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중외제약 헬스케어사업본부 윤범진 본부장이 한때 중외제약 개발본부에서 동고동락하다 서울제약에서 구강붕해필름 프로젝트를 주도하며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는 서동철 이사(서울대약대 89)에게 릴레이 바통을 넘겼다.

서동철 이사가 서울제약에 입사한 시기는 2010년 말. 회사에서 구강붕해필름 프로젝트를 막 시작한 때였다. 사업기획팀장을 맡아 구강붕해필름 기술을 이용해 시장성을 갖춘 제품을 기획하고 이를 회사의 수익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그의 주요 업무 중 하나다.

구강붕해필름 프로젝트 주도

▲ 서울제약 사업기획팀 서동철 이사

“서울제약은 R&D에 있어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구강붕해필름은 그 주요 성과 중 하나죠. 이 기술은 복용과 보관이 간편하고 복약순응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합니다. 특히 유소아들이 먹는 시럽제의 경우 정량을 복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는데 구강붕해필름이 이같은 문제를 해소할 수 있습니다.”

서울제약은 발기부전치료제인 실데나필시트르산염 구강붕해필름을 개발해 화이자제약과 국내 판권 계약을 체결한 것을 비롯해 지난 7월에는 대만 Center Laboratories사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구강붕해필름 치매치료제와 정신분열증치료제를 개발해 파트너링을 진행 중이고 항구토제와 해열진통제 개발도 준비 중이다.

한정된 인력과 자원으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 만큼 연구원들의 노력을 수익으로 연결시키려는 서 이사의 열정도 뜨겁다.

그래서 구강붕해필름 발기부전치료제를 개발해 화이자제약과 66억원 규모의 국내 판권을 체결했던 일을 가장 가슴이 뿌듯했던 순간으로 꼽는다. 이 일로 지난 2013년에는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열정·추진력 갖췄다면 로컬제약사가 기회

서동철 이사는 “서울제약은 R&D 집중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약사들의 전문적 지식이 필요하다”며 “시장 트렌드를 읽고 어떤 제품이 부각될 것인가를 파악하는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산업 약사는 약국이나 병원에 비해 약사를 필요로 하는 분야가 많고 스스로 도전해 볼 수 있는 분야도 많다”며 “전문적이면서도 다양한 분야에서 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로컬제약사들의 약사 수급 문제는 만만치 않은 일이다.

“지금 로컬기업들은 약사 수급 문제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다국적 기업들을 많이 가는데 이해는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많습니다. 자신이 무엇인가 얻고자 하고 이를 해볼 수 있는 기회는 로컬기업에서 더 많습니다. 열정과 추진력이 있다면 오히려 로컬기업이 낫지 않나 생각합니다.”

산업약사, 가장 필요한 것은 ‘열정’

그가 산업체에서 근무하는 약사들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으로 꼽은 것은 ‘열정’이다. 여기에 추진력과 인내를 가지고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산업 약사로서 실력을 갖추는 것은 기본이겠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약국이라는 선택지가 있다는 점도 오히려 산업체에서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는 데 한계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진로를 결정했다면 일에 대한 열정과 함께 일을 끝까지 밀고 나가 마무리할 수 있는 추진력, 이를 뒷받침할 인내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산업약사로서 성공할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입니다.”

열정·인적 네트워크 결합 향후 성과 관심

서동철 이사는 앞으로의 꿈을 묻는 질문에 “나이가 들어서도 세계를 돌아다니며 쓸만한 제품을 찾아 회사에 리뷰를 제출하는 분들이 있다”며 “제약사에서 수십년간 쌓아왔고 쌓아갈 지식과 경험을 할아버지로 불리는 나이가 되어서도 사용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회사와 정년을 넘은 전문인력의 니즈가 만나는 접점이 있을 것”이라며 “이를 시스템화 한다면 국내 제약사들의 경쟁력을 높이는데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서동철 이사는 서울대약대에서 학사와 석사(위생화학) 과정을 졸업한 후 시작한 제약사 생활이 벌써 20년이 됐다며 경력이 쌓일수록 네트워킹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제약개발연구회와 개발약사연합회 회원으로도 활동 중인 그가 열정으로 써나갈 미래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