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경영 활성화 핵심은 친절상담”

지난 호 릴레이인터뷰의 주인공인 조웅상 약사(중앙약대 89학번·경기도 부천시 로얄약국)는 다음 인터뷰 대상자로 윤기호 약사(중앙약대 89학번·서울시 구로구 한독프라자약국)를 추천했다. 조 약사와 윤 약사는 대학시절 처음 만나 2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 한결같은 우정을 쌓고 있다.

“여보세요! ○○엄마~ 나 여기 약국이야! 여기 시원하니까 이쪽으로 와”
“여보게~ 병원에서 오래 기다렸더니 힘들어 죽겠네. 약국 들려서 약 짓고 좀 쉬었다 가세.”

지역민의 건강 수호자로서의 역할이 약국이 추구하는 궁극적 이미지이긴 하지만 한여름의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혹은 만남의 장소로 약국을 찾는다니...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하지만 윤기호(중앙약대 89학번) 약사가 운영하는 한독프라자약국에 가면 이 같은 목적(?)으로 약국을 찾는 환자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쉼터 약국’을 표방하는 윤 약사의 경영마인드 덕분이다. “병원으로 가기 전이나 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들리는 곳이 약국이지 않습니까?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오랜 진료에 지친이들이 약국에서 조금이나마 편안함을 느끼고 피로를 풀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구로시장 입구에 위치한 그의 약국은 ‘한독프라자약국’이라는 어엿한 이름을 두고도 손님들에게는 ‘한독카페’로 불린다. 멀쩡한 약국이 카페로 둔갑한 것이 속상할 법도 하겠건만 윤 약사는 손님들이 우리 약국을 편하게 생각하는 반증 아니겠냐며 웃어 넘겼다.

개국 20년 정도는 돼야 저런 여유가 생길듯한데 윤 약사가 약국을 시작 한 것은 2001년, 이제 고작 7년차다. 의약분업의 여파를 견디지 못해 문을 닫는 약국이 생기기 시작할 무렵 그는 개국가에 뛰어들었다.

대학졸업 후 제약사 마케팅팀에서 약 7년간 샐러리맨 생활을 한 그는 MBA를 준비하며 친구의 약국을 돕던 중 개국약사의 삶에 매력을 느껴 지금에 이르게 됐다고.

“처음부터 여유를 가지고 약국생활을 했던 건 아니예요. 직접 개국을 해보니 생각과 다른 것이 많아 시행착오를 겪었죠. 그렇지만 그때마다 생각했어요. 어떻게 해야 손님들이 우리 약국으로 좀 더 발걸음을 할까하고요.”

윤 약사는 끊임없이 연구, 도전하고 실패 한끝에 한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제일 기본적인 것에 충실하자’가 그것이다.

그가 생각한 기본은 ‘친절과 상담’이었다. 그리고 누구나 부담없이 들릴 수 있는 ‘편안함’을 추구했다.

“솔직히 바쁜 와중에 약국에 별 볼일 없는 사람이 들락거리면 귀찮을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관점을 조금만 바꾸면 별 문제가 될게 없어요. 더위나 추위 피하러 들어오면 어때요. 오히려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게 되니 서로 얼굴도 익히고 단골되는 계기가 되는 거죠.”

윤 약사는 약국경영 활성화라는 것 자체가 큰 테마를 필요로 하는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조언한다.

“지금 상황이 싫다면 나 스스로 먼저 변하면 됩니다. 가만히 있으면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생각은 극약이나 마찬가지죠. 기본에 충실하고 고객을 만족 시키면 약국경영 활성화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