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사랑 유별난 약국경영 25년차 약사

지난호 릴레이인터뷰의 주인공 선우명선 약사가 동덕약대 동기인 서울 송파구 토성약국 최혜자 약사에게 바통을 넘겼다.

동덕약대 70학번인 최혜자 약사는 서울 송파구 풍납동에서 토성약국을 운영하고 있다. 7년간의 병원약국 근무와 25년동안 약국을 경영하고 있는 베테랑 약사이다.

최 약사는 현재 처방조제 중심의 약국을 운영하고 있지만 한약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지닌 세대라 그런지 여전히 한약에 대한 매력을 지울 수 없다고 설명한다.

의약분업 전까지 서울 휘경동과 풍납동에서 약국 경영을 하면서 한약 초제와 과립에 매달려 왔던 최 약사는 분업 후 약사들이 한약에 대한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그는 인근 병·의원과의 관계를 의식해 수동적으로밖에 한약을 취급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잘 낫지 않는 만성 기침환자들에게 한방 과립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이 머릿속을 스친다고 말했다.

최 약사는 의약분업 전만 관심이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약에 대해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한약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

최혜자 약사의 한약에 대한 관심은 대학시절부터 이뤄졌다. 생약반에 가입하면서 남산과 천마산, 치악산 등 서울 근교의 왠만한 산은 안빼놓고 다니면서 약용식물 채집에 몰두했다. 졸업 후 7년동안 고대부속병원에서 근무약사 생활을 마치고 개국가에 입문하던 때 한약을 열심히 해야 한다는 시아주버님의 권유는 최 약사가 다시 한약에 대한 열정을 붙잡은 계기였다. 최 약사는 “머리속에 뿌리내리지 않는 지식은 선생님의 이름도 새겨지지 않는다”며 최연우 선생과 故 안은 선생의 강의가 한약에 대한 입문과 깊이에 있어서 남다른 매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 약사는 지난 90년도 여름 약국이 수해를 당했을 때가 약국경영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약국 천정에 물이 찰 정도로 심각해 조제약 등의 재산이 손실됐다. 한달동안 약국문을 열지 못할 정도로 심신이 피로해져 정신적인 황폐감을 겪었다고 말했다. 약국 청소를 도맡아하며, 용기를 내라는 남편과 그 친구들의 도움으로 다시 재기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최 약사는 5년전부터 동덕약대 동문회 모교발전기금 모금위원으로도 참여하고 있다. 장동선 회장 시절부터 두달에 한번씩 모여 모교의 발전기금 모금 상황과 운영 등을 살피고 있다.

최 약사는 최근 약국경영 이외에 다른 ‘外道’를 시작했다.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진행하는 글쓰기반에 참여해 수필을 쓰기 시작하면서 일상의 무미건조함에서 탈출하는 인생의 활력소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추어이긴 하지만 곧 자신의 이야기를 엮어 수필집을 낼 예정이라고. “약국에만 32년동안 매달려 있다가 글쓰기를 통해 문학적 감수성을 일깨울 수 있다”며 “노년이 길어지는 현대 사회에서 은퇴하고 제2의 생활을 위해 취미를 갖는 것은 당연하다”며 글쓰기를 제2의 인생을 음미할 수 있는 도전과제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