서 무자격자 판매가 사라지지 않고서는 국민에게 신뢰받는 약국이나 약사의 미래는 없다는 게 이 위원장의 단순 명료한 신념이다.

2013년과 2014년 문제약국 각각 약 500여곳과 200여곳의 현장점검을 통해 시정요청, 청문회 등을 통해 윤리경영 서약과 약국운영 개선을 견인해냈다.

자율정화사업에는 기간이 없다는 원칙 아래 무자격자 판매 등 약사법 위반사항이 확인된 약국은 2~3차 점검을 통해 약국운영에 개선될 때까지 끝까지 지켜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이 결과 개국가에서 소위 ‘카운터’나 무자격자 약국 판매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아지는 등 약국운영에 대한 인식전환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한 올해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불법 약국·의료기관 대응협의체에 연계해 약사사회 깊숙이 들어와 퍼져있는 면대약국 근절에도 나서 최근 면대약국에 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성과를 얻었다.

2015년에도 전문카운터 등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와 면대약국에 대한 척결사업은 계속될 예정으로 남은 임기 1년 이 위원장이 세울 약국자율정화의 기틀이 주목된다.

[제약부문] 조순태 녹십자 사장

글로벌 시장 공략 새 이정표 마련
퀄리티 위주 경영···금탑산업훈장 수훈 등 공로 인정받아

약국신문 선정 2014년을 빛낸 인물 제약부문 수상자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백신, 혈액제제 등을 앞세워 해외시장 진출에 있어 새로운 이정표를 써내려가고 있는 녹십자 조순태 사장이 선정됐다.

조순태 사장은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경영체제를 갖추고 전방위적인 Quality 위주의 경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반영하듯 녹십자는 올해 초 세계보건기구(WHO) 산하기관인 범미보건기구(PAHO)의 2014년도 남반구 의약품 입찰에서 약 2,300만 달러 규모의 독감백신과 약 400만 달러 규모의 면역글로불린을 수주한 데 이어 범비보건기구의 2014/ 2015년도 북반구 의약품 입찰에서 약 1,500만달러 규모의 독감백신을 수주했다.

또한 캐나다 진출을 위해 올해 2월 캐나다 현지법인 GCBT를 설립했으며, 2014년부터 5년간 약 1,800억원을 투자해 2019년까지 공장 준공 및 캐나다 보건성(Health Canada)에 제품 등록을 완료할 계획이다. 캐나다 퀘벡 주정부 및 관련 기관과 관련 협약을 체결했다.

녹십자의 글로벌 시장 공략은 1억 달러 수출탑이라는 성과로 귀결됐다.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74% 성장한 약 1억6,800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린 것.

조순태 사장은 침체된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녹십자의 주력 제품군인 백신과 바이오의약품 분야를 집중 육성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성장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5일 열린 제51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금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개국부문] 김동길 강남구약사회장

약국업무매뉴얼 발간 개국가 ‘화제’
상시반품·회원 쇼핑몰 정착 등 경영 활성화 앞장

올해 강남구약사회 개국약사들이 참여해 1년여에 걸쳐 제작·발간한 ‘약국업무매뉴얼’이 약사사회의 큰 화제를 낳았다.

초판 5,000권이 순식간에 동이 났지만 계속되는 매뉴얼 책자를 찾는 문의에 추가 제작까지 들어갈 정도였다.

김동길 강남구약사회장은 과거 약사 초년생 시절 일본에서 발간된 약국업무매뉴얼 책자를 접한 적이 있다. 국내에도 약국 개설·경영시 필요한 내용을 총정리한 우리 약국 실정에 맞는 업무매뉴얼 발간을 추진하게 됐다.

이 매뉴얼은 약국 개설에서부터 차방·조제, 급여 청구, 복약지도, 일반약·건기식·화장품, 직원 및 고객 관리, 세무, 인테리어 등에 이르기까지 개국약사들의 약국경영 노하우를 총망라했다.

새롭게 약국을 시작하는 후배약사나 약국 경영환경 개선과 형태 변환시 참고할 수 있는 길라잡이뿐만 아니라 약국실무실습 교재 활용도 가능하다.

김 회장은 또한 상시반품체계 도입과 약사회원 전용 쇼핑몰을 운영해 회원약국들의 경영 활성화를 위한 돌파구도 마련했다.

쇼핑몰의 경우 특허품이나 중소기업의 우수한 제품을 직접 구약사회가 선별·선정해 회원약국에서도 믿고 판매할 수 있어 경영 다각화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5월부터는 매달 5개 제약사를 선정해 매달 넷째주 해당 제약사 불용재고 의약품을 협력도매상을 통해 직접 수거해 3개월 내에 정산하는 상시반품사업도 정착시켰다.

이밖에 영어·중국어 복약지도강좌, 의약품 부작용 보고 활성화 이벤트, KNP아카데미, 관내 복지시설 지원 등 각종 사회공헌사업 등 현재도 진화 중이다.

[약학부문] 이범진 한국약학교육협의회 이사장

글로벌 약학교육·인재양성 매진
국내 개량신약 개발 해외 판로 개척···조직개혁도

이범진 한국약학교육협의회 이사장은 올해 2월 공식 취임해 6년제 약대생을 포함한 약사직능의 새로운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약학교육과 글로벌 인재를 양성한다는 포부를 세웠다.

약대 교육과정이 6년제로 전환되면서 약대생의 실무실습을 질적 수준 향상과 안정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등 지역·분야별 실습비와 프리셉터 처우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세운다는 계획이다.

올해 약교협은 지난 4년간 PEET 응시료와 관련해 약 15억원의 세금 추징을 받는 어려움이 있었었다. 그러나 이 이사장은 대대적인 약교협 내부 조직과 시스템의 변화로 맞섰다.

약교협에 전자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결제 과정을 담당직원에서부터 상위 직급자와 현황에 따른 위원장, 상임이사, 이사장까지 연결해 투명성을 높였다. 약교협 산하 위원회를 축소·개편하고 상임이사를 2명에서 1명으로 줄이는 등 조직 내부 개혁을 단행했다.

지난해에는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부설 마약퇴치연구소장을 맡으면서 한국마퇴가 국내외 마약류 관리기관 정책연구를 활성화하는 등 싱크탱크와 국제적 연구기관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 이사장은 아주대약대학장으로 최근에는 아주대 글로벌개량신약연구개발센터장을 맡으면서 신약개발 연구에도 앞장서고 있다. 선진형 제제기술을 기반으로 한 혁신 개량신약을 개발해 해외시장에 진출한다는 목표다.

이범진 이사장은 내실 있는 교과과정, 현장 위주의 임상약학, 제약산업을 리드할 실무교육을 통해 국내 제약산업 성장을 견인할 인재를 양성하는 사회적 책무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통부문] 임맹호 약업발전협의회 회장

다국적사 저마진 개선 성과 일궈내
종합도매업체 협회 정책 반영 주력···협의 통한 상생 모색

다국적 제약사들의 저마진 정책이라는 난제에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 약업발전협의회 임맹호 회장(보덕메디팜 대표이사)이 약국신문 선정 2014년을 빛낸 인물 유통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임맹호 회장은 지난 5월 약업발전협의회장에 선임된 이후 최악의 환경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의약품유통업계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업체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데 주력했다. 또한 전국적인 종합도매업체들의 모임인만큼 이들 업체들의 의견을 의약품유통협회 정책에 반영하는 데도 힘을 쏟아왔다.

이를 기반으로 제약사 저마진 개선이라는 의약품유통업계의 핵심현안을 해결하는 데 앞장서면서 지난 10월에는 GSK와의 유통마진 협상을 극적인 타결을 이끌어냈다. 이는 의약품유통업계의 금융비용 등 국내 고유의 정부 정책에 따른 어려움을 제약사에 이해시켰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임 회장은 당시 현재의 유통마진이 손익분기점에도 못 미친다는 의약품유통업계 주장의 정당성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적정 유통마진 8.8% 수용의 물꼬를 텄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후 의약품유통업계와 다국적 제약사 간 유통마진 논의는 양측의 힘겨루기 보다는 대화를 통한 타협점 찾기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제약사 저마진이라는 난제의 실타래를 풀기 시작한 임맹호 회장이 앞으로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한편 임맹호 회장은 서울시의약품유통협회 총무이사, 한국의약품유통협회 부회장, 제약도매발전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보덕메디팜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다.

[봉사부문] 이태식 전남약사회장

137일 24시간 불 밝힌 봉사약국
약사직능 대외 확산···재난시 약사회 차원 매뉴얼 마련 주장

세월호 침몰사고 현장에서 희생자 가족과 자원봉사들과 국가적 슬픔을 함께 했던 137일간의 진도 봉사약국에는 전남약사회가 있었다.

전남약사회는 이태식 회장과 김영환 총무이사의 체계적 지원으로 현장팀 최기영 완도군약사회장과 이승용 약사, 의약품 공급팀 박병훈 진도군약사회장, 인력지원팀 서웅 전남약사회 약국이사 등이 업무를 분담해 봉사약국을 이끌어왔다.

세월호 수색 작업이 장기화되면서 봉사약국도 약사인력 배치에 어려움이 따랐다. 수차례 인력수급, 악천후, 태풍으로 천막에서 컨테이너부스로 변경되는 등 현장 환경의 변화로 인해 봉사약국 중단을 고려할 만큼 어려운 상황도 있었다.

전남약사회 임원들이 24시간 비상대기하면서 SNS를 통해 봉사약국 현황을 수시로 소통하면서 현장에서 필요한 의약품, 인력 상황 등을 파악·지원하고, 임원과 회원들이 빈 자리를 채우면서 봉사약국의 정상적인 운영이 가능했다.

약 5개월간 강원도에서 제주도까지 전국 각지에서 참여한 약사 자원봉사자만 1,157명, 행정지원 인력까지 합하면 연인원 1,390명의 인력 투입돼 24시간 불을 밝혔다. 이중 344명이 전남지역 회원으로 전체의 약 30%를 차지했다.

이태식 회장은 “대한약사회를 비롯해 16개 시도약사회와 전국 각지 약사들이 진도 현장까지 달려와서 24시간 봉사약국에 근무한 약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봉사약국이 응급의료시스템에 약사직능의 역할을 대외적으로 확인시켜주는 자리였으며, 국가 재난시 의약품 공급·인력 수급 등 약사회 차원의 매뉴얼 마련을 강조했다.

◇ 2002년 이후 올해를 빛낸 인물 역대 수상자
2013년 이영민 대한약사회 부회장(약사회무), 김윤섭 유한양행 사장(제약), 김보원 부천시약사회장(개국), 임진형 대한동물약국협회장(약학), 김성규 한국의약품도매협회 부회장(유통), 김성진 전 약준모 회장(봉사)

2012년 이광민 대한약사회 정책이사(약사회무), 황규진 강남구약사회장(개국),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제약), 남상규 서울시의약품도매협회장(유통), 고경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공직), 박규동 대한약사회 학술이사(약학), 성수자 한국여약사회장(봉사)

2011년 송종경 인천시약사회장(약사회무), 최광훈 경기도약사회 부회장(개국), 김광호 보령제약 사장(제약), 오영석 태전약품판매 사장(유통), 임교환 동의공동한방체인 대표(약학), 김유곤 약사(부천 바른손약국, 봉사),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바이오)

2010년 김현태 경기도약사회장(약사회무), 김동근 서울 중구약사회장(개국), 조성환 조아제약 사장(제약), 엄태응 한국의약품도매협회 부회장(유통), 박정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DUR사업단장(공직), 이의경 숙명여대 임상약학대학원 교수(약학), 이병천 종로구약사회장(봉사)

2009년 옥태석 부산시약사회장(약사회무), 이성인 약사(인천 남동구 삼성약국, 개국), 허일섭 녹십자 회장(제약), 현수환 동원약품 회장(유통), 원희목 한나라당 의원(공직), 신완균 서울약대 교수(약학)

2008년 김구 대한약사회장(약사회무), 조구희 약사(경기 성남 오령약국, 개국), 차중근 유한양행 사장(제약), 한상희 서울시도매협회장(유통), 전혜숙 민주당 의원(공직), 김영중 서울약대 교수(약학)

2007년 조찬휘 서울시약사회장(약사회무), 박기배 경기도약사회장(약사회무), 정태형 약사(서울 송파구 월드프라자약국, 개국), 배신자 약사(부산 사하 남영사약국, 개국), 윤길준 동화약품 사장(제약), 김건승 이화약품실업 사장(유통), 서영거 서울약대 교수(약학)

2006년 이진희 경기 부천시약사회장(약사회무), 박찬두 한약조제약사회장·동작구약사회장(개국), 김정수 한국제약협회장(제약), 황치엽 한국의약품도매협회장(유통), 문희 한나라당 의원(공직), 전인구 동덕약대 교수(약학), 박영근 서울 영등포구약사회장(봉사)

2005년 권태정 서울시약사회장(약사회무), 김응일 약사(서울 중구 태평로약국, 개국),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제약), 조선혜 지오영 대표이사(유통), 김규원 서울대약대 교수(약학), 김종렬 대한불교약사회장(봉사)

2004년 박진엽 부산시약사회장(약사회무), 최경순 약사(서울 송파구 일송약국, 개국), 민경윤 한미약품 대표이사(제약), 주만길 한국의약품도매협회장(유통), 한오석 심평원 평가상임이사(공직), 손영택 덕성약대 학장(약학), 박영순 온누리건강가족복지회장(봉사)

2003년 원희목 대한약사회장 당선자(약사회무), 서광훈 약사(서울 종로구 정문약국, 개국), 이장한 제약협회 이사장(제약), 오수웅 태전약품 회장(유통), 최준식 전국약학대학협의회장(약학), 백경숙 불자보리약사회장(봉사), 약준모(대표 김성진 약사, 단체)

2002년 한석원 대한약사회장(약사회무), 김영식 약사(서울 성동구 대중약국, 개국), 유승필 제약협회 이사장(제약), 이창종 명성약품 회장(유통), 장준식 식품의약안전청 의약품안전국장(공직), 김창종 중앙대약대 교수(약학), 송창진 약사(전북 전주시 송약국, 봉사), 남수자 대한약사회 국제위원장(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