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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 바른손약국 김유곤 약사“약사 사회적 책임은 대국민 봉사”
김광래 기자  |  tcw1994@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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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02.08  13:2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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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릴레이인터뷰의 주인공 환도약국 임진영 약사(이대약대 93)가 지난해 심야응급약국 시범사업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홀로 24시간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부천시 바른손약국 김유곤 약사(중대약대 80)를 추천했다.


약국 조제실 뒤편 은밀한 공간. 2~3평 남짓한 이곳에는 널빤지를 이용해 만든 낮은 탁상 하나가 있다. 이 위에는 매트리스가 놓여 있고, 한편에는 곱게 접은 두꺼운 솜이불이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한마디로 급조된 침실이다.

이 공간에서 잠을 청하며 24시간 심야응급약국을 홀로 운영하고 있는 김유곤 약사. 근무약사도 고용하지 않고서 혼자서 24시간 약국 불을 밝히고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약국을 찾는 손님이 거의 없는 새벽 2시 이후 결코 편해 보이지 않는 잠자리에서 틈틈이 잠을 취한다고 하지만 한두 달도 아니고 7개월가량 심야시간대 의약품을 구입하려는 시민들을 응대하기는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의약품 구입 불편해소를 위해서 심야응급약국을 아직은 놓을 수 없다는 신념에 나홀로 24시간 약국은 현재 진행형이다.

약 선택시 약사 조언은 필수
김유곤 약사는 “국민이 약이 필요할 때 올바른 약 선택이 가능하도록 반드시 전문가적 조언이 필요하다”며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약사이자 이는 약사가 갖는 사회적 책임이다”고 강조한다.

그에게 약국은 경제적인 이익을 축적하는 공간이 아니다. 재테크 등을 통해 편안한 노후를 대비할 수도 있지만 김 약사는 관심이 없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약을 다루고 싶다는 게 최대의 관심사이다.

약사의 길을 선택했을 때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과 동시에 책임도 함께 부여받았다는 게 김 약사의 설명이다. 그 사회적 책임이란 국민, 바로 사회구성원들에게 언제든지 올바른 약 복용을 조언하고 상담해야 한다는 사명감이다.

그래서 홀로 운영하는 심야응급약국은 그 실천이다. 비록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만은 즐겁다. 그에게 약사직능의 사회적 책임은 더 이상 바벨탑에 퍼지는 메아리가 아니다.

사실 심야응급약국을 운영하기 전에 김 약사는 가정상비약으로 충분히 해결될 것으로 생각했단다. 그러나 심야약국을 운영하면서 직접 부딪혀보니 현실은 생각과 달랐다.

김 약사는 “국민들이 상비약을 구비하고 있어도 그 약을 사용하는 데 있어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이를 해결해줄 수 있는 사람은 약사밖에 없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열이 난다고 부루펜시럽을 갖고 간 사람이 무릎·관절 통증으로 또다시 약을 사러 온다는 것이다.

지원책 마련에 대시민 홍보도 열심
거기다 수시로 상담전화가 약국으로 걸려온다. 이럴 때마다 가정에서 있는 약을 설명해주거나 주변에 늦게까지 문 여는 약국과 병의원을 소개해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렇지만 김유곤 약사는 약국에 24시간 생활하는 자신은 특수한 경우라고 언급한다. 중요한 것은 심야약국 운영에 대한 현실적 고려가 반드시 감안돼야 한다는 것이다.

약국을 찾은 시민들로부터 이 지역에 심야약국이 왜 이곳밖에 없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고는 한다. 이럴 때 마다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을 설명한다.

김 약사에 따르면 심야약국을 운영하기 전 평균 27만원이었던 전기세가 누진율이 적용돼 현재 54만원가량을 내고 있다. 무려 30만원이나 오른 것이다. 거기에다 근무약사까지 고용한다면 심야약국이 얻는 경제적 손실은 시간이 지날수록 누적된다는 것은 당연하다.

이렇게 뻔히 보이는 적자를 감수하면서 누가 약국 문을 열겠냐며 보다 많은 심야약국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자체 등 관련기관에 민원을 제기하라고 시민들에게 설명한단다. 지자체의 지원 필요성에 대한 우회적 표현이다.

김 약사는 “심야응급약국에 대한 많은 약사들의 공감과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지자체 차원의 경제적 부분에 대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지역주민들이 의약품 구입에 불편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회 중심의 관내 불우이웃돕기
심야응급약국 운영에도 벅찼을 수도 있지만 김 약사는 소사1반회를 중심으로 불우이웃돕기에도 열중이다. 이는 약사의 사회적 책임은 대국민 봉사에 있다는 김 약사의 믿음 때문이다.

반회원들로부터 ‘말뚝반장’이라는 별칭까지 얻은 김 약사는 1년에 3~4번 갖는 반회 모임시 5만원의 회비를 걷는다. 분회 가입시에는 10만원을 내야하지만 이 모두는 관내 불우이웃돕기에 활용된다.

이번 설 명절에도 동사무소 사회복지과의 협조를 얻어 노인정 7곳, 소외가정 13곳 등 20곳에게 온정의 손길을 전달하기도 했다. 김 약사에 따르면 반회원들도 나눔의 소중함을 알고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이같은 김 약사의 봉사활동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로도 손을 뻗친다. 필리핀 오지에 지원을 위해 매달 60여만원이 통장에서 빠져나간다. 이렇게 지원된 후원금은 오지지역에 교육센터를 3곳이나 설립하는 데 사용됐다.

게다가 김 약사는 약국에서 유자차를 판매하고 있다. 판매수익은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전액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수용된다. 그래서 바른손약국에서 구매하는 유자차는 시민들에게 달콤한 맛 이외에 또다른 특별함이 배어 있다. 좋은 일이라며 유자차를 사가는 시민들을 볼 때마다 김 약사는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몸소 느끼곤 한다.

욕심을 버린 약국운영
무엇보다 소사1반은 약국간에 가격경쟁으로 서로 얼굴을 붉히는 일이 없다. 김 약사는 항상 후배들에게 “약국을 찾는 고객의 10명 중 3명은 단골손님, 3명은 가격이 저렴한 곳을 찾는 손님. 나머지 4명은 가격·설명에 따라 약국을 찾는 사람"이라며 “10명을 모두 갖겠다는 욕심보다 항상 찾아주는 3명에 만족하면 마음의 갈등은 없어진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김 약사는 주변의 약국보다 가격이 비싸다. 이에 대한 손님이 불만을 표시하면 가격이 자신보다 저렴한 약국을 소개해 준단다. 그렇다보니 소사1반은 가격을 동일하게 조정하는 일은 논의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시민들의 의약품 구입불편의 해소를 위해 약국 문을 닫는 시간만큼은 합의한다. 반회의를 통해 밤 9시30분까지 약국 폐문시간을 늦추기로 했다.

이 모든 것이 가족들의 이해의 바탕으로 가능해졌다. 김 약사는 부천에 약국이 있지만 집은 분당이다. 심야응급약국으로 김 약사 부부는 주말부부가 돼버렸다.

24시간 약국이 문을 닫는 유일한 시간대 일요일 오후 2시부터 밤 9시 이전 사이. 현재까지는 이 짧은 여유가 김 약사가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다.

약사회에서 김 약사의 건강을 생각해 24시간 약국보다는 새벽 2시까지 운영하는 것을 권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집이 분당인 그는 “오히려 새벽 2시까지 운영하면 출퇴근으로 더 피곤하다”며 “24시간이 오히려 더 편하다”고 웃는다.

이 웃음 속에는 자신이 약사기 때문에 사회에서 갖출 수밖에 없는 책임감과 사명감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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