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아고라서 수의사가 또다시 동물약국을 비방하는 글을 게제해 두 직능간의 갈등이 재점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29일 동물약국측에 따르면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수의사가 동물약국을 폄훼, 비방하는 글을 게제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한 수의사가 실명으로 게제한 이 글은 약사의 ‘불법진료로 고통받는 동물들’이라는 제하 하에 약국에서 판 약으로 인해 동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 다음 아고라에 게재된 동물약국 비방 글.

여기에서는 동물병원을 찾지 않고 약국을 찾은 보호자에게 전문약을 판매하는 행위로 동물들이 증상이 심화되거나 사망한 사례를 예시로 들고 있다.

문제는 제시된 사례가 약국의 불법적인 행위 등을 지적하고 이를 일반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동물약국을 운영하는 한 약사는 “동물약국에 대한 부정적이고 편협된 의견으로 동물약국 전체를 비하하고 있다”며 “이 같은 사례를 통해 국내의 동물약국 사례가 비정상적이라는 식으로 내용을 호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 수의사의 비방이나 갈등의 골을 없애기 위해서 약사사회 내에서의 동물약 취급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약사법 시행규칙 13조를 보면 약사는 동물용의약품을 조제하는 경우에는 수의사 또는 수산질병관리사의 처방전이나 법 제51조제1항에 따른 대한민국약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지정하는 공정서 및 의약품집에 따라 조제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동물에게 의약품을 판매할 경우에는 동물약국 등록과 올바른 동물용의약품을 취급할 필요가 있으며 처방전에 의하지 않고서는 일반약과 전문약을 판매해서는 안된다.

대한동물약국협회 임진형 회장은 “이 글처럼 몇가지 사례만 가지고 동물약국을 비방하는 것은 잘못됐지만 일부 사례에서 보듯이 동물약을 취급할 때 주의를 가져야 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약국에서는 동물에게 인체용의약품을 투여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인체용약은 동물에 대한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만큼 원칙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맞다는 것.

임 회장은 “동물약의 경우를 쉽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취급을 위해서는 많은 공부가 필요한 만큼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