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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땅, 아름다운 숨결(47)극락의 문’ 안양루 자태에 넋을 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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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7.03.19  16: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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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부석사 ④

범종각 밑으로 난 계단을 올라 또 다른 평지에 들어서면 왼쪽과 오른쪽에 각각 취현암과 응현각이라는 건물이 마주보고 있다. 두 건물 모두 스님들이 거처하는 요사채로 쓰이고 있다.

이 건물들 사이 정면으로 높다란 석축 위에 우아하고 날렵한 또 한 채의 누각이 보인다. 부석사에서 가장 유명한 건물 중의 하나인 ‘안양루’이다. 높이가 4m나 되는 대석단 위에 버티고 서 있어 한참을 우러러 보아야 하는 당당한 자태가 우선 보는 이를 압도한다.

범종각이 그러하듯 안양루도 누각 밑으로 계단이 나 있어 이 밑을 통과해야 법당인 ‘무량수전’이 있는 영역으로 들어설 수 있다. 이를테면 안양루는 부석사 가람 구조의 절정이라 할 수 있는 무량수전을 만나기 위해 마지막으로 통과해야 하는 관문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안양루의 ‘安養’은 다른 말로 극락이니 무량수전에 있는 부처님이 주재하는 영역을 극락이라고 가정한다면 안양루는 이름 그대로 ‘극락의 문’이 되는 셈이다.

안양루를 통과하기 전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앞서 범종각 밑에서 그랬던 것처럼 계단과 누각의 마루 사이로 난 공간을 통해 정면을 바라보자. 그러면 무량수전 앞에 서 있는 석등과 무량수전의 자태가 역시 액자 속의 화면처럼 시각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범종각과 안양루, 그리고 무량수전은 직선으로 이어져 있지 않고 조금씩 방향을 틀면서 이어져 있기 때문에 액자 속의 화면은 정적이지 않고 사뭇 역동적이며 입체적이다.

안양루를 통과해 계단을 올라서 뒤를 돌아서면 안양루라는 누각의 진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누각 옆에 서서(누각에는 들어가지 못하므로) 이제까지 올라온 길들을 그윽히 내려다보면 소백산의 크고 작은 봉우리들에 둘러싸인 부석사의 전경이 흡사 한폭의 수채화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명백하게 부석사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뛰어나고 아름다운 경관이다. 안양루 안에는 그 옛날 이 자리에 올라 감탄을 금치 못한 詩人墨客들이 남긴 많은 詩文과 현판들이 걸려있다.

이제 다시 돌아서서 정면을 향하면 부석사의 법당이자, 국가적인 보물이기도 한 그 유명한 無量壽殿이 방문객을 맡는다. 무량수전의 영역은 법당 정면에 서 있는 석등과 그 오른 편에 있는 3층 석탑, 그리고 법당인 무량수전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래 이런 구성이라면 각 구조물의 배치는 탑과 석등, 그리고 법당 건물이 순서대로 일직선으로 서 있는 것이 법식이다. 그러나 문제는 탑이 법당 정면이 아니라 오른쪽 옆에 서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이 탑 역시 본래 부석사의 탑이 아니라 다른 곳에 있던 탑을 옮겨온 탓이다.

범종루 앞에 있는 2기의 쌍둥이 탑과 마찬가지로 2층의 기단 위에 올라 앉은 3층탑으로 전형적인 신라 말기의 양식이다. 다만 밑에 있는 탑들 보다는 훨씬 안정감이 있어 보물 249호로 지정돼 있다.

무량수전 앞에 서 있는 석등도 자태가 범상치 않다. 석등의 구조는 크게 높다란 기단부와 등불을 켜 놓는 火舍, 그리고 화사를 덮은 지붕인 屋蓋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기단부는 보통 하대석, 중대석, 상대석, 세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하대석은 보통 伏蓮이라 해서 연꽃을 엎어 놓은 모양을 한 돌받침이고 중대석은 팔각의 돌기둥, 상대석은 복련과는 반대로 仰蓮이라 해서 하늘을 우러러 피어나는 연꽃의 모양을 한 돌받침이다.

석등의 핵심부인 화사는 앙련 모양을 한 상대석 위에 높이게 된다. 역시 팔각이며 그 중 네 개 면에 火窓이 나 있다. 창이 나지 않은 나머지 면에는 사천왕이나 인왕 같은 조각을 새기기도 하고 아무런 장식 없이 놓아두기도 한다. 그리고 화사 위는 역시 8각 기와지붕 형태의 屋蓋를 덮는다. 대체로 이런 형태가 신라시대에 확립된 우리나라 석등의 전형적인 양식이다. 여기 서있는 석등이 바로 그러한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남아있는 우리나라의 석등은 거의 대부분이 이런 양식을 기본으로 하고 있고 극히 일부만이 독창적인 모양을 하고 있다. 전형에서 벗어난 독창적인 석등으로는 두 마리의 사자가 화사를 떠받치고 있는 그 유명한 법주사의 ‘쌍사자 석등’ 같은 것을 꼽을 수 있다.

무량수전 앞의 석등은 이른바 ‘八角圓堂型’이라고 불리는 우리나라 석등의 전형적인 양식을 따르고 있는 석등으로 짜임새 있는 자태와 섬세한 조각 등 뛰어난 조형미로 국보 제17호로 지정된 중요한 석조문화재이다.

이제 부석사의 법당이자, 손꼽히는 국보급 문화재인 무량수전을 만날 차례다. 우선 법당의 이름인 無量壽殿이란 아미타불을 안치한 불전을 말한다. 무량수불은 아미타불의 다른 이름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 안에는 극락을 주재하는 자비의 부처 아미타불이 안치되어 있을 것이다. 우선 그 부처님과 대면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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