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설출혈열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인 ‘한타박스’가 24년간 임상시험에서 유효성을 검증하지 못한 채 사용돼 왔다며, 조속한 시일내에 효과 검증을 마쳐야 한다고 주장이 제기됐다.

7일 국회 보건복지위 양승조 의원(새정치민주연합·천안 갑)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양승조 의원에 따르면 신증후군출혈열 예방백신인 ‘한타박스’(국내 최초의 신약)는 1990년 3상 임상시험을 실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군 10만명을 대상으로 제 3상 임상시험을 실시토록 하는 조건아래 허가 됐으나 아직까지 3상 임상을 통해 유효성을 검증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증후군출혈열은 제3군 법정 전염병으로서, 남북한을 비롯해 중국(40만 명), 러시아(1~2만 명), 동남아 및 유럽에서 수십 년 전부터 발생헸으며 세계적으로 매년 약 50만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약 4~7%가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원실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제출한 발생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1,261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중 18명이 사망(군인 2명 포함)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보건복지부가 제출한 역학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3년간 백신을 접종했음에도 전체 역학조사자의 16.5%에 달하는 193명의 환자가 신증후군출혈열에 감염됐으며 발병자의 백신접종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경우도 167명으로 14.3%에 달했다.

아울러 식약처(당시 청)는 2000년에도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예방접종심의위원회, 국립보건원 등과 전문가회의까지 열고 백신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해당기업이 최초 허가 당시(1990년) 부여된 조건부 허가를 이행토록 결정한 바 있으며 ‘허가조건으로 승인된 임상시험계획서에 따라 임상시험을 실시하고 동 변경허가 일로부터 1년이 경과한 시점마다 그 중간실적(결과)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제출’토록 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14년이 경과한 현재까지 임상시험을 통해 ‘한타박스’의 효과를 검증하는 데 실패했다.

이처럼 효과를 검증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식약처는 올 4월 ‘중앙약사심의위원회 및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위원회 합동 자문’에서 “적정한 임상시험을 신속하게 디자인하여 백신의 효과를 증명하고, 그 동안은 기존 백신을 사용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어 지난 5월에는 ‘새로 승인된 임상시험계획서에 따라 임상시험을 실시하고 동 허가변경일 이후 39개월이 되는 날(2017.08.15.)까지 그 결과를 제출’하는 것으로 허가조건을 변경하는 것에 그쳤다.

양승조 의원은 “사망률이 높은 신증후군출혈열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이 허가받은 지 24년이 넘도록 임상적 유효성을 검증하지 못한 채 사용되고 있는 것은 주무당국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책임을 방기해 온 결과”라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최근 신증후군출혈열 사망자가 계속 발생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조속한 시일 내에 효과 검증 작업을 마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작년 9월 5일 정홍원 국무총리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미래부, 산업부, 외교부, 식약처 등 관계 부처합동으로 ‘백신산업 글로벌진출 방안’을 발표하면서 2020년까지 백신자급률을 80%(현재 30%)로 올리고 글로벌 진출을 통해 우리나라를 세계 5위의 백신강국으로 적극 육성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