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편리성 높여 큰 보람”

지난호 릴레이인터뷰의 주인공인 강동성심병원 황보영 약제과장이 CJ 제약사업부에서 함께 일하며 인연을 맺은 CJ 수액사업팀 최영미 부장에게 바통을 넘겼다. 두 사람은 평상시 자주 정보 교환을 하며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병원마다 제각각이던 수액제 용기를 백으로 전환시켜 국내 수액시장을 발전시켰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올해로 CJ에 입사한지 20년이 되는 수액사업팀 최영미 마케팅 부장(서울대 83학번)은 CJ가 국내 최초로 출시한 백으로 된 수액제가 수액 시장 발전에 기여하는데 함께한 점을 가장 큰 보람으로 꼽았다.

“최초로 백으로 된 수액제를 출시했던 1992년만 해도 용기가 병으로 되어 안전하지 못했죠. CJ를 선두로 다른 회사들도 안전성 있는 백으로 교체해 현재는 대부분의 병원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반 사원에서 수액제 마케팅 총괄 담당으로 20년 동안 수액사업부 배테랑이 되기까지 최영미 부장을 이끌어 온 원동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아무래도 수액제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간호사들에게서 듣는 말이 아니겠어요. 현장에서 직접 사용한 사람에게서 안전하고, 편리하다는 말을 들을 때죠.”

최 부장은 특히 백으로 된 수액제를 출시한 직후 제품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병동에 찾아가 설명회를 가졌을 때 만난 간호사가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수액제를 전시하기 위해 병원에 찾아갔을 때였는데 간호사 한명이 다가와 고맙다고 말해서 이유를 물으니 돌보고 있는 정신질환자가 갑자기 수액제를 던졌다고 하더군요. 큰 사고가 될 뻔했는데, 백 제품이라 다행히 많이 다치지 않았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을 때 제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자부심을 느꼈어요.”

기존 제품에 익숙한 간호사들에게 백으로 된 수액제의 안전성과 편리함을 설득해야 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최 부장은 남자가 태반인 제약업계 마케팅부에 당당히 발을 들여 논 것처럼 다양한 제품설명회와 전시회를 통해 수액제를 널리 알렸고, 능력을 인정받아 현재의 위치에 올랐다.

“사실 제가 입사할 당시만 해도 제약회사들이 여자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어요. 4학년 재학당시 학교 게시판에 붙은 타제약사 공고를 보고 전화를 했는데 여자는 뽑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다행히 CJ에서는 남·녀 구분을 두지 않았고 1987년 공채로 입사해 기회를 갖게 되었죠.”

최영미 부장은 CJ에서도 1980년대에는 남·녀 급여차가 있었지만 1990년대부터는 평준화 됐으며 차별을 두지 않는 자유로운 분위기였기에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으로 오랜 경험을 살려 수액 마케팅분야의 전문성을 꾸준히 쌓아가겠다는 최 부장은 후배들에게 목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어떤 일을 좋아하며 적성에 맞는지를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직, 학계, 개국은 물론 제약사 등 다양한 분야가 많으니 원하는 것을 찾아 노력하면 꿈을 펼칠 수 있을 거예요.”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속담은 작은 것들도 큰일을 이룰 수 있음을 말한다. 눈에 띄진 않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묵묵히 맡은 바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세상은 큰 변화를 맞이한다. 오랫동안 수액사업부에서 일하며 노력해온 최영미 부장이 만들어 갈 변화된 수액분야의 발전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