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복약지도는 약사의 전문성 실현과 신뢰성 확보 등 ‘장인의 손길로 만든 수제 명품’이라면 서면복약지도는 ‘저가의 짝퉁 기성복’에 불과하다는 비교 표현이 눈길을 끌고 있다.

대한약사회 강봉윤 홍보위원장은 지난 24일 대전 대전 평송청소년문화센터에서 열린 연수교육 미이수자 보충교육에서 구두복약지도의 중요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강 위원장에 따르면 구두복약지도는 약사가 판단 하에 환자에게 필요한 사항만 콕 짚은 맞춤형 복약지도라는 점일 뿐만 아니라 조제약 이중검색으로 조제오류를 방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구두복약지도가 약사의 전문성과 환자의 신뢰성 확보, 조제오류 방지 등 장인의 손길로 한 땀 한 땀 만든 수제명품이라면 서면복약지도는 저가의 짝퉁 기성복에 비유했다.

즉, 서면복약지도가 약사의 구두복약지도를 결코 대체할 수 없다는 것. 복약지도는 구두를 기반으로 소아과·만성질환 처방 등 보조적·제한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약국 현장에서 서면복약지도에 의존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며 자칫 의약품 택배배송, 일반약 온라인 판매, 약물 오남용 증가 등에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무엇보다 서면복약지도는 천편일률적이고 형식적인 복약안내문으로 환자 개인 특성에 맞는 복약지도가 불가능해 정작 중요한 부분을 빼먹을 수 있는 위험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진정성도 없고 형식적인 복약안내문은 환자들에게 외면당하기 십상이일 뿐만 아니라 환자 프라이버시가 노출돼 환자들이 싫어할 것이라는 게 강 위원장의 주장이다.

최근에는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게 처방되는 메토트렉세이트의 경우 복약안내문에 ‘항암제’로 표기돼 불필요하게 곤란을 겪은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신경성통증에 주로 사용되는 에트라빌이나 가바펜틴도 우울증약이나 간질약 등으로 분류돼 심심치 않게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서면복약지도는 약사가 아니라도 누구나 출력이 가능해 약사직능의 무용론을 초래할 수 있어 반드시 약사만의 영역 중의 하나인 복약지도를 편리성에 내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구두복약지도가 중심이 되면 서면복약지도에 따른 프린터 잉크값과 용지 등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봉윤 위원장은 “약국에서 구두복약지도를 위주로 하되 서면은 보조적이나 제한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며 “복약지도는 약사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