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릴레이인터뷰의 주인공 한국노바티스 김희경 상무가 한국로슈 최인화 박사에게 바통을 넘겼다. 두 사람은 업계에서 비슷한 업무를 맡으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공직약사서 제약회사 마케터로 ‘변신’

이화여대 82학번인 최인화 박사는 6년간의 공직약사 경험을 바탕으로 제약회사로 진출한 경우이다. 최 박사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 의약품 재평가 업무를 담당했다. 최신 임상정보를 바탕으로 항암제·항생제·외피용제 등 모든 제품군을 리뷰했던 점과 대한약전 개정 코디네이터 했던 것이 제약사 진출에 큰 도움이 됐다. 공직약사의 쓰고 단맛을 느끼면서 제약회사의 방향성에 대한 인생 공부를 한 셈이다. 중앙약심을 떠나 5년간 성대에서 폐렴균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따는 동안에는 잠시 약국경영을 한 경험도 가지고 있다.

최인화 박사는 보령제약과 태준제약에서 개발·임상 업무를 거치며 한국로슈에 입사했다. 메디칼부 이사을 맡아 의약정보와 RA, Pricing 업무를 맡고 있다.

그녀는 공직약사 생활 중 제약업계 인사들과의 교류를 통해 자신이 가진 지식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제약사의 문을 두드렸다. 한국로슈로 옮기면서 마케팅 쪽으로 업무를 전환하게된 것은 마케팅이 회사 경영 등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게 하는데 큰 매력을 주었기 때문이다.

최인화 박사는 한국로슈에 입사해 지내는 동안 스스로 ‘행운’을 건지게 됐다고 회고했다.

그녀는 “회사에서의 첫 번째 미션이 신약허가를 적절한 시기에 받는 것인데 운 좋게도 최근 몇 년간 로슈의 신약허가가 줄을 이어 다른 회사에 있었더라면 10년은 더 걸려야 경험했을 일을 단기간에 충분히 경험했다”고 말했다. 최 박사는 “특히 ‘젤로다’·‘타세바’ 등 굵직굵직한 항암제를 국내에 출시하는데 일익을 담당했다는데 큰 만족을 느낀다”며 “환자들이 로슈의 신약에 대해 문의하면서 로슈의 신약 파이프라인이 강하다고 인정해주는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 박사는 최근 약가 관련 업무를 추가로 맡았다. 포지티브 이후 약물 경제성 평가, PMS 등 변화 요인이 많아졌지만 제품별 세부규정은 구체적이지 않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녀는 “약가 결정은 어느 한편의 일방적인 의견보다는 의료와 환자, 제약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고려 전문가 집단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인화 박사는 회사 생활 중 어려웠던 일로 교통사고로 4개월 동안 입원했던 시절을 기억했다. 그 때의 일로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았다는 그녀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정과 직장에 대한 균형을 맞추는 일이 어렵다”면서도 “약사로서 좋은 약을 개발하고 공급하는 제약사에서 일하면서 세계적인 연구개발 속도를 파악 하는 것이 즐겁기 때문에 이 일을 계속해 나갈 수 있는 거 아니냐”며 일에 대한 신념을 말했다.

최 박사는 환자, 의사와의 만남은 물론 관공서를 출입하면서 곳곳에 펼쳐진 인간관계를 통해 ‘인생의 폭’이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약대 졸업 20년을 맞아 모교인 이화여대약대의 홈커밍데이 행사에 다녀왔다는 그녀는 “대학 동기들도 이젠 다들 삶의 여유를 가지게 된 것 같아 기쁘다”며 “앞으로 인생의 깊이를 더하는 인간관계를 지속하고 싶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