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흐르다 멈춘 것일까
언 살갗 밑으로
은빛 연어를 나르는 겨울강
누군가에게 용서를 빌어야 할 밤이면
난 얼어붙은 강을 밟고서
당신의 나라로 가 낱낱이 고백하곤 하네
내 지친 영혼에 차가운 물살을
끼얹고 달아나는 해빙이 새벽마다
젖은 빨래를 마당 가득 너는 어머니
어머니는 아침강가에서 허리를 펴고
무명치마를 고쳐 입곤
푸른 암호로 내게 말을 걸어 오신다
아, 강가에 선 어머니의 환한 얼굴
양수리에서 강은 겨울을 맞고 해빙의 아침을 맞는다
해 저무는 보리밭 사이로
숨겨놓은 햇발을 떠올리는 샛강들
그 밭이랑에 머물던 빛살만으로도
강은 곧 얼음이 풀려
아침 가득 출렁이리라

(메모) 고향 원주에는 작은 강이 흘렀고 어머니가 안 보여 마당에 나와 밖을 보면 어머니가 강가에서 빨래를 하고 계셨다. 우리 마음 속에 어머니는 늘 그립다.
<글·사진 : 이창봉·(주)유유 광고홍보부장><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