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앤팜법률사무소 박정일 변호사

오랫동안 약사사회의 발목을 붙잡았던 불합리한 약사법령 개선과 규제 완화를 위한 몸부림이 시작됐다.

18일 로앤팜법률사무소 박정일 변호사는 약사법 제정 60주년 기념 약사제도 미래발전 방향과 약사법 정책토론회에서 약국 관련 법령 개정과제를 제시했다.

박 변호사는 의약분업 원칙 구현, 약국관리, 약국경영, 약사 전문성, 약사법 위반행위 제재의 적성 등 크게 5개 분야별로 구체적이 법령 개선안을 설명했다.

우선 대체조제 용어에 대한 환자들의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기 위해 ‘동일성분조제’로 명칭 변경과 사후통보를 폐지하고, 적극적인 대국민 홍보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약분업 이후 지난 14년 현재까지 제출되지 않는 처방전의약품목록의 공개를 강제화할 수 있도록 미제출시 형벌을 부과할 수 법령 개정도 제시했다.

박 변호사는 “처방의약품목록이 제출되지 않아 일부 의원·약국간 담합, 특정약국의 처방전 집중심화, 잦은 처방 변경에 따른 리베이트 빌미, 약국 재고약 가중 등의 여러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의료기관에서 처방전 환자 주민번호 ***표시나 음영처리 등 조제업무가 불가능한 ‘불량처방전’을 발행하고 있어 의료법에 규정된 기재사항을 어길 경우 적절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또한 약사가 의심스러운 점의 확인이나 대체조제 사후통보를 위해 전화번호뿐만 아니라 팩스와 이메일주소를 필수 기재토록 하고, 처방전 2매 미발행시 제재 근거 마련 등 제도의 실효성을 강조했다.

특정 회사의 2차원 바코드 처방전은 의료기관과 약국간 유사담합행위 소지가 있는 만큼 표준화된 형식으로 발행하거나 발행을 금지하는 의료법의 개정을 주장했다.

만성질환자 중 15일 이상 반복 조제를 요하는 경우 의사가 처방전 재사용 허용 여부를 기록하고 가능한 횟수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처방전 재사용의 도입 검토를 제안했다.

▲ 18일 대한약사회가 주최한 약사법 제정 60주년 기념 ‘약사제도 미래발전 방향과 약사법’ 정책토론회

약국 관리와 관련해서는 전문약·일반약 구분진열 규정 삭제, 포상금 목적 팜파라치 신고 지급대상 제외 등도 법령 개선 대상이었다.

현재 처방전을 별도 보관시설과 잠금장치에 보관하는 것은 지나친 규제라며 외부인이 출입할 수 없는 구획된 공간이나 조제실에 보관할 수 있는 약사법 규정의 추가를 내세웠다.

향정신성의약품 조제·관리에 최선의 주의를 기울여도 오염·훼손, 분절시 파손 등 불가피한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만큼 재고량 차이 발생에 대한 제재 완화를 요구했다.

행정처분 규정을 삭제하고 재고량의 차이가 3% 이상인 경우에만 과태료를 부과하고, 3% 미만인 경우에는 과태료 부과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약국 경영 관련한 법령 개선 과제로는 약국의 불합리한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연고제·시럽제 소포장 공급 의무화, 불합리한 약국간 거래 금지 해소 등이 대두됐다.

여신전문금융업법의 우대수수료율 적용 범위를 약국으로 확대하거나 조제약 수수료를 요양급여비용으로 공단이나 수익자인 환자에게 청구할 수 있도록 관계 법령 개정을 대안으로 내놨다.

현재 심평원은 하나의 약국에만 차등수가 산정 인력으로 인정하고 있어 근무약사가 복수기관 근무시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실제 근무시간에 따라 차등수가제가 적용을 분명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18일 대한약사회가 주최한 약사법 제정 60주년 기념 ‘약사제도 미래발전 방향과 약사법’ 정책토론회

약사 전문성과 관련 법령 개선에는 최근 약사사회에서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는 한약사 일반약 판매 문제가 제기됐다.

박 변호사는 “약사법 제50조 제3항을 ‘약국개설자인 약사와 한약사는 각각 면허의 범위에서 의사의 처방전 없이 일반약을 판매할 수 있다’고 명확하게 규정해 입법 미비로 인한 혼란을 조속히 종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약사와 한약사가 100처방을 조제할 수 있지만 처방을 가감할 수 없는 등 한약조제 권한을 제한받고 있는 반면, 한약업사는 자유롭게 한약을 혼합·판매가 가능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

따라서 한약 활성화를 위해 이같은 고시의 한약조제 규정을 삭제해야 한다는 게 박 변호사의 주장이다.

이어 건강기능식품 소분판매 허용, 동물의약품 처방전 및 판매기록 보관기간 3년에서 1년으로 단축 등을 개선 과제로 지목했다.

박 변호사는 약사법과 의료법은 유사한 행위에 대체적으로 비슷한 수준의 형벌을 부과하고 있지만 일부 처벌규정이 의료법과 비교해 과도하게 처벌이 규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약국외 장소에서 의약품 판매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는 반면, 의료기관외 진료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불과해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 변호사는 “의료법에서 경미한 위반사항은 행정처분만으로 규범 준수를 강제하고 있다”며 “사후통보 누락 등 단순한 약국 관리상 하자에 대한 형벌 부과는 삭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경미한 사항은 행정처분이나 형벌을 부과하는 대신 과태료 대체하고 과태로 상한액 현행 1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증액해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변호사는 “과태료 처분과 중복된 행정처분 규정도 삭제돼야 한다”며 “시정명령제도 도입으로 경미한 사항은 스스로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