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천연물의약품 개발 제도·시스템 정비 주력

세계적으로 천연물을 이용한 의약품 개발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정부출연연구소, 지자체, 기업, 대학 등 산·학·연·관이 총망라된 천연물의약품연구회가 지난 23일 공식 출범했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산하 천연물의약품연구회 회장을 맡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의약연구소 이형규 박사를 만나 연구회의 활동방향 및 국내 천연물의약품의 전망 등에 대해 들었다.

이형규 회장은 “현재 다국적제약사를 비롯해 중국 등이 천연물의약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연구회는 글로벌 천연물의약품 개발을 위해 국내에 필요한 제도와 시스템을 고민하고 정책을 개발해 나가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좋은 약을 만들어서 개발하려고 해도 사회적으로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제도와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필요 없어서 생각하지 못했을 지라도 지금은 필요한 시점”이라며 “현장에서 사람들의 생각을 모아서 정부에 건의를 하고 하나의 정책을 시행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고 그 역할을 연구회가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천연물의약품 개발시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거나 덜어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이런 제도가 필요하다고 알려줘야 한다”며 “새로운 제도를 통해 국민의 안전성이 확보되고 경제적인 장점이 있다는 점 등을 정부 측에 얘기를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천연물의약품은 원료를 어떻게 표준화하고, 동등성을 입증할 것인가가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라며 “정확하게 표준화만 잘 되면 글로벌시장 진출이 가능한 만큼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국이 천연물에 대한 전통의학적인 정보량 뿐만 아니라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어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아직은 우리가 기술적으로는 조금 앞서 있어 서둘러 하면 선점 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다국적제약사들은 이미 천연물 분야를 확대해 가고 있다”며 “다국적사들이 예전에는 천연물 연구를 안하겠다고 선언했는데 다시 천연물 쪽을 하고 있는 이유는 새로운 시장을 통하는데 굉장히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국내에는 모든 제약기업들이 천연물 쪽에 다 관심이 갖고, 이미 시작한데도 많이 있다”며 “2008년, 2009년, 2010년 임상 승인신청건수를 보면 매년 배로 늘어나는 추세다. 지금 엄청난 흐름에 들어와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천연물의약품의 성공확률을 높이는 방법이 무엇이냐가 고민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식약청이 관련기준에 글로벌시장 수준에 맞추면 현재 기업들이 너무 힘들고, 지금 제도로 간다면 글로벌시장으로 갈 때 또다시 연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천연물의약품 개발시 양쪽의 토끼를 같이 잡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형규 회장은 “천연물의약품 개발시 대만이나 중국 등은 기존 처방을 변형하거나 새로운 처방을 만들어 임상을 진행 중”이라며 “문헌에 나와 있는 처방은 누구나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독점력을 높여 시장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기존 처방을 변형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연구회에는 출연연, 지자체, 기업, 대학 등 77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