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바로 알기 교육은 약사의 사명

“지난 2005년 녹색소비자연대에서 실시한 의약품안전사용강사 교육을 참여한 적이 있다. 그런데 교육에는 간호사, 보건교사 등 약사가 아닌 분들도 있었다. 게다가 간호사가 의약품 안전사용 교육을 하고 있다는 소리에 이는 약사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더욱 사명감을 갖고 교육에 참석했다”

현재 중구약사회 약 바로 알기 교육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영숙 약사(인우약국)는 의약품 안전교육의 첫 출발을 이렇게 회상한다.

지난해 250회 3만1,700여명 교육
당시 녹색소비자연대의 교육은 정 본부장에게 새로운 전망을 제시했다. 그동안 마약퇴치 교육을 하다보면 ‘~해서는 안 된다’는 식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시키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의약품 안전교육은 정반대의 분위기를 보여줬다. 바로 긍정적인 마인드 접근하는 것인데 그것이 올바른 약의 사용법이었다. 예를 들면 무엇을 하지 말라는 식이 아니라 약은 이렇게 또는 올바로 복용해야 한다는 교육방법이다.

특히, 약사가 아닌 간호사, 보건교사 등이 의약품 안전사용에 대해 교육하고 있다는 것은 약사인 그에겐 자극이었다. “약에 대한 교육은 약사의 몫이라고···” 되뇌었다.

이는 지난 2008년 중구약사회 약 바로알기 교육으로 본격 이어졌다. 구약사회도 이 교육을 여약사위원회 중점사업으로 삼을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고 한다.

정 본부장은 “지난해 약 바로 알기 교육을 얼마 하지 않은 것 같은데 집계를 해보니 250회에 걸쳐 어린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약 3만1700여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다”며 놀라는 눈치다.

왜냐하면 현재 10명의 약사가 강사로 나서 교육을 담당하고 있지만 약국을 경영하는 처지라 짬을 내기가 솔직히 어렵기 때문이다.

셀프메디케이션! 그래서 중요하다
정 본부장에 따르면 자신은 부부약사라 다행이지만 근무약사가 없는 강사는 올바른 약물 사용 교육을 위해 약국 문을 닫고 강의에 나설 정도이다.

40분의 강의 시간이라 할지라도 준비시간, 가는 시간, 교육시간, 다시 약국에 오는 시간 등등 따지면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일임에도 약 바로 알기 교육에 대한 열의가 높다.

정 본부장은 “올바른 약 사용에 대한 교육을 비약사가 하고 있다는 것은 약사사회가 반성할 부분”이라며 “이는 약사들이 사회에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한다.

물론 약국경영 때문에 마음먹은 만큼 발 벗고 나서기는 힘든 점은 있지만 교육을 할 때마다 필요성을 절감한다. 정 본부장은 약 바로 알기 교육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우리가 기초적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교육받는 사람들의 대부분에게는 전문적인 내용으로 비춰진다. 최근에는 셀프메디케이션이 한 자리를 차지하면서 교육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교육현장에 나가보면 노인들의 중복복용 사례는 다반사다”

특히,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은 미래 지향적이다. 약은 장난감이 아닌 반드시 어른 손을 거쳐야 한다는 사실을 어린이들 머릿속 한구석에 단단히 붙잡아 넣기 때문이다.

약 바로 알기, 약사직능의 사명감
정 본부장은 “어린이들이 강의 내용을 잘 모를 것 같지만 오히려 질문도 많을뿐더러 훗날 이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기억 속에 하얀 가운을 입은 약사가 열심히 이야기한 기억을 되살리며 약을 함부로 먹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노인들은 자신과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 약사들이 올바른 약 사용을 알려주니 더욱 신뢰성을 갖는 것 같다고 정 본부장은 말한다.

교육본부는 강의의 질을 높이기 위해 강사들 자체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강의가 끝난 후에는 그날의 보고서를 작성하고 질문이나 특이할 만한 점들을 적어 놓는다. 이렇게 모인 보고서들은 강사 워크숍에서 서로 논의하고 보다 나은 강의를 위한 교육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우리 몸은 원래대로 돌아가는 회복능력이 있기 때문에 아프다고 모든 것을 약으로 해결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러나 복용시에는 약사의 조언을 얻어 적정량을 올바르게 먹어야 한다. 그래서 건강한 삶을 위해서 올바른 약 사용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처럼 정영숙 본부장의 중구약사회 약 바로 알기 교육은 올해도 계속 된다. 한 강사는 약국 문을 또다시 잠시 동안 문을 닫는다. 약 바로 알기는 약사직능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사명감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