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릴레이인터뷰의 주인공 CJ제약사업부 최영미 부장이 최은실 변리사에게 바통을 넘겼다. 두 사람은 서울대 약대 83학번 동기로 한때 CJ의 특허출원 업무를 최 변리사가 담당하는 등 대학시절의 우정을 지금까지 돈독하게 이어오고 있다.

개국약사서 변리사로 인생 전환

최은실 변리사는 특허법인 ‘원’과 ‘충정’을 거쳐 최근에 최정 국제특허법률사무소를 개업했다. 약사 출신 변리사가 유독 많은 특허법인 원에서 처음 변리사로서 발을 담아 충정에서는화이자·MSD·얀센·CJ 등 제약회사의 특허출원 업무를 맡은바 있다.

최 변리사는 서울대약대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후 인천 부평과 서울 관악구 지역에서 그야말로 평범한 동네약국을 개업하다 변리사로 인생 전환을 한 사례이다. 잠시 미국약사 면허를 공부하겠다는 생각에 도미를 감행했으나 변리사라는 직업에 흥미를 느낀 지난 2000년 공부를 시작해 2002년 변리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변리사는 까다로운 직종이지만 나이에 상관없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최 변리사는 “변리사 공부를 시작하던 때가 37살이었으니 나이 들어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게 다른 사람들 눈엔 신기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고 전했다. 최 변리사는 “변리사로서는 이제 막 시작 한 것에 불과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얻을 성취감에 행복하다”고 말했다.

변리사 시절 초기 다국적사 기업의 특허 업무를 담당했던 최 변리사는 “국내 기업과 다국적 기업간의 특허업무에 대한 인식의 차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국적제약사는 특허출원 업무부터 공격적으로 특허 업무를 인식하는 반면, 국내 기업들은 대부분 다국적사가 걸어 온 싸움에 대응하는 소극적인 모습을 띄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 제약사는 특허 출원건수가 너무 적다”면서 “1~2년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10~20년을 바라보고 지금 씨앗을 뿌리는 투자가 병행돼야 기업의 재산권을 보호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 시점을 국내기업과 다국적 기업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이 자생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 할 시기라고 정의했다.

“약업 분야는 특허권 분쟁 이슈의 선두에 서있습니다. 특약회 등 국내 제약 기업의 특허관련 인적 구성원의 충분한 수준에 도달해있는 만큼 기업들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석사과정 시절 약제학을 전공했던 최은실 변리사는 새로 개업한 최정국제특허법률사무소에서도 자신의 약학 전공을 많이 살릴 수 있기를 기대했다. “현재 의료기기·제조업체 등 다양한 기업의 특허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만 약학이 전공인 만큼 제약기업의 특허 법률 소송을 앞장서 다루고 싶다”고 말했다.

최 변리사는 한-미FTA 협상과 포지티브 시스템 도입이후 제약 기업간 특허권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가 세계 추세는 받아들이되 국내 산업 발전을 고려해 수용의 정도와 속도는 자율적으로 결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 부분에 대해서는 반대의견을 표시한 그녀는 “이같은 제도는 미국밖에 없는 시스템이고 미국과 동일한 제도를 국내에 옮겨싣는 것엔 반대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고객의 특허출원 신청은 특허 출원 신청은 등록으로, 심판은 승소로 연결하는 것이 변리사의 직무입니다. 상대방과 다투고 승패가 분명히 보이는 변리사가 되기 위해서는 설득 커뮤니케이션과 일을 꼼꼼하고 논리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