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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
우리땅, 아름다운 숨결(39)낙동강 운치에 스민 퇴계 이황의 學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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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 ③ 도산서원
지난 호에 소개한 병산서원과 함께 안동 유교문화의 절정을 보여주는 유적으로는 조선 성리학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퇴계 이황의 숨결이 어린 여러 흔적들을 꼽을 수 있다.
안동은 퇴계 이황이 태어난 고향으로 그가 손수 세워 제자를 가르치던 서당(도산서당)과 그가 묻힌 묘소(퇴계묘소), 그를 기리고 제사하는 서원(도산서원), 그의 후손들이 살아온 종택(퇴계종택) 그리고 그가 지극히 사랑하여 손수 이름 붙인 아름다운 풍광(도산구곡)이 그대로 남아있는 고장이기도 하다.
이러한 퇴계 관련 유적들은 안동의 북쪽에 위치한 도산면 일대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중 일반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유적은 도산서원일 것이다. 도산서원은 우선 안동댐으로 가로막힌 낙동강 물줄기가 휘감아 흐르는 주변 풍경이 절경이다.
매표소에서 입장료를 내고 오솔길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면 길옆으로 아래쪽으로 시원하게 펼쳐진 물길에 섬처럼 오롯이 솟아있는 원형의 공간과 작은 건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곳이 바로 ‘시사단’이다. 퇴계의 인품과 학덕을 흠모한 정조 임금이 퇴계의 학덕을 기리고 지방 선비들의 사기를 높여주기 위해 어명으로 특별과거인 ‘도산별과’를 치렀다는 곳이다.
여기서 조금만 더 들어가면 야트막한 경사를 따라 서원건물이 펼쳐진다. 도산서원은 퇴계가 생전에 제자를 가르치던 도산서당에 속한 여러 건물들을 함께 아우르고 있어 규모가 만만치 않다.
동재와 서재, 전교당과 사당 등 서원의 핵심 건물 이외에 서책을 보관하던 두 채의 ‘광명실’, 서원을 지키던 사람들이 기거하던 두채의 ‘고직사’ 등 부속건물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어 조선후기 서원의 전형적인 구조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서원의 기본적인 배치는 병산서원과 마찬가지로 핵심 건물인 전교당을 중심에 두고 그 앞쪽 양 옆으로 학생들의 거처인 동재와 서재가 자리잡고 있으며 전교당 오른쪽 뒤에 사당인 ‘상덕사’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 호에 설명한 바 있는 서원의 일반적인 구조인 ‘前學後廟’의 배치를 따르고 있다.
서원을 나와 청량산 쪽으로 조금만 차를 달리면 야트막한 야산을 등지고 시원하게 펼쳐진 들판에 그림처럼 서 있는 전통가옥을 볼 수 있다. 이곳이 퇴계 이래 그의 후손들이 대를 이어 살고 있는 퇴계종택이다. 운치가 넘쳐흐르는 옛집으로 현재는 일반에게 민박숙소로 공개되고 있어 하루밤 묵어갈 수도 있다.
퇴계 종택 옆으로는 약2만여평의 야산에 조성된 퇴계 기념공원이 있다. 퇴계의 학문과 생애를 상징하는 각종 조형물과 정자와 산책로 등 기본적인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퇴계 종택을 나와 다시 35번 국도를 따라 북쪽으로 조금만 더 가면 봉화군과의 경계인 청량산 기슭에 닿게 된다. 조선 중기에 살았던 대문장가 농암 이현보의 종택이 자리잡은 가송마을이 바로 이곳이다.
낙동강 상류의 맑은 물과 영남의 손꼽히는 명산 청량산 줄기가 어우러져 빚어낸 이곳의 풍경은, 단언컨대 안동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절경이다. 한 장의 수묵화 같은 정자 ‘고산정’의 정취가 찬탄을 불러일으키고 여름엔 가송마을을 휘돌아 흐르는 낙동강 줄기에서 신나는 래프팅을 즐길 수도 있다.
그윽한 산과 물로 둘러싸인 ‘농암종택’에서의 하룻밤은 ‘고가체험’의 진수를 느끼게 해 준다.
이곳은 또한 퇴계 이황이 그 아름다움에 반해 명명했던 이른바 ‘도산구곡’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9곳의 절경 중 거의 대부분이 안동댐의 건설로 인해 물 속에 잠기고 현재는 단사곡, 고산곡, 청량곡 세 곳만 만날 수 있다.
기묘한 형상을 한 절벽과 그 밑을 흐르는 낙동강 줄기가 합쳐져 만들어 낸 이 절경들을 바라보노라면, 그 옛날 이 부근 어디메선가 피곤한 발걸음을 멈추고 가슴을 압도해 오는 절경에 무릎을 쳤을 대유학자 퇴계 이황의 감탄 가득한 심사를 헤아릴 법도 하다.
이밖에 가송마을에서 안동으로 되돌아 나오는 길에서 꼭 들러보아야 할 곳 두 곳을 추천한다. 안동에서 태어난 항일 민족시인 ‘이육사 기념관’과 얼마 전 개관한 매머드 학술 박물관인 ‘유교박물관’이 그곳이다.
특히 유교박물관은 안동 땅에 든든히 뿌리를 내린 유교문화의 진수를 흥미로운 전시물과 다양한 자료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우 훌륭한 전시공간이다.
<글, 사진 : 서조(여행작가)><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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