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민족이나 그 진면목을 보려면 그 나라 박물관을 찾아가 보면 알 수 있다.

박물관에는 그 민족의 삶과 문화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보물이 있기 때문이다.

그 곳은 보물을 소중하게 지켜주는 엄마의 자궁과 같은 곳이며 든든한 그릇이다.

아쉽게도 박물관은 아직까지 어린이들이 견학으로 들러보는 코스에 불가한 듯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립중앙박물관 역사에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출렁거렸다.

지금까지 제대로 지어진 집도 없이 남의 집에서 전세살이 하는 나그네처럼 이 곳 저 곳에서 전전긍긍하던 국립중앙박물관이 새로운 둥지를 튼 것이다.

자~ 아주 좋은 찬스가 왔다. 이제야 말로 유물들을 살려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깊은 잠에 빠져 있는 유물들을 두들기고 깨워서 그들의 숨소리를 듣고 싶다. 죽어있는 유물이 다시 살아나도록 사랑을 품고 그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제서야 유물들이 기적처럼 깊은 잠에서 깨어나 꿈틀거리며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제부터 이 녀석들을 하나씩 등장시켜 그들의 숨소리를 여러분에게 들려주고 싶다. 비록 생김새는 투박하고 낯설지만 유물 한점 한점이 신기하고 경이롭게 다가온다.

우리나라 국립중앙박물관의 역사는 파란만장한 우리 민족의 애환을 그대로 담고 있다.

1909년 창경궁에 처음 둥지를 튼 이래 경복궁, 남산, 덕수궁, 그리고 다시 경복궁으로 옮겨 다녔던 국립중앙박물관이 여섯 번의 이사 끝에 제대로 옷을 입고 자리를 잡았다.

수려한 자연을 품고 있는 널직한 터에 소중하게 간직했던 보물을 이제야 내려 놓았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규모로 세계 6위이며 박물관 단일건물로는 최고로 클 뿐 아니라 내부 천정의 채광창도 자동으로 햇빛을 추적하도록 첨단과학을 적용해 지어졌다.

우리는 박물관의 유물을 보며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와 에피소드들을 들추어 보자.

박물관에 전시된 보물들을 보느라고 대부분 박물관 자체는 무심하기가 쉽다. 전시된 보물만큼이나 멋진 예술품같은 국립 중앙 박물관을 찬찬히 살펴보자.

우리민족 고유의 전통정신과 현대적 기술이 어울린 작품으로 탄생하였다. 박물관 정문에 들어서면 안정적이고 장대한 외벽이 성곽처럼 든든해 보인다.

이 정도면 수장된 보물들도 안심하고 편안하게 속살을 드러내겠지…… .

박물관 건물 가운데가 시원스레 뻥 뚫려 남산의 서울탑이 보인다. 왜 건물 가운데를 뻥 뚫어 놓았을까?

가운데 비어있는 공간은 한옥의 대청마루를 연상시킨다. 한옥의 최적의 조건은 풍수지리적으로 배산임수가 명당자리이다.

박물관 앞으로는 남산이 보이고 뒤로는 한강을 유유히 흐른다.

출입문과 박물관 본관 사이에는 거울같은 인공호수 거울못이 있다. 마당에 잔디광장을 만들지 않고 왜 호수를 만들어 놓았을까?

거대한 호수는 큰 홍수가 나면 수량을 조절하기 위해서이다.

상징적인 의미로 호수는 과거역사를 현재에 비춰주는 거울이다.

저 박물관 안에 도대체 어떤 물건들이 있을까?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물들은 국보와 보물들이다. 국보와 보물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많은 문화재 중 특별히 가치가 있는 것을 국보와 보물로 지정한다.

국보가 보물보다 귀한 것은 평가기준이 더 엄격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보로 지정되기 위한 기준은 무엇일까?

국보는 보물에 해당하는 문화재 중에서,
- 역사적, 학술적, 예술적 가치가 크거나
- 제작연대가 오래고 특히 그 시대의 대표적이거나
- 제작의장이나 제작기술이 특히 우수하여 그 유래가 적거나
- 형태·품질·제재·용도가 현저히 특이하거나
- 특히 저명한 인물과 관련이 깊거나, 그가 제작한 것이다.

이처럼 귀한 유물이 있는 국립박물관 입장권을 잠시 살펴보자.

입장권을 볼 때 마다 감동했던 유물에 대한 기억이 떠오르겠지.

그런데 입장권이 왠지 싸구려 삼류극장 티켓처럼 보인다. 예술적으로 잘 디자인된 입장권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밀려온다. 나름대로 내가 생각하는 멋진 국립박물관 입장권을 디자인 해본다.

엽서처럼 예쁘게 만들면 다녀가는 사람마다 소중하게 간직할 것 같다. 외국인들도 자기나라에서도 한국의 국립중앙박물관 티켓을 자랑하리라.


홍승표 약사
약력 ▲ 중앙대약대 졸업 ▲ 경기도약사회 정보통신 이사 ▲ 성남시 연세약국 운영
저서 ▲ 비주얼어원보카(영어어휘공부책) ▲ 까부리약사(건강만화책) ▲ 일러스트묵상(그림에세이) ▲ Mr.Kaburi(어린이건강교육용 영문판)<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