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약국·방문약사제도·약안전교육 등 기반사업 구상

건강관리약국은 약사회가 향후 10년을 바라보며 미래 약국모델로 생각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이다. 그 필요성은 약사라면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현실화될 수 있는 구체적인 틀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래서 대한약사회 이광민 정책이사는 건강관리약국에 무게중심을 두고 그 주춧돌이 될 수 있는 사업들을 발굴하고, 미래에 대한 전망 속에서 이를 현실에서 실천하기에 여념이 없다.

“대한약사회 정책이사 임기 동안 미래 약사회가 약국의 모델로 삼고 있는 건강관리약국이 도입될 수 있는 기초적인 토대를 조성하고 싶다”

이 이사가 약사회 집행부에서 합류하면서 품은 목표점이다. 그 직함이 정책이사이기 때문에 향후 현안이 부각될 수 있는 미래 지향적인 정책을 제시해야 하는 역할이기도 하다. ‘미네르바의 올빼미는 황혼이 질 무렵 날기 시작한다’

금연약국, 건강관리약국 시발점
건강관리약국의 토대를 다지기 위한 대표적인 사업 중의 하나가 금연약국이다. 이 이사에 따르면 금연약국은 접근성이 뛰어난 동네약국과 1차 의료기관이 의원이 연계해 지역사회의 금연사업을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도 이와 같은 금연지원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금연약국의 출발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체적인 지원방안 및 참여형태 등의 결정은 아직 남아있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복지부와 협의가 한창이다.

이광민 이사는 “건강관리약국의 시발점으로 금연약국에 초점을 맞춘 것은 금연에 대한 성과지표가 확실하기 때문이다”며 “이를 통해 절주, 비만, 고혈압, 천식, 당뇨 등으로 건강관리약국의 영역을 확대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올바른 약 사용 지역 네트워크 구성
올해 약사회가 전국 약사들의 대상으로 지난 11월13일과 27일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한 의약품안전사용강사 양성 교육도 건강관리약국 도입의 연속선상에 놓여있다.

약사회는 그동안 각 단위약사회별로 파편화돼 진행됐던 의약품 안전사용 교육을 약사회로 일원화·표준화시켜 질적 향상과 확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이에 표준화된 교육 교재를 개발하고, 강사 양성 교육이 큰 호응을 얻으면서 안전교육이 전국 약사회로 확대되는 계기를 이끌어내는 데 이 이사의 역할이 컸다.

이 이사는 “2~3년 안전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면서 정상궤도에 올려놓고 각종 데이터들이 쌓이면 시도약사회가 자체 시스템을 갖고 안전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환경 조성될 것”이라며 “이후 약사회는 재정적인 지원이나 안전교육을 관리하는 것으로 중심을 이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안전교육과 건강관리약국의 상관관계는 지역사회에 안전한 의약품 사용을 위한 네트워크가 구성된다는 것이 초점이다. 이는 약사직역의 당연한 역할이자 지역 관련기관과 연계해 지역사회의 건강을 책임지는 약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기초 공사이기 때문이다.

“건강관리 인프라는 충분하다”
그래서 이광민 이사는 금천구보건소 주관으로 관내 독거노인을 매달 방문해 올바른 약물 사용에 대해 복약상담을 제공하는 ‘정약용(正藥用·바른 약 사용) 119 방문 서비스’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미래 건강관리약국의 모습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이사는 “일종의 방문약사제도라 할 수 있는 정약용은 노인들에게 필요한 약과 그렇지 않은 약을 정리해주고 올바른 복용을 상담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이 서비스가 전국으로 확대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향후에는 자연스럽게 정당한 약사수가로 인정될 수 있어 도입을 고려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약사회가 고령화 사회에서 원격진료시스템 ‘u-헬스’가 중요한 건강관리 패러다임이 될 것으로 보고, 이를 정책기획단 중장기 과제로 선정해 약사직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로 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최근 추진하고 있는 건강관리서비스에 약사를 배제하고 있는 것에 이광민 이사는 서운함을 감추지 못한다.

“건강관리서비스는 지역 보건소·의원·약국 등의 협업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유럽에서는 금연·절주·고혈압·당뇨 등에 대해 의원과 약국이 공동 캠페인을 강화하고 있고 실제 영국에서는 성공적인 성과를 낸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지역주민들이 가장 많이 찾고 이야기하는 곳이 약국임에도 약사들을 배제한 채 새로운 전문 인력을 만들어 직역간 경쟁구도만을 생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건강관리약국 키워드 ‘동네약국’
이와 같이 다양한 내용을 품고 있는 건강관리약국의 뿌리는 지역사회에 곳곳에 위치한 동네약국이 있다. 따라서 동네약국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모두가 병의원 앞으로 집결하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건강관리약국은 항상 과제로만 남을 가능성이 크다.

이 이사는 “의약분업으로 인해 약국의 경쟁력이 약사들의 임상 능력이나 역량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병원 근처 좋은 입지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현실이다”며 “그래서 도매상이나 건물매입자 등이 많은 자본을 들여 좋은 목에 약국을 개설하려는 움직임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바른 약국간의 경쟁은 돈에 의해 좌우되는 입지경쟁이 아니라 약사의 역량에 의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처방전 분산이라는 게 이 이사의 설명이다.

건강관리약국의 대장정은 이미 시작됐다. 그 지향점도 뚜렷하다. 이제는 미래의 건강관리약국이라는 집을 짓기 위해 기초적인 토대를 닦을 때이다. 그래서 이 이사는 임기동안 이 일만큼은 자신의 손으로 이루고 싶은 열정이 누구보다 강하다.

먼훗날 건강관리약국이 우리 지역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이 되면 그 기름진 토양을 일궈냈던 이광민 이사와 함께 노력했던 약사들의 이름을 건강관리약국의 깃발 안에 새겨야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