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릴레이 인터뷰의 주인공이었던 파맥스 송명림 사장이 평상시 친분을 유지해 오던 중대약대 86학번인 먼디파마 송정욱 마케팅 이사에게 바통을 넘겼다.

“다양성의 미학 듬뿍 즐기며 살아”

“풍부한 경험은 인생을 풍요롭게 하죠. 약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국회의원도 될 수 있고, 제약사 마케팅 디렉터도 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대학졸업 후 1년 6개월 동안 제약사에 몸담고 있다 MBA 수료를 위해 미국으로 훌쩍 떠나 어려운 고비를 여러 번 넘기고 돌아온 먼디파마 송정욱 이사(중대 약대 86학번)는 “풍부한 경험은 삶의 지혜로 거듭난다”며 서두를 꺼냈다.

송 이사가 미국으로 떠났던 17년 전에는 MBA과정이 생소했던지라 주변 친구들의 만류도 많았으나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갈증은 그를 매어두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약사에게도 다양한 길이 펼쳐져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해 보고 싶었던 것.

게다가 중대약대 선배이기도 한 어머니와 의사인 아버지는 일찍부터 약사가 다양한 길을 갈 수 있다는 것을 송 이사에게 가르쳐 주었다고 한다.

“유학 시절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역시 잘 다녀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넓은 세계에 대한 안목을 키울 수 있게 되었고, 미래에 대한 확신도 생겼습니다.”

대학교 재학 시절부터 마케팅, 영어 등의 기초를 닦으며 준비했지만 경영학 매니지먼트에 대한 배경 지식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그의 유학 시절은 늘 고단했다.

“처음엔 Pepperdine에 입학했으나 사립학교라 등록금이 어마어마하더군요. 결혼을 하고 유학길에 오른 터라 등록금과 생활비를 동시에 벌어야 했습니다. 결국 뉴저지 주립대인 RUTgers에 장학금을 받고 들어가게 됐죠.”

학생 비자로 시작한 미국 생활이라 정식 취업도 불가능했고, 아이들도 태어났다. 또 엎친데 덮친격으로 둘째 아이가 태어날 무렵엔 한국에서 IMF가 터져 경제적인 여건을 더욱 어렵게 했다.

“아르바이트, 인턴 등 안 해본 일이 없습니다. 그래도 제가 선택한 저의 길에 대해선 후회하지 않습니다.”

99년 귀국해 제약사 여러 곳에서 마케팅 비즈니스 매니저로 있다가 지난 2003년 먼디파마에 입사한 송정욱 이사는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직업을 가져 행복하다고 말했다.

“호르몬, 스테로이드, CMS 등 안 맡아 본 약이 없습니다. 약 하나하나를 마케팅 할 때마다 자식을 키우는 느낌입니다. 지금은 먼디파마의 모든 제품을 총괄하고 있는데 주력 품목인 옥시콘틴이 특히 애착이 갑니다.”

마케터란 복용했을 때 어떤 이점이 있는지 정확하게 판단해 환자와 의사를 만족시키는 것이 의무인지라 제품을 자식처럼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송정욱 이사는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회사가 지난해에 비해 40% 이상 성장해 직원 모두가 신바람나게 일하고 있습니다. 저도 젊은 사람 못지않게 열정을 가지고 신바람에 동참해 볼 계획입니다.”라며 웃는 송 이사는 후배들도 여러 분야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약사는 많은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좀 더 높은 이상을 갖고 무엇이든지 열심히 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사진·윤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