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교육 놓치지 않은 한양대 약대 설리반 선생님

지난호 릴레이인터뷰의 주인공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이연주 약사가 신약 개발 연구에 몰두하면서도 다양한 인재 양성을 꿈꾸는 한양대학교 약학대학 남태규 교수(서울대 89학번)에게 릴레이 바통을 넘겼다.

남태규 교수는 국내·외에서 연구를 주로 진행하다가 한양대학교 약학대학 신설과 함께 교육자의 길을 걷게됐다.

HTS 시스템 구축 등 연구에 열정
남 교수의 본격적인 연구는 석사 과정을 마친 후 LG생명과학(당시 LG화학)에서 국산신약으로서 최초로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퀴놀론계 항생제인 Factive의 개발에 참여한 것이 그 시작이다.

이 후 미국으로 건너가 환경학, 독성학 등을 전공하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스크립스 연구소에서 박사 후 과정을 통해 HTS(초고속 약효 검색)시스템을 배우고 국내로 돌아온다.

여기서의 경험은 이후 그의 연구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그는 국내에서 수원 경기 바이오 센터에서 HTS 시스템 구축 사업에 참여했으며 스크립스에서의 기술 이전을 통해 척수 손상 및 신경세포 재생 등을 연구하기도 했다.

그는 “HTS 시스템은 제약기업의 지원 업무로 신약개발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연구자들끼리는 ‘신약의 시드(씨앗)를 찾는 사업’이라고 표현한다”며 자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렇게 연구에 매진하던 그는 교수로 여전히 연구에 대한 끈을 놓지는 않았다.

실제로 현재 영남대 약대·한양대 약대·휴온스 연구소가 공동으로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

이번 연구는 휴온스가 초기단계의 합성신약에는 처음 투자하는 것으로 그 기대치가 상당히 높은 상태다.

“이번 연구는 영남대 약대에 교수님 두분과 함께 연구하던 것을 정리해 발표하는 과정에서 관심을 받게 된 것이죠. 아직은 초기 단계이지만 좋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어요.”

우수한 인재 양성이 목표
이처럼 연구에 몰입하지만, 교수가 된 후에는 교육을 통해 우수한 인재를 양성해야한다는 고민이 늘어난 상태다.

현재 한양대 약대에서 신약 개발 및 합성신약·유기 화학을 담당하고 있는 그는 처음 2년동안은 수업 준비만으로도 바쁜 시간을 보냈다.

또한 신설 약대인 만큼 내부적인 규정이나 앞으로의 계획 등을 세워 나가는 과정 역시 그에게 어려움 중에 하나였다.

▲ 남태규 교수가 학생들에게서 받은 설리반 교수상.

이런 노력의 결과로 최근 학생들이 헬렌 켈러의 스승으로 유명한 설리반 선생의 이름을 따 만든 설리반 교수상을 받았다.

그는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해줘야겠다는 마음으로 수업을 진행했는데, 학생들이 인정해 주는 것 같아 기쁜 마음이 들었다”며 뿌듯함을 전했다.

남 교수는 또 “사실 제일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졸업한 학생들이 ‘학교에서 뭘 배운거야’라는 소리를 듣지 않는것”이라며 교육자로서의 학생들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남태규 교수는 이런 교육에 대한 열정과 애정 탓에 학생들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기도 한다.

그는 “약대가 6년제가 된 것은 찬성하고, 임상약학이 중점으로 되는 부분 역시 찬성하고 좋게 평가한다”며 “하지만 너무 약사 자격증만을 위해서 연구나 다른 방향을 고려하지 않고 너무 한길만 가는 것 같아 걱정이다”고 안타까워했다.

또한 6년제 전환 이후 임상약학에 대한 중요도가 올라간 것에 대해서는 찬성하지만 국시의 비중에 따라 임상에만 너무 몰입하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학생들 다양한 분야로 진출 필요해
그는 약대 6년제 시행 후 약사 인력이 늘어날 것이 예측되기 때문에 연구나 제약산업, 외국으로 진출 등 다양한 방향으로 진로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실제 경험인 미국 진출 등을 설명하거나 실제 경험을 가진 교수에게 자문을 구하도록 조언하고 있다는 것.

이와 함께 앞으로의 국내 신약 개발 등 연구 부분으로의 학생들의 진출에 대한 기대감도 표현했다.

이를 위해 대학원생들과 함께 연구실에서 연구에 열중하고 있다. 또한 현재 학부생임에도 연구에 함께 참여하는 학생도 있어 이런 기대감을 고조 시키고 있다.

▲ 남태규 교수의 연구실 식구들과 함께

그는 “처음부터 연구할 생각은 아니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방학 중 참여한 연구에서 기대할 만한 성과를 냈다”며 “현재 연구 성과를 정리가 끝난 상태로 논문 발표를 남겨두는 만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세계적으로 자랑할만한 제약산업이 될려면 국제 경쟁력이 있는 신약이 필요하다”며 “연구 등에 재능 있는 친구들이 이런 방면으로 나가 글로벌 신약 개발 등에 참여하고 신약 개발에 앞장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튀는 학생들이 나왔으면 한다. 튄다는 것은 사실 열정이 넘친다는 의미기도 한데 요즘 학생들은 열정적인 점이 좀 부족한 것 같아 아쉽다”며 “연구를 하거나, 개국을 하더라도 사실 정열을 쏟아서 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학생들의 열정적인 모습을 보고싶다”고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