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릴레이 인터뷰의 주인공 유정수 한국TEI 대표가 중앙대약대 병태생리학 실험실 후배이자 병리원우회(중앙대약대 석사 모임) 회장과 총무로 발을 맞추고 있는 코오롱제약 최윤석 개발본부장에게 릴레이 바통을 넘겼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 즐겨”

“제약의 매력은 굴곡이 계속 있어왔지만 결국 돌파구를 찾아내는데 있는 것 같아요.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새로운 것에 도전해가는 제 자신과 궁합이 잘 맞는 부분이죠.”

코오롱제약 최윤석 개발본부장(중앙대약대 83)은 지금도 제약업계가 정부의 일괄 약가인하 추진으로 맞은 위기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힘을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제약업계가 새로운 대책을 내놓기도 어려울 정도로 지금은 너무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 게 사실이죠. 그래서 제가 있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 즉 시장성 있는 제품을 발굴해 새롭게 내놓음으로써 조금이나마 힘을 낼 수 있도록 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최 본부장은 대학교에 입학한 후 김창종 교수의 병태생리학 실험반에 들어가 다양한 실험을 하게 되면서 중앙대약대 대학원에 진학해 약품미생물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자연스레 석사과정을 밟게 됐다는 그는 박사 학위를 따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공부를 더 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며 웃음으로 눙쳤다.

“당시에 들었던 얘기가 석사과정은 공부를 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고 박사 과정이 정말 공부를 하는 것이라는 말을 들었어요. 하지만 석사를 마치고 일을 하게 되면서 박사 과정을 시작하기가 쉽지 않았죠. 아마 연구소에 계속 있었다면 박사과정을 밟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겠지만 이후 개발부로 옮겨 지금까지 쭉 한길을 걸어오면서 박사 학위에 대한 필요성을 크지 느끼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는 석사를 마치고 병역특례로 삼진제약 연구소에 들어가 약효 스크리닝을 담당했던 것이 지금 제약업계와 인연을 맺어오게 된 계기였다. 이후 현대약품, 중외신약 등을 거쳐 코오롱제약에 둥지를 틀게 됐다.

최 본부장은 자신에 대해 새로운 영역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고 말했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요. 급하게 서두르지는 않지만 새로운 것을 만나면 한발한발 그것에 다가가는 것을 좋아해요. 사람들이 흔히 얘기하는 느끼한 것도 좋아하구요.”

그는 매일매일 조금 서둘러 출근하고, 저녁에 좀더 늦게 퇴근하면서 회사의 골프연습장과 헬스장에서 운동을 즐긴다.

“출퇴근 시간에는 차가 너무 막히잖아요. 그래서 아침에 조금 일찍 나오고 저녁엔 조금 늦게 퇴근해요. 급한 업무가 없을 때면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하곤 하죠.”

현재 병리원우회(석사과정) 총무를 맡고 있기도 한 최 본부장은 신년과 스승의 날에 정기모임을 갖는 일이 주요 행사다.

모임 때면 10~20여명의 동문이 모여 관련업계의 소식부터 개인의 소소한 일상들을 얘기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현재 3년째 총무를 맞고 있다는 그는 정기모임 외에도 가끔씩은 친한 동문들과 저녁 자리를 갖기도 하지만 개국한 동문들과는 시간이 잘 맞지 않아 자주 보지 못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한 제약업계와 연을 맺어준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병태생리학교실 동문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동문회는 매년 봄이면 재학생들과 체육대회를 열고 함께 땀을 흘리고 부대끼면서 서로 간의 정을 나누고 있다.

지난해에는 김창종 교수의 정년퇴임 기념 논문집 및 문집 봉정식을 열기도 했다.

세계 일주, 계획만으로도 설렌다

여행을 좋아한다는 최 본부장은 2년 전 고등학생과 중학생인 두 아들과 아내, 네 가족이 함께 했던 선운사가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학원 중심의 생활로 명절에도 숨돌릴 틈이 없는 아들들과 용케 시간이 맞아 당일치기 식으로 다녀온 여행이었지만 오랜만에 함께 한 가족여행이 커다란 즐거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최 본부장은 지금 당장은 바쁜 일상으로 어렵겠지만 앞으로 시간이 되면 아내와 함께 세계일주를 하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항공 마일리지로 세계 5곳을 갈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더라구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내와 함께 세계 일주를 하고 싶어요. 여행은 가서 새로운 것을 만나고 교감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여행을 떠나기 전에 계획을 짜는 것도 재밌잖아요. 아내와 방문할 도시를 정하고 그곳에서 어떻게 함께 보낼 지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고 계획을 짜게 될 일이 기대돼요.”

세계일주를 하겠다는 생각을 마음 속에 담고 하루하루의 일상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그의 모습에서 급변하는 약업계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나가고 있는 민초약사들의 모습이 오버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