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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땅, 아름다운 숨결(26)망끝해변 낙조에 마음 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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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6.06.19  11: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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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길도 기행 ③

고산의 유적을 다 보았다면 이번에는 아름다운 섬 보길도의 매력을 듬뿍 느낄 수 있는 명소를 둘러볼 차례이다. 보길도는 유명세에 비해 놀라울 만큼 인공의 흔적이 적은 섬이다.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인공적인 시설을 한 곳이 별로 없다. 바로 이점이 보길도만이 지닌 자연스런 아름다움이다.

또한 보길도는 섬이 크지 않아 해안순환도로를 따라 섬 주위를 다 돌아보는데도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차를 가지고 오지 않은 여행객은 전세 택시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데, 이 택시를 이용하면 기사가 운전을 하며 관광안내까지 해 준다. 그런데 이럴 경우 보통 3시간 정도면 관광이 종료된다. 그러니 자기 차를 가지고 좀 찬찬히 돌아본다 해도 한나절 정도면 섬 전체를 넉넉히 돌아볼 수 있다.

우선 보길도에는 3곳의 해수욕장이 있다. 이중 가장 유명한 곳이 보길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꼽히는 예송리해수욕장이다. 모래사장 대신 흔히 갯돌이라고 불리는 검정색 조약돌이 깔려있고, 그 뒤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상록수림이 펼쳐져 있다. 언덕 위에 있는 예송리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면 활처럼 휘어 1킬리미터쯤 이어지는 예송리 해변의 눈부신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자각자각 소리를 내는 까만 갯돌을 밟으며 걷는 낭만이 그만이다. 그러나 조약돌 하나라도 집어 가는 것은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으니 유의할 것. 다른 두곳의 해수욕장인 중리와 통리 해수욕장도 규모만 약간 작을 뿐 아름다운 바다경치와 해수욕의 조건으로는 결코 빠지지 않는다.

특히 중리해수욕장은 바다로 200m 이상 걸어 들어가도 물의 깊이가 사람의 키를 넘지 않을 정도로 천혜의 조건을 갖춘 해수욕장이다. 통리와 중리해수욕장은 거리가 1km 정도밖에는 떨어져 있지 않다.

한편 보길도의 서남쪽 끝인 보옥리 해변은 바닷가 전체가 온통 사람 머리만한 크고 둥근 돌들로 가득찬 이색적인 풍경이 감탄을 불러일으키는 명소이다. 둥근 돌들이 흡사 공룡알과 같다 해서 ‘공룡알 해변’으로 불린다. 주변에는 동백나무 군락을 포함하는 예쁘고 아담한 자연 상록수 군락이 있다. 풍경이 매우 아름다운데 비해 놀라울 만큼 인공의 흔적이 없고, 해변마을은 참으로 조용하고 평화롭다.

이름처럼 공룡알 같이 생긴 둥글넙적한 돌맹이 위에 주저앉아 파도가 밀려오는 해변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시간의 흐름조차 깜박 잊을 만하다.

보길도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곳이 어디냐고 물으면 거의 모두가 망설임 없이 ‘망끝전망대’라고 대답한다. 이곳은 공룡알 해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망월봉 자락의 돌출부에 해당되는 해변으로 오금이 저릴 정도로 깍아지른 절벽과 탁트인 바다풍경이 전신을 압도한다. 누구나 사진 한 장 찍지 않을 수 없는 곳이기도 하지만, 그 보다는 이곳에서 바라보는 남해의 낙조가 일품이다. 여행가에 따라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낙조를 볼 수 있는 곳으로 꼽기도 한다. 그러므로 보길도에 도착한 때가 저녁 무렵이라면 일단 이곳을 먼저 찾는 것이 좋다. 그 장엄한 낙조에 흠뻑 취할 수 있다. 그러나 ‘망끝전망대’라는 표지판 이외에는 자동 커피 한잔 마실 만한 시설도 없다.

보길도와 관련된 인물로는 고산 윤선도 외에 조선조의 대유학자 송시열이 꼽힌다.

송시열 또한 제주도로 귀양을 가는 길에 잠시 보길도에 들렀는데, 머무는 동안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시를 남겼다. 이때 송시열이 지은 시를 누군가 바위에 새겼다고 한다. 이 바위를 이곳에서는 ‘글씐바위’라고 부른다. 이 바위가 있는 백도리 해변은 높이 20-30m에 이르는 바위 절벽이 무려 300m나 이어지는 엄청난 장관을 자랑하는 명소이기도 하다. 송시열의 시는 이곳에 있는 깍아지른 바위절벽에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그러나 송시열의 시 보다는 기암절벽으로 이어지는 장엄한 해변 풍경이 압권이다.

고산의 유적과 해변 풍경을 두루 둘러보고 나서 망끝전망대에서 장엄한 낙조로 저녁을 맞는다. 해변을 돌 때 진작 눈여겨 본 하얗고 예쁘게 생긴 민박집에 전화를 해 예약을 하고 저녁식사까지 부탁을 해 놓는다. 민박집에서 차려내는 저녁상이 도회지나 영악스런 유명 관광지의 인심과는 사뭇 다르다.

보길도의 밤은 참 빨리도 깊어갔다.

(다음호에 계속)

글/서조(여행작가)<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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