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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표 약사의 박물관 이야기⑧-빗살무늬토기신석기시대 대표하는 상징적 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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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02.18  11: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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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물난리 사상 가장 심했던 것이 을축년 대홍수이다.
1925년 을축년 네 차례의 큰 비가 하천을 강타해 홍수를 일으킨 것이다.
그 해 7월부터 9월 초에 걸쳐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엄청난 큰 피해를 입혔다.
당시 조선총독부 1년 예산의 58%에 해당하는 1억 300만원의 피해를 냈고,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그래서 ‘을축년 장마’, ‘을축년 홍수’라고도 한다.

그렇게 무시무시했던 홍수였지만 고고학적으로 생각지도 못한 획기적인 일이 생겨났다.
홍수와 더불어 암사동 일대에는 빗살무늬 토기조각들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었다.
빗살무늬토기가 우리나라에서 발굴됨으로써 신석기시대를 정확하게 정할 수 있었다.
빗살무늬토기는 우리나라 신석기 시대를 대표하는 중요하고 상징적인 토기가 되었다.

빗살무늬토기의 점과 선은 아주 기하학적으로 보인다.
신석기 시대 사람들이 갑자기 예술가처럼 느껴진다.
구석기 시대 사람들은 벽에 동물을 사실적으로 그려 놓았지만 신석기 사람들은 흙에 뼈조각으로 추상적이고 예술적인 표현을 하였다.

상체 아가리 부분인 구연부는 눌러 찍은 문양이고 동체는 종으로 침선의 생선뼈무늬(어골문)이 새겨있고 아래 저부에는 횡으로 생선뼈무늬(어골문)을 새기었다.
일본고고학자 후지다가 ‘빗 즐櫛’자를 써서 즐문(櫛文) 토기,
일본에서는 죠몽토기라고 번역을 했는데 생선뼈를 닮았다 해서 어골문…….
일본어로 하면 ‘죠몽’이라고 부른다.
나란히 새긴 빗금과 엇갈리게 반복해서 새긴 빗금이 멋진 조화를 이룬다.
달나라 흙먼지에 첫발을 디딘 우주인의 가지런하고 선명한 발자국 같다.
신석기 시대에 신발이 있었다면 신발 바닥에 빗살무늬가 새겨졌을듯 싶다.

생김새가 뾰쪽하게 달걀을 절반으로 잘라 놓은 듯하기도 하고달리 보면 포탄이 땅에 꽝하고 쳐박힌 모습 같기도 하다.
무슨 용도로 사용하던 물건이었을까?
역사학자들이 빗살무늬를 이리 저리 살피다가 밑바닥에서 까만 재를 발견하여 과학적으로 분석해보니 탄화된 곡식이므로 곡식을 담았던 그릇으로 추정하였다.
빗살무늬토기는 밑이 둥글어서 똑바로 세울 수가 없는데 어떻게 사용했을까?
이 토기는 땅에 파묻고 쓰거나 돌을 사방에 둘러 고정시켜 사용했을 것이다.

토기는 인간이 흙과 불을 사용하여 만들어낸 최초의 발명품이라 할 수 있다.
토기를 가지고 음식을 담기도 하고 조리를 할 수 있었고 저장하기도 하였다.
토기 덕분에 이제부터는 식량을 저장할 수 있어 먹을 것을 매일 찾으러 이리저리 옮겨 다니지 않아도 되고 식생활이 안정되니 정착생활이 되었다.

빗살무늬토기를 콘셉트로 디자인한 건축물이 있다.
서울 신사동 도산대로에 있는 호림아트센타 건물이다.
벽채는 하늘을 향해 기울어 있고 유려한 곡선이 빛나는 브라운톤의 빗살무늬토기와 도자기를 모티브로 디자인되었다.
신석기 시대 사람들의 뛰어난 감각을 그대로 살려낸 예술작품이다.
까마득한 과거 속의 유물과 현재가 생명력 있게 다시 소통하고 있다.<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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