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약학대학과 신설 약학대학의 인원 증원을 놓고 한국약학대학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약대협 비대위)는 지난달 23일 복지부의 공식적인 답변을 듣기 위해 그동안 비대위에서 주장한 부분을 공문을 복지부에 전달하고 복지부에서도 입장정리를 할 수 있도록 시간을 두고 공식 답변을 요구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약대협 비대위원장 전인구 교수는 “약대 6년제의 도입에 따른 선진 약학교육 환경 구축의 제도적 선행조건으로서 ‘6년제 약학교육 시행을 위한 최소 정원 규모인 80명’의 확보는 필수 불가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약대 6년제 시행에 따른 정원 조정 요인은 기존 약학대학의 정원 감축과 미배출에 의해 발생된 것이므로 증원된 입학정원은 6년제 약학교육을 철저히 준비해 온 기존 약대에 최우선으로 배정되어야 합니다. 기존에 있는 전국의 20개 약학대학은 ‘약학대학 선진화를 통한 글로벌약사 양성’이라는 목표달성의 제도적 선행장치로 대학별 최소요구입학정원 80명을 보장해달라는 겁니다.”

아울러, 전 위원장은 약대 6년제가 국민건강증진의 약속인 만큼 이의 토대가 되는 약학교육의 수월성이 확보되려면 계열분리, 약학대학인증제 등 필요한 제도적 장치를 총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 지난 6월 29일 복지부가 내놓은 대구, 인천, 경남, 전남, 충남 5개 시·도에 각각 정원을 50명씩 신설하고 경기(100명), 부산(20명), 대전(10명), 강원(10)명에 잔여 정원을 배정키로 한다는 발표에 대해, “이번 조치는 기존 약학대학에서 감축한 295명과 2년 간 미배출 되는 인력을 일부를 탈취해서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신설대학에 배정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약학교육은 일류는 아니지만 이류 정도는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복지부의 발표안대로 기반이 전혀 잡혀있지 않는 신설대학에 인원을 배정한다면 약학대학 총체적 부실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나 신설대학의 증원이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제대로 된 교육 매뉴얼은 물론 학생들의 실무실습 문제는 더욱 시급해지죠. 약학교육 선진화를 위한 교육환경의 구축에 있어서는 약학대학의 최소정원 확보와 실무실습교육의 효율성 담보가 필수 선결 조건이기 때문에 모수가 적은 약대정원은 시도별이 아닌 수도권과 광역별로 배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됩니다. 복지부의 발표대로 나간다면 약학교육을 세계 일류 수준으로 끌어 올리려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교육의 질 저하를 가져올 수 있는 중대한 문제입니다.”

6년제로 학제가 전환되면 4년제 대비 과목수는 53%가 늘어나고, 학점으로는 66%가 증가하게 되고, 이에 맞춰 전임교원은 20명 이상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 전 위원장의 설명이다.
전 위원장은 “증원 없이 40명 정원인 약학대학이 20명의 전임교원으로 6년제 교육을 진행하게 되면 매년 적자 규모가 19억원의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면서 “이렇게 되면 수업료를 한학기당 1,000만원 가까이 부담하는 수밖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전 위원장에게 약대 인원 증원을 반대하는 새국가의 생각을 전하자 “6년제의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시야가 넓어지기 때문에 사회전반에 걸쳐 다양한 직업을 고려할 것”이라며 “약국이라는 울타리를 넘어서 보면 안에서 보는 숫자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약학대학에서 매년 배출되는 인원은 1210명 수준인 것으로 발표되었습니다. 하지만 기존 약학대학의 최근 3년간 평균 실제 학생 수는 정원 외를 포함해 1505명으로서 증원된 1600명으로는 실제 증원효과가 없습니다. 오히려 2년 공백에 따른 2800명 미배출을 고려하면 감축되는 결과입니다.”

전 위원장에게 앞으로 비대위의 행보를 묻자 “교육부, 병원약사회, 약대협 등에 공문을 보내 8월 중 추첨을 통한 정책자문위원회를 위촉해서 구체적인 사항을 검토해 최소요구정원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말을 마쳤다.

전인구 교수 약력
▲1973.2 서울대 약대 졸업 ▲1984.8 서울대 약학대학원 약제학박사 ▲1999 재미한인약학자협회 회장 ▲2004.12 (사)한국약제학회 회장 ▲2006.8 동덕여대 약학대학 학장 ▲2006.8 한국약학대학협의회 회장 ▲2006.8 약학교육발전위원회 공동위원장 ▲2006.12 (사)한국응용약물학회 회장 ▲(사)대한약학회 2008.12 회장 겸 이사장 ▲현재 KFDC법제 학회 회장, 동덕여대 약학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