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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땅, 아름다운 숨결(59)대웅전 앞 쌍탑, 중생을 굽어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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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7.07.20  13:4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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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화엄사-③

보제루 앞에서 경내를 둘러보았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정면의 높은 기단 위에 의젓하게 앉아있는 대웅전 앞을 지키고 있는 두기의 당당한 석탑이다. 보통 쌍탑식 가람배치에서 좌우에 대칭으로 서게 되는 탑은 감은사지의 쌍탑에서 보듯 쌍둥이처럼 닮아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곳의 탑은 층수는 같지만 생김새와 조각 수법은 사뭇 다른 것이 특징이다. 또한 8세기 감은사 탑에서 완성된 신라의 정형탑은 거의가 2층의 기단에 3층으로 조성된 탑인데 비해 이곳의 탑은 하나는 단층 기단이고 또 하나는 2층 기단인 것이 색다르다.

우선 오른쪽에 있는 탑을 보자. 왼쪽에 있는 탑과 구분하기 위해 보통 ‘화엄사 동 오층탑’이라고 불리는 이 탑은 한 눈에 보아도 흡사 키가 훤칠한 미남을 보는 듯 늘씬하고 유려하게 뻗어 오른 모습이 참 잘생겼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기단석과 1층 탑신의 폭이 넓은 편이어서 5층까지 솟아오른 높이에도 불구하고 안정감이 있다. 2층부터는 몸돌이 급격하게 작아지고 이후 5층까지적절한 비율로 줄어들고 있다. 전체적으로 알맞은 체감비율로 인해 안정감과 균형감이 살아있는 아름다운 탑이다. 게다가 오래 된 탑인데도 불구하고 탑의 꼭대기 부분, 상륜부의 장식이 상당부분 원형대로 남아있는 것도 큰 자랑이다. 얇고 단면이 수평에 가까운 지붕돌, 5개의 계단을 이룬 옥개받침 등 주요 수법으로 미루어 통일신라 말, 9세기 경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에는 그 옆에 있는 탑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앞서 살펴본 東塔과 구분하기 위해 ‘화엄사 서 오층탑’으로 불리는 이 탑은 동탑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멋진 탑이다. 무엇보다도 동탑이 몸돌에 아무런 장식도 없는 반면 이 탑은 탑신마다 화려한 조각으로 가득찬 것이 눈에 띈다.

우선 이 탑은 동탑과는 달리 2층의 기단 위에 5층의 탑을 올렸다. 아래층 기단 각 면에는 十二支神像을 방향에 따라 배치했고 위층 기단은 각 면 모서리와 가운데에 기둥모양을 본떠 새겼으며 기둥으로 나뉜 두 면에는 각각 八部神衆을 조각하였다. 그리고 1층 탑신에는 4면에 돌아가며 4천왕상을 조각했다. 사천왕은 이미 여러번 소개한 바 있는 불교의 방위신이다.

이 서오층탑의 경우는 십이지신상과 사천왕, 팔부신중까지 전통신앙과 불법의 수호신들이 총망라돼 그지없이 간절한 불법수호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그밖의 양식, 이를테면 얇고 수평을 이룬 지붕돌의 모양, 5개의 계단을 이룬 옥개받침 등 신라시대의 전형탑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양식들은 두 탑이 동일하다. 이런 점에서 이 두기의 탑은 거의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들 탑은 각각 보물 132호와 133호로 지정되어 있는 소중한 문화재이다.

탑을 지나 발걸음을 법당 쪽으로 향한다. 부처가 사바세계를 굽어보듯, 화엄사의 법당은 자못 높은 언덕 위에 당당하게 앉아 중생을 굽어보고 있다. 규모는 정면 5칸에 측면 3칸이며 화려한 공포가 기둥과 기둥사이에도 조성된 다포식 건물이며 지붕은 날렵한 팔작지붕이다. 조선조 인조 때 지어진 건물로 조선 중기의 사찰 건축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는 건물이다. 밑에서 올려다보면 짜임새와 균형감, 그리고 적당한 규모가 조화를 이룬 참 멋진 전각이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보물 299호라는 명성에 조금도 어긋남이 없다.

계단을 올라가 법당 안을 들여다본다. 천정은 들보와 서까래와 그대로 드러난 보통 천정과는 달리 ‘우물 정(井)자’로 단정하게 단장된 우물천장이다. 정면에는 본존인 석가모니불을 주불로 좌우에 협시보살이 서 있는 삼존불이 안치되고 그 위에는 궁궐의 옥좌 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려한 닫집이 설치되어 있어 한층 엄숙하고 장엄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보통의 사찰은 대웅전까지 보고 나면 답사를 거의 마친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러나 화엄사는 그렇지 않다. 이제 겨우 사찰의 절반 쯤을 구경한 것에 불과하다. 눈여겨보아야 할 국보와 보물 등 국가적인 문화재가 아직도 수두룩하다.

이번에는 법당인 대웅전보다 훨씬 크고 우람한 모습으로 시선을 끌었던 각황전의 영역으로 발걸음을 옮길 차례다. 대웅전의 계단을 다시 내려와 경내 왼쪽에 있는 계단을 통해 장엄한 건물을 향해 올라가 보자. 화엄사의 하이라이트를 만나게 되는 순간이다. (계속)

글/서조(여행작가)<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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