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월부터 의료기기로 통합되는 체외진단시약이 동물의약품 시장규모보다 10~20배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새로운 약국시장으로 개척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약사회지 가을호에 따르면 11월 10일부터 체외진단용시약 일반약 236개, 전문약 1,514개 등 총 1,750개가 의료기기로 분류돼 종전 전문약 영역의 제품도 약국 판매가 가능해진다.

회지는 진단시약의 규모가 동물용의약품보다 10~20배 클 것으로 예상했다. 동물약의 경우 시장규모가 100억원 미만이지만 진단시약은 2013년 기준 약 765억원, 4~5년 후에는 1,000억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플루엔자, 헬리코박터균, 잠혈, 간염, 폐경 등 20여개품목과 미약류 약물 테스트 등 상당수를 약국에서 취급이 가능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비록 약국에서 독점 판매하던 임신테스트기, 배란진단시약 등이 약국 밖으로 나갔지만 병·의원에서만 사용됐던 이들 진단시약의 확대가 약국 매출 증대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약국에서 활용 가능한 진단시약을 약사의 전문적인 상담과 연결시켜 질병의 예방·치료에서 진단영역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쓰리라이프존 서철환 대표는 소비자가 직접 체크한 진단 내용을 갖고 환자의 상태를 설명할 수 있는 전문적 지식을 약사가 갖춰야 한다며 의료기기상이나 편의점 등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체외진단시약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우선 관련 법령의 이해와 진단시약의 사용방법, 특성, 체크내용 해석 등을 설명할 수 있는 기초지식을 갖춰야 한다.

체외진단시약의 사용은 소비자가 직접 사용해야지 약사가 대행할 경우 의료법 위반 행위에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약국에서 취급 가능하도록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혈당 스틱처럼 향후 건강보험 적용까지 모색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실제 경기도 한 개국약사는 체외진단시약이 확대되면 약국 매장 내에 체외진단시약 전문 코너를 신설할 계획이다.

약사사회의 자체적인 대비도 한창이다. 지난 7월 발족한 약사진단시약연구회는 약국 취급 제품의 약사교육과 제품의 유통관리 등을 준비하고 있다.

연구회는 약사들의 이해와 교육을 넓히기 위해 체외진단시약 교재 개발을 추진 중이며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약사교육은 물론, 약국에 필요 정보를 제공할 방침이다.

김성모 회장은 “소비자의 자가테스트 결과를 제대로 설명하고 이해시킬 수 있는 역할은 약사가 적임자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회원들이 이 점을 모르고 있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체외진단시약이 편의점 등에서 판매되더라도 약국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며 “편의점에서는 진단결과를 설명하기 어렵지만 약국에서는 약사의 전문지식으로 조언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