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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만나는 우리 역사⑫ 경기도 광주 조선백자 유적오랜 전통 자랑하는 ‘조선백자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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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11.10  10: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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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대표적인 도자기의 명소로는 매년 대규모 도자기 축제가 열리는 경기도의 여주, 이천, 광주가 꼽히지만, 이 세 도시 중 가장 오랜 전통을 지닌 진정한 의미의 ‘도자기의 고장’은 경기도 광주이다. 그도 그럴 것이 경기도 광주는 지엄한 임금님이 사용하는 어기御器를 포함, 궁궐과 관청에서 사용하는 조선시대 최고급 백자를 만들어 내던 ‘사옹원의 분원’이 있던 곳이기 때문이다.

사옹원(司饔院)이란 조선시대 임금의 수라상을 포함, 왕실의 크고 작은 잔치, 국가적인 연회 등 궁궐의 주방 업무를 총괄하던 관청이었다. 당연히 그릇이 많이 필요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까지 궁궐에서 쓰는 백자 그릇은 소위 공납(貢納)이라 해서, 그 지방의 특산물을 바치는 세금으로 충당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지방에서 세금 납부용으로 만든 그릇을 거둬들여 썼던 것이다. 그런데 왕실의 그릇인 만큼 품질이 최고급이어야 했는데, 실상은 그렇지가 않았다. 직접 제작을 감독할 수도 없고, 꼭 필요한 그릇을 주문해서 쓰기도 쉽지 않았다.

이래서 사옹원은 도자기를 굽는 가마를 직접 운영할 계획을 세우기에 이른다. 왕실용 가마를 세우려면 몇 가지 필수적인 조건을 갖춰야 한다. 우선 도자기 제작에 쓰일 질 좋은 흙과 땔감이 풍부해야 하고 그 다음으로는 한양에서 가깝고 교통이 편리해야 한다.

바로 경기도 광주가 이런 조건을 두루 갖춘 고장이었다. 백자의 원료가 되는 질 좋은 백토가 풍부했고, 주변에는 숲이 우거져 땔감도 풍부했다. 게다가 한강 물길을 타고 한양을 드나들기에도 편리했다. 이래서 이곳에 사옹원의 브랜치(branch), 즉 분원(分院)이 들어서게 된다. 분원은 쉽게 말해서 나라에서 직접 운영하는 ‘국립도자기제작소’였던 것이다.

분원이 언제 이곳에 세워졌는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이제까지의 연구에 의하면 대략 1467년쯤에 세워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격동의 개항기인 1883년 민영화될 때까지 수백년 동안 최고급 백자를 생산해 냈다. 그런 점에서 분원의 고장인 경기도 광주는 명실상부한 ‘조선백자의 고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마는 한 곳에 오래 머물 수 없고, 땔감을 따라 자리를 이동해야 했으므로 광주 지역에는 그야말로 수백기의 가마터가 있었다. 그러나 그 대부분은 경작지 등으로 유실되어 완형이 남아있는 곳은 거의 없다. 이런 점에서 번천리에 있는 ‘번천리백자가마터’는 조선시대 백자 가마의 구조와 형태를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유적이다. 현재 이곳은 여기서 발굴된 가마터를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한편 분원 가마터가 있던 남종면 분원리 분원초등학교 인근에는 이를 기념하여 ‘분원백자관’이 세워져 있다. 작은 규모의 전시공간이지만, 가마터 발굴 당시의 모습과 조선백자의 제작 과정 등을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는 전시 내용이 매우 알차다. 분원 입구에는 그 옛날 ‘도제조’라고 불리는 분원의 감독관을 지냈던 사람들의 선정비가 일렬로 늘어서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백자의 고향’ 광주를 대표하는 가장 확실한 명소는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경기도자박물관’이다. 단일 테마의 박물관으로는 전라남도 강진의 ‘강진청자박물관’과 쌍벽을 이룰 만큼 훌륭한 박물관이다.

이곳에는 백자의 원료인 점토의 종류에서 다양한 종류의 백자를 만드는 공정, 그리고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백자 명품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조선백자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다양한 전시품들로 가득 차 있다.

사실 조선백자의 세계는 엄청나게 다양하다. 아무런 무늬가 없는 흰 백자가 있는가 하면 무늬를 넣는데 쓰이는 안료에 따라 청화백자, 철화백자, 동화백자가 있고 그릇의 모양 또한 다양하기 이를데 없다. 경기도자박물관에 오면 이렇듯 다양하고 놀라운 조선백자의 세계에 새롭게 눈 뜰 수 있다.

어린이를 위한 체험과 교육시설도 아주 잘 되어 있으므로 아이들과 함께 들러도 매우 유익하다. 올 가을엔 백자의 고향 경기도 광주를 한번 둘러볼 일이다.

글/유정서(여행작가, 아하네역사체험학교 대표)<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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