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릴레이 인터뷰의 주인공 류석렬 약사가 국제 봉사단체인 로터리클럽 회원으로 자부심을 갖고 봉사활동 중인 김병선 약사를 추천했다.

<4가지 기준에 입각한 약국경영>
1905년 2월 23일 시카고의 변호사인 폴 P. 해리스(P. Harris)가 3명의 친구를 불러 모임을 가졌다. 그는 업계에 종사하는 회원들끼리 동지애를 나눌 수 있는 클럽을 조직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모임을 계속하면서 회원이 늘어나자 돌아가면서 회원이 일하는 곳에서 모임을 가짐으로써 로터리클럽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곧 이름이 확정되고 신입회원 가운데 한 사람이 마차 바퀴 모양을 클럽의 엠블럼으로 삼자고 제안했고, 1905년 말에 이르러 클럽의 회원수는 30명에 달했다.

그리고 로터리(rotary)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처럼 시간은 수레바퀴처럼 흐르고 흘러, 현재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회원수가 125만명에 이르는 규모가 큰 봉사단체로 자리잡게 되었다. 김병선 약사는 1983년부터 지금까지 ‘로터리안’으로 활동하고 있다.

“성균관대 약대 시절부터 봉사에 관심이 많은 편이었습니다. 대학 졸업 후 한독약품에 입사를 했는데 그 시절엔 전국에 약대가 7개밖에 없었죠. 그래서 7개 약대에서 모인 28명중 4명이 한독약품에 입사를 했어요. 그렇게 회사생활을 하던 중 우연히 국제 봉사단체인 국제로터리를 알게 돼서 1983년에 가입을 했습니다. 로터리클럽에 가입하고 나서 소비하는 것 보다 도와주는 삶이 훨씬 더 행복하다는 걸 알게 됐죠.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2달러로 한명이 일주일치 식량을 살 수 있습니다. 100달러면 자그만치 50명이라는 사람들을 살릴 수 있죠. 봉사는 나눌수록 기쁘고 커진다는 당연한 진리가 와 닿더군요.”

김 약사는 한독약품에서 23년간 근무한 후 지난 95년 뉴코아 약국을 개국했고, 우리팜 약국으로 개명해서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약국을 운영하면서 열정적으로 로터리클럽 활동을 하는 그는 83년 입회 후 3750지구 총재를 역임한 후 현재까지 전 총재 자격으로 27년간 봉사활동에 참여해 왔다.

“로터리클럽에는 4가지의 기준이 있습니다. 첫째, 이것이 진실인가. 둘째, 모든 일에 공평한가. 셋째, 이것이 선의의 것이며 우호적인가. 넷째, 모든 것에 유익한 것인가. 이 4가지 기준을 약국경영에 활용해서 약사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약국을 찾는 환자들을 진실로 내 가족처럼 공평하게 대합니다. 선의와 우호적인 자세로 환자들의 유익을 추구합니다.”

<사랑이 꽃피는 부부약국>
김 약사가 운영하는 ‘우리팜 약국’에는 또 한명의 약사가 함께 한다. 바로 김 약사의 부인인 송성자 약사다.

“아내를 처음 만난 건 전국약대학생회에서 였습니다. 저는 학생회 고문이었고, 아내는 총무위원장이었죠. 전국약대학생 음악회 등 여러 가지 행사 등으로 모이는 일이 잦았고 처남이 서울약대 61학번으로 저랑 알고 지내는 사이라 몇 번 같이 만나게 되면서 친해졌죠. 당시 여대생이라 나이도 어렸는데, 어른스럽게 모든 일에 앞장서서 솔선수범하고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모습이 참 예뻐보였어요.”

덕성여대 약대 67학번인 송성자 약사는 안양에서 78년 개업 후 안양시약사회 여약사 회장, 경기도 여약사 회장 등 많은 약사회 활동을 해왔다.

“한독약품 퇴사 후 95년부터 늦깎이 개국약사 생활을 시작하면서 부인의 도움이 컸습니다. 로터리클럽 활동을 하면서 가정에 충실하지 못해서 항상 미안한 마음인데, 저를 이해해주고 믿어주는 아내와 잘 자라서 각자의 가정을 이룬 두 아들에게 고마울 따름이죠.”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성격답게 약국생활과 로터리클럽, 테니스, 골프, 사진, 스키에 이르는 취미생활까지 모두 열심히 하는 김 약사는 약국에 있어서 가장 열심히 하고 중요한 것은 복약지도와 환자와의 대화라고 말했다.

“일반약의 경우 가끔 환자의 가족들이 약을 사러 약국에 올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약국 전화기로 환자한테 전화를 해서 증상을 물어보고 가족들에게 약을 건네줍니다. 처방전이 없는 일반약일 지라도 환자와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 약을 권하고 복약지도를 충분히 해주는게 약사의 역할이니까요. 분업이후 약사의 위상과 역할은 낮아지고 축소됐다고 하지만 약사에 대한 신임은 약사 스스로가 만들어 가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