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심야응급약국 운영형태 결정 시기”

“심야응급약국이 약사회가 일반약 약국외 판매를 막기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사업을 좁은 시각에서 바라보면 그렇게 보일 수 있겠지만 이와는 전혀 관련이 없음을 말해두고 싶다. 심야응급약국은 국민들이 때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필요한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약사 직능 본연의 발현이다”

심야응급약국 시범사업의 종료를 앞둔 시점에서 이 사업을 주관했던 국민불편해소TF팀의 팀장을 맡고 있는 구본호 정책기획단장의 확고한 생각이다.

심야응급약국, 약사직능의 발현
그래서 심야응급약국은 국민들의 심야시간대 의약품 구입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 핵심이라는 것.

이는 현 대한약사회의 회무방향을 측정할 수 있는 잣대와 같다고 구본호 단장은 강조한다. 올해 김구 회장 체제가 출범하면서 중요하게 제시했던 것이 바로 국민 중심적인 회무이다.

이같은 약사회의 의지는 의약품 안전사용 교육 등 일련의 사업들과 약사연수교육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국민을 중심에 두지 않고 약사사회는 더 이상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는 시대적 환경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약사회가 구본호 단장을 중심으로 국민불편해소TF를 구성하고 그 첫 번째 사업으로 심야응급약국을 내놨다.

구 단장은 “같은 시기 의약품 구입 불편에 대한 방안으로 약국외 판매가 제기됨에 따라 심야응급약국 시범사업이 이에 대한 ‘꼼수’로 오해받을 만한 소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시범사업을 충분한 준비기간과와 논의과정 없이 서둘러서 진행되는 바람에 이같은 오해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아쉬움도 남는다. 구 단장은 “심야응급약국은 대한약사회 차원에서 보다 일찍 시행했어야 한다”고 말한다.

심야응급약국 새 국면에 직면
심야응급약국은 원희목 회장체제에서부터 그 필요성이 제기돼 새벽 2시와 24시간 약국의 전국 확대가 논의돼왔다. 이것이 실현된 것이 현재 대구시에서 유명세를 달리고 있는 심야약국으로 당시 대구시약사회장이었던 구 단장이 이를 일궈냈다.

그래서 구 단장은 지난 7월19일부터 시작된 심야응급약국 시범사업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대구시 심야약국도 온갖 방법을 동원해 홍보를 해도 자리 잡는 데 1년이 걸렸다.

현재 심야응급약국 시범사업은 종료시점이 곧 다가옴에 따라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시범사업과 동시에 심야응급약국들이 문을 닫게 되면 흐지부지하게 아무런 성과도 없이 사업이 끝나게 돼 시민사회로부터 많은 질타를 견뎌내게 될 테니까 말이다.

구 단장은 “심야응급약국은 국민중심 회무라는 대 전제 아래 시행된 대한약사회의 한 획을 긋는 사업”이라며 “사범사업 종료 후 유지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꾸려갈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역사에 기억될 심야응급약국
그래서 13일로 예정된 심야응급약국 평가 토론회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 안에서 다양한 형태로 진행된 심야응급약국 시범사업의 통일화된 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구 단장은 “시범사업이간 동안 다양한 형태로 심야응급약국들이 운영되면서 효과가 없는 유형들이 걸러지고 있다”며 “평가를 통해 큰 틀에서 심야응급약국 운영의 모범답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11년에는 나름대로의 통일된 모습으로 심야응급약국이 운영돼야 한다는 뜻을 내비치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구 단장은 심야응급약국은 정상적인 약국형태를 갖추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여기에 정상적인 운영과 지속적인 홍보를 더해 삼박자를 갖출 때 심야응급약국은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약사회 차원의 지속적인 홍보가 이뤄지면 심야응급약국의 효과는 서서히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일순간에 폭발할 수 있다는 게 구 단장의 생각이다. 양의 질적 전환이다.

이럴 때 심야응급약국이 성공적으로 정착되고 국민들로부터 박수받는 약사회 사업으로 역사에 기억될 것이라며 수익성도 보장되면 약사들로부터 가장 인기 있는 약국으로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희망했다.

건강관리약국 기반 마련
구 단장은 “심야응급약국은 내년부터 국민불편해소TF를 떠나 대한약사회 약국위원회 소관으로 이전될 것”이라며 “이제 TF는 구성 취지대로 국민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다른 사업 발굴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제 심야응급약국은 약국위원회가 주관으로 내년도 사업을 통일된 형태로 이끌어나갈 전망이다.

구본호 단장은 약국불편해소TF외에도 약사회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는 정책기획단을 책임지고 있다.

그에 따르면 정책기획단은 약사회 집행부와는 구분된다. 집행부가 약사회 현안에 대해 사업의 중심을 두고 있는 반면, 기획단은 향후 현안이 부각될 수 있는 미래 지향적인 정책을 기획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약사회가 미래 약국의 모델로 삼고 있는 건강관리약국이 있다.

구 단장은 “올해에는 u-헬스케어에 대해 외부 용역을 주고 사업을 검토하고 있으며 의약분업 이후 파편화된 약사사회의 결속력을 다지는 방안과 함께 개선될 필요성이 있는 약사법· 의료법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구 단장은 약사회원들의 관심과 동참을 다시한번 주문했다.

“심야응급약국은 처음부터 어렵고 힘든 사업이었다. 대국민 봉사로 이해해주기를 바란다. 사회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열심히 펼치고 있는 회원들이 존경스럽다. 그럼에도 약사는 의약품을 통해 사회에 봉사할 때 더욱 빛날 수 있어 그 가치성을 생각해 지속적인 동참을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