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국약사로서 지역주민의 건강을 챙기면서도 법인약국 저지를 위해 회원들의 힘을 모으고 있는 최일혁 고양시약사회장이 다음 릴레이 인터뷰이로 고양시약사회 마라톤동호회 건달파마의 회장을 맡고 있는 청구약국 박용식 약사(서울대약대 77학번)를 추천했다.

시작 3개월만에 마라톤 풀코스 완주

박용식 약사가 마라톤을 시작한 지 올해로 10년째가 됐다.

▲ 청구약국 박용식 약사

박 약사가 마라톤을 하게 된 계기는 2005년 대학 선배인 양만규 약사가 같이 마라톤을 해보자는 제안을 받으면서다.

당시 박 약사는 가끔씩 약국에 인접한 호수공원을 한 바퀴씩 달리곤 했다. 약 4.8㎞ 정도의 호수공원을 돌고 나면 가빠오는 숨을 진정시키기 바빴다. 당연히 자신의 몸상태에서 마라톤을 뛴다는 것은 엄두도 나지 않는 일이었다.

고민 끝에 2005년 3월 6일 서울마라톤클럽이 주최한 대회에서 선배약사와 함께 하프코스(21.0975㎞)에 참가해 완주에 성공했다.

“대회 전에 한 연습이라곤 선배와 함께 2~3번 호수공원을 2바퀴씩 달린 게 전부였어요. 선배와 함께 달리니 별로 숨이 차지도 않고 뛸 수 있더라구요. 마라톤 하프코스를 완주했을 땐 정말 재밌었어요. 완주했다는 성취감도 있고 기록증과 메달을 받았을 때 뿌듯하더라구요.”

이후 한달에 2번씩 마라톤대회 하프코스를 달리는 것으로 훈련을 대신하면서 같은해 6월 15일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했다. 박 약사가 풀코스를 완주한 기록은 3시간 57분 23초. 풀코스 첫 도전에서 서브포를 달성한 것이다.

“보통 마라톤을 시작한 후 빠르면 6개월에서 1년 뒤에 풀코스에 도전하는 게 일반적인데 마라톤을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풀코스를 뛴 것은 지금 생각해보면 무모하기도 했던 것 같아요.

마라톤은 정직한 운동, 인생과 닮은꼴

그동안 마라톤 풀코스를 42번 완주한 박 약사에게 마라톤이란 어떤 것일까?

“마라톤은 정직한 운동이예요. 달릴 때마다 굴곡도 있고 힘들 때 참고 달려야 하는 것은 인생과 닮았죠. 쉽지 않기 때문에 도전하는 것이고, 힘들지만 극복할 수 있을 만큼이기 때문에 계속하는 거죠.”

▲ 2012 동아일보공주마라톤대회에서 첫 서브쓰리를 달성하고 받은 인증서를 들어보이는 박용식 약사.

달리는 재미에 빠진 박 약사는 지난 2007년 11월 서울울트라마라톤대회에 참여한 것을 비롯해 2011년 6월에는 불암산에서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으로 이어지는 2011 런다오산종주 산악울트라대회에 참가해 10시간 46분 14초라는 준수한 기록을 내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12년 10월 7일 열린 동아일보공주마라톤대회에서 꿈에 그리던 서브쓰리를 달성했다. 기록은 2시간 59분 39초. 당시 받은 인증서를 꺼내 보이는 박 약사의 얼굴에 뿌듯함이 묻어났다.

이어 같은해 11월 4일 열린 중앙서울마라톤대회에서도 2시간 59분 37초를 기록하며 연이어 서브쓰리 달성에 성공했다.

훈련한 이들이 있어 서브쓰리 달성

서브쓰리를 달성할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박 약사는 “서브쓰리는 혼자 해서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일산호수마라톤클럽 회원들과 함께 한 야소800 훈련이 든든한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가 2007년 가입한 일산호수마라톤클럽에는 일명 고수들이 많다. 그는 그곳에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일요일 훈련을 한다.

2012년 동아일보공주마라톤대회를 앞두고 클럽회원 5~6명이 매주 화요일 새벽 5시 고양종합운동장에 모여 미국의 바트 야소가 고안한 훈련법 ‘야소800’을 소화했다. 야소800은 800m를 빠른 페이스로 달리고 그 시간은 같은 시간 동안 400m를 천천히 달리며 회복하는 것이 한 세트다. 박 약사는 인터벌 훈련을 하는 매주 화요일 6세트를 시작으로 10세트까지 훈련량을 늘려가면서 마라톤 풀코스를 준비했다. 그 결과가 서브쓰리 달성이었다.

70세 넘어서도 달리는 행복 느끼고파

박용식 약사는 지난 2007년 고양시약사회 마라톤동호회 건달파마(건강하게 달리는 약사들)의 결성을 주도하면서 지금까지 회장을 맡아오고 있으며 현재 13명의 회원과 함께 매주 일요일 오전 6시면 호수공원에 모여 4바퀴(약 20㎞)를 함께 달리는 훈련을 하고 있다.

같은해 가입한 일산호수마라톤클럽에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일요일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화요일에는 인터벌훈련, 목요일에는 템포런 훈련, 일요일에는 LSD(Long Slow Distance)로 30~40㎞를 달리는 훈련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다친 아킬레스건이 다 낫지 않았지만 그의 마라톤 훈련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마라톤의 재미에 푹 빠진 박용식 약사의 꿈은 무엇일까?

“70세를 넘어서도 달릴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아요. 그러기 위해 노력하고 있구요. 또 하나는 지금 당장은 꼭 가고 싶다는 생각이 없어 미뤄두고 있지만 10년 내에 보스턴마라톤대회나 런던마라톤대회 등 해외 유명마라톤대회에서 한 번 달려볼 생각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