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 릴레이 인터뷰의 주인공인 장보환 약사가 충남대 약대 선배인 류재창 약사(충남대 81학번)에게 바통을 넘겼다. 류 약사는 약사회 활동과 약국 경영으로 안팎으로 바쁜 활동을 하고 있다.

시흥시약사회 기반 다진 개국 17년 터줏대감

시끌벅적한 시장 안쪽에 자리잡은 약국은 크고 넓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내부는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였다. 따뜻한 느낌의 조명과 브라운 계열의 인테리어 덕분. 시흥시 태광약국 류재창 약사는 화자들의 심리를 파악해 약 정리에서부터 실내조명까지 직접 세심하게 신경 쓴다.
"규모가 큰 약국이 조명을 밝게 하면 깔끔하다는 인상을 주긴 하지만 반면 사람들이 차갑고 불편하게 느끼게 됩니다. 환자들이 편안히 상담하고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되고자 실내조명을 낮추고 따뜻한 색을 사용해 인테리어한 것입니다" 특별히 인테리어를 배우지 않았지만 환자들이 옆집 아저씨처럼 편안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스스로 노력한 결과이다.

그는 시흥시 신창ㅇ동 삼미시장에서 17년 동안 약국을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옆집 숟가락 개수까지 알게 될 정도라고.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내 일처럼 여기니 단골이 생기고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또, 시장 안에서 약국을 하다보니 상인들의 삶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했고요. 약국을 들어서자마자 욕부터 하는 욕쟁이 할머니도 이제는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동네 반장을 하며 주민들의 일에 앞장섰던 그는 지금도 자율방법 생활안전협의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동네 치안을 위해 힘쓴다.

그는 약국경영 못지 않게 약사회 활동도 열심이다. 98년부터 6년간 시흥시약사회 회장을 맡았었다. 98년 IMF와 2000년 의약분업 등 경제, 정책적으로 약사사회를 위협하는 시기에 회장을 맡아 책임도 막중했고 힘들었다고 회상한다. "대외적으로 어려운 시기인데다 당시에는 시흥시 약사회가 활성화되지 않았었습니다. 그래서 약사회의 토대를 마련하고 틀을 잡으려했습니다. 약사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것을 약사회를 중심으로 하나로 모으고 1년에 한 번 모일까말까 하는 반회도 활성화시켰죠. 그것을 토대로 보건소, 식약청 같은 각종 감시체계로부터 회원들을 보호하는 것을 첫째로 삼았습니다"
지난해까지 총회의장으로 약사회 활동을 했던 그는 앞으로는 능력 있는 후배 약사들을 위해 자문위원으로서 그들을 도울 생각이다.

대신 그동안 소홀했던 약국에 신경을 써 내실을 다지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현재 주변에 있던 병원들이 하나 둘 없어지면서 처방에 의한 조제가 하루에 20~30개 밖에 안됩니다. 더 이상 병원의 처방전에 의지할 수 없게 됐고 주민들에게도 병원을 대신할 요양기관이 필요하기에 약국의 활성화를 절실히 느끼고 있죠"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그는 초제 중심의 한약으로 약국경을 활성화할 생각이다. 과립제보다 재료를 직접 사용하는 초제가 환자들에게 효과가 좋기 때문. 한약, 생약 제제를 접목시키고 한약조제 프로그램을 사용해 신뢰도를 높이며 깊이 있게 접근할 생각이다. 또, 홈쇼핑과 차별화된 건기식을 다양하게 갖출 예정이다. 한약, 건기식에 관련된 학회활동은 그가 이런 시도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안산시약 김승재 회장의 강의는 알기 쉬워 환자들과 상담할 때 도움을 준다고 한다. 효율적인 약국경영을 위해 약사는 '나홀로 약국'보다 보조원, 근무약사들과 함께 분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약사는 부지런해야 합니다. 자기관리와 약국, 약사회 활동, 강의 수강 등으로 약사회를 활성화시키면서도 환자들의 건강을 위한 것도 소홀히 해서는 안됩니다. 업무분배를 하면 체력 소모와 시간 낭비를 줄이고 환자들에게 좀 더 전문성 있고 성실히 다가가게 되니 훨씬 효율적이죠"
그는 자기관리의 일환으로 매주 등산을 하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여럿이서 하는 것보다 혼자 등산을 하며 생각과 마음을 정리한다.

한때 정계 진출을 생각하기도 했던 그지만 지금은 후배들에게 그 자신의 소망과 역할을 넘기고 싶은 생각뿐이다. 약사사회가 그들의 손에 의해 보다 크게 발전하기를 기원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