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회원 소통과 회무 감시·감독 역할에 충실

한국제약협회 이사장에 동아제약 김원배 사장이 선출됐다.

한국제약협회는 지난 22일 오전 협회 4층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개최하고 제10대 이사장에 김원배(65) 동아제약 사장을 선출했다. 이사장 선출방식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윤석근 이사장이 중도하차한지 4개월여 만이다.

정부와 빠른 소통에 주력

김원배 신임 이사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약산업이 규제산업이기 때문에 제도와 마찰이나 불협화음이 일어나서는 발전하기 힘들다. 그래서 정부와 소통이 중요하다”며 “어떤 제도가 형성되기 이전에 제약협회 의견을 전달하고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편을 찾을 수 있도록 정부와 빨리 소통을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국내 제약업계가 글로벌시장에서도 통하는 기술을 갖추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미흡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현재 해외 사업을 많이 넓혀가면서 느끼게 된 것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제약산업같이 기술 자립을 한 나라가 선진국 외에 별로 없다는 점이 그것입니다. 이것은 한국 제약산업의 업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것이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고 국민들에게도 제대로 평가되지 못하고 있어 아쉬움이 큽니다.”

그는 “제약산업의 과열경쟁에 대한 것만 알려져 있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제약협회가 이 부분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인식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정부와의 갈등에 대해선 사전대처가 미흡했다는 입장도 드러냈다.

“사전 대처를 하기 위해서 제약계 의견을 잘 집합시켰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이해관계가 있어 쉽지 않았습니다. 그걸 설득하고 이해시켜 사전대처를 하면 정부에서도 극단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겁니다. 여러가지 기회와 조정이 있었는데 그런 것들이 다 지나가버렸죠. 이해관계가 상충된 것을 전 제약산업의 측면에서 이해와 해결하는 것이 이사회가 할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사회, 협회 주요 의사결정에 주력

김 이사장은 “협회가 회장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이사장이 주목받게 되면서 마찰이 생겨나고 이로 인해 훌륭한 분들이 고사를 하게 됐다”며 “협회 정관을 보면 회장은 협회 대표이고, 이사장은 이사장 역할을 한다고 돼 있는데 이는 이사회 의장 역할을 하면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현재 바이오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데 중요한 의사결정만 맡고, 이사회를 일년에 서너번 정도만 하면 된다”며 “이사회의 역할은 제약협회의 주요 의사결정이고, 정관에 정해진대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사장의 역할과 관련해서는 “연간 예산이나 임원의 선임, 회장의 업무를 감시·감독하는 것과 회장의 회무를 지원하는 것이 이사의 역할이고 이사장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회장이 하는 집행부의 업무를 감시·감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일단 업무를 비판하고 평가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이사회에서 협회의 중요한 사업계획이 정해지는데, 이에 대한 진행사항을 보고받고 잘 진행됐는지를 충실히 평가해 나가겠다”며 “이사장이 주목받지 않음으로써 회장이 주목받고 회무 지원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사회 운영방향에 대해선 “협회 집행부의 업무 추진이 미흡할 경우 이사회에서 그 방향을 바로잡아 회무에 반영해야 한다”며 “이사회에서 의견 개진이 잘 돼야 하고,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분위기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이사들을 편안하게 해줘야 자유로운 이야기가 나온다”며 “업체 간 경쟁 때문에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하지 못했는데, 전체 제약산업을 위해 가야 한다면 따라가야 하는 문화도 필요하지 않은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협회라는 것은 내재돼 있는 회원사의 진정한 의견을 어떻게 잘 끄집어내고 수확해서 반영시켜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며 “모든 회원사들에게 의견을 충분히 들어서 이것이 제약회사 내에서도 몇몇 회사에 유리하다던지, 그런 것보다는 한국 제약산업을 위해서 이것이 옳다 그르냐를 생각하는 사람이 중요하다.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협회 회무의 감시·감독 역할과 함께 정부 및 회원과의 소통에 주력하겠다는 김원배 신임 이사장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