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 릴레이인터뷰의 주인공인 최용희(삼육약대 87학번·경기도 부천시 광장기준약국) 약사는 다음 인터뷰 대상자로 윤선희(숙명약대 88학번·경기도 부천시 부부약국) 약사를 추천했다. 최 약사는 윤 약사를 가리켜 부천시약사회에 생기를 불어넣는 활기찬 동료라고 소개했다.

지난겨울, 경기도 부천시약사회 정기총회에서는 영화제 시상식을 방불케 하는 풍경이 연출 됐다. 한 해를 결산, 보고 하는 자리에서 그동안의 회무활동 결과를 슬라이드 영상물로 상영하고, 2명의 사회자가 나와 수상자들의 소감 인터뷰를 진행한 것 이다.

요즘 대세가 ‘Show’라고는 하지만 닫혀있는 느낌이 강한 약사사회에서 이 같은 일은 아직 낯설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부천시약사회는 몇 해 전부터 ‘귀’로 듣는 회무를 버리고 이처럼 ‘눈’으로 보는 회무를 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부천시약의 아이디어 뱅크, 윤선희(숙명약대 88학번·부천시약 사회참여위원장·부부약국) 약사가 있다.

약사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던진 부천시약사회의 정기총회 이벤트도 그의 아이디어가 만들어낸 작품이다.

“그저 한 해 살림을 정리하는 자리가 아닌 우리들의 축제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 날의 주인공은 우리 약사니까요.”

윤 약사가 회무에 보는 이벤트를 처음 선보인 것은 이진희 전 부천시약회장의 출정식 때부터다. 몇 마디의 추천사 보다는 슬라이드 쇼를 통해 그 사람의 일대기를 보여주는 게 훨씬 더 효율적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이 외에도 여약사의 삶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여약사의 하루’라는 영상물을 만들어 여약사 화합의 밤에 상영, 큰 호응을 얻었다.

그는 이벤트를 회무 활동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시민들과 약사들이 좀 더 친근해지는 계기로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올해 10년째를 맞은 ‘부천 pharm 그리기 대회’와 ‘지구를 살리자’ 환경캠페인에서 영상물 상영이 그것이다. 이런 기획은 부천시 약사들이 시민에게 한발자국 더 다가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줬다.

윤 약사는 부천시약의 임원으로 활동하기 전 회무에 참석하며 느꼈던 무료함이 이런 아이디어를 생각하게 된 계기라고 말했다.

“저랑 제 동료들, 그리고 앞으로 약사회를 이끌어야 될 후배들은 보는 게 익숙한 디지털 세대잖아요.(웃음) 뭔가 함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게 없을까 고심하다 영상을 생각해 내게 됐죠.” 회무활동에서 제일 큰 기쁨을 느꼈을 때가 언제 인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회원들에게 ‘나의 약사회’란 느낌을 받게 됐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라고 답했다.

덧붙여 “이 모든 게 팀워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동지들의 지원과 독려에 늘 감사하다”고 말했다.

회무 활동을 통해 늘 동경해 오던 ‘PD’라는 제 2의 꿈도 이루게 됐다는 윤 약사. 그는 아직도 회무 활동에 참여하길 망설이는 주변 동료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약국하기 바쁘니 안 된다는 피해의식은 버리고 같은 길을 가는 약사동지로서 함께 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합니다. 약사회의 주인은 바로 ‘우리’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